발표에서 확인된 핵심 사실

모르는 것이 생겼을 때 AI에게 수차례 질문을 던졌지만, 결국 원하는 답을 얻지 못해 답답했던 적이 있는가. 저자는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전 이미 Claude(클로드, 앤스로픽의 대규모 언어 모델)와 몇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누며 수많은 토큰을 소모한다. 모델과 끊임없이 대화를 주고받으며 해결책을 찾으려 시도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내 해결되지 않은 채 살아남은 질문들이 존재한다.

많은 질문이 LLM이나 검색 엔진으로 해결 가능하지만, 이미 모델을 거쳐 살아남은 질문에 대해 다시 "Claude에게 물어보라"고 조언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는 단순히 작업 단계를 하나 줄여주는 효율적인 안내가 아니다. 오히려 수십 년의 현장 경험이 쌓인 전문가가 줄 수 있는 사려 깊은 답변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행위에 가깝다. 모델이 답하지 못한 영역을 다시 모델에게 묻게 하는 것은 실질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LLM이 내놓는 답은 대개 학습 데이터 속에 존재하는 전문가들의 합의된 결과물인 전문가 합의(expert consensus)에 기반한다. 반면 인간 전문가는 정형화된 데이터 너머의 개별적 경험과 직관을 통해 LLM이 닿지 못한 지점을 해결한다. AI 시대에 대체 불가능한 전문성의 기준은 이제 단순한 정보 제공이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의 판단과 경험을 공유하는 능력으로 재정의된다.

LLM의 답변은 일반적인 목록 제공과 비슷하며, 개인의 주관적

질문을 던진 사람이 정작 원한 것은 정답지가 아니었다. LLM(거대언어모델, 대규모 텍스트 데이터를 학습해 인간처럼 대화하는 AI)이 내놓는 답변은 친구에게 맛집 추천을 요청했을 때 받는 'Top-10 리스트'와 유사한 구조를 가진다. 일반적인 정보의 나열은 누구나 얻을 수 있지만, 저자는 공유된 역사와 개인적 취향을 바탕으로 그 리스트의 오류를 정확히 짚어낼 수 있는 개인의 주관적 의견을 찾는다. 이는 다수의 전문가가 동의한 '전문가 합의'보다 한 사람이 직접 겪은 '개별적 경험'을 더 신뢰하기 때문이다. 정보 제공의 영역을 넘어, 리스트의 허점을 찾아내는 직관이 전문성의 핵심이 된다.

동료가 "모델에게 물어보라"고 답하는 순간 대화는 멈춘다. 실무 현장에서 이 표현은 "모른다"거나 "지금 시간이 없다"는 거절의 의사를 예의 바르게 전달하는 완곡한 표현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 질문에 즉답하기 어렵거나 "더 생각해봐야 한다"는 판단이 필요할 때 AI를 추천하는 방식으로 상황을 넘긴다. AI에게 답을 구하라는 조언이 실질적인 도움보다는 무지나 시간 부족을 가리기 위한 사회적 장치로 작동한다. AI 시대의 대체 불가능한 전문성은 단순한 정보 제공이 아니라, 자신의 판단과 경험을 공유하는 능력이라는 기준이 된다.

LLM은 인간 전문가의 구체적인 실무 경험과 통찰을 대체하지

모든 정답이 데이터 속에 있다고 믿지만, 정작 필요한 답은 데이터 밖에 있다. 저자는 검색 엔진이 찾아낼 수 없는, 30년의 세월이 가르쳐준 실질적인 조언을 원한다. 이는 실무 과정에서 겪은 수많은 시행착오와 고통이 응축된 흉터(scar tissue)와 같은 통찰이다. Claude(클로드, 앤스로픽의 LLM)가 내놓는 답변은 교과서적인 정보나 업계의 일반적인 합의(expert consensus)를 보여줄 뿐, 한 개인의 구체적인 삶의 경험(lived experience)을 대체하지 못한다. 이러한 실무적 통찰은 글로 기록하기 매우 어렵고, 기록되지 않았기에 검색으로 찾아낼 수도 없는 영역이다.

전문가의 지식을 빌리는 행위는 상대방의 주의력과 사고력을 소모하는 실질적인 비용을 발생시킨다. 누군가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하는 대상이 된다는 것은 자신의 인지 자원을 나누어 주는 일이며, 모든 전문가가 이 비용을 당연하게 감당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 마감 기한에 쫓기거나 당장 해결해야 할 긴급한 업무(fires to put out)로 가득한 하루를 보내는 이들에게는 타인의 질문에 세밀한 주의를 기울이고 깊이 생각할 여유 사고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AI 시대에 대체 불가능한 전문성의 기준은 단순한 정보 제공이 아니라, 한정된 자원인 주의력을 투입해 내리는 판단과 경험을 공유하는 능력으로 재정의된다.

ChatGPT나 Claude에게 수차례 질문하고도 답을 얻지 못해 결국 사람을 찾는 상황이 반복된다. 이미 LLM으로 검증된 질문에 다시 AI를 추천하는 것은 실무적 통찰이라는 lived experience를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LLM의 전문가 합의와 인간의 개별적 경험 및 직관은 데이터의 유무가 아닌 층위의 차이다.

결국 AI 시대의 전문성은 정답을 알려주는 능력이 아니라, 정답이 없는 곳에서 내린 판단의 근거를 증명하는 일로 옮겨간다. 정보의 소유가 아닌 판단의 공유가 실무자의 가치를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