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적 보안 문화와 41페이지의 소장
애플은 신제품의 디자인과 기능이 공개되기 전까지 모든 정보를 철저히 통제하는 폐쇄적인 기업 문화를 유지한다. 애플은 하드웨어 보안을 기업 운영의 핵심 가치로 삼아 외부 유출을 엄격히 차단하는 보안 체계를 구축했다. 이러한 보안 집착은 최근 AI 모델 기업과의 법적 분쟁으로 이어졌다.
애플은 OpenAI를 상대로 영업비밀 침해 혐의를 제기하는 소송을 시작했다. 애플은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법원에 41페이지 분량의 소장을 지난 금요일에 제출했다. 애플은 해당 소장을 통해 OpenAI의 직원들이 과거 애플에서 근무했던 이력을 이용해 기밀 정보와 지적 재산을 조직적으로 획득했다고 주장했다.
애플은 내부 조사를 통해 OpenAI와 그 파트너들이 자사의 기밀 정보를 하드웨어 제품 개발에 활용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애플은 전직 직원들이 협력하여 기업의 핵심 설계 자산을 빼냈다는 점을 이번 소송의 핵심 쟁점으로 설정했다. 이는 소프트웨어 파트너십 관계에 있던 기업이 하드웨어 영역으로 진출하며 발생한 지식재산권 충돌 사례에 해당한다.
24년 경력의 탕 탄 영입과 OpenAI의 반박
탕 탄(Tang Tan)은 OpenAI의 최고 하드웨어 책임자(Chief Hardware Officer)로 합류했다. 최고 하드웨어 책임자란 기기의 전체적인 하드웨어 개발 및 설계를 총괄하는 직책을 의미한다. 탕 탄은 OpenAI에 합류하기 전 애플에서 24년 동안 근무하며 하드웨어 설계 분야의 베테랑으로 활동했다.
탕 탄은 애플 재직 당시 아이폰(iPhone)과 애플워치(Apple Watch)의 제품 디자인 부사장직을 수행했다. 그는 제품의 외형 설계와 사용자 경험을 결정짓는 고위직을 역임하며 애플의 하드웨어 정체성을 구축하는 데 기여했다. 애플은 소장에서 탕 탄을 포함한 OpenAI 리더십이 기밀 정보 획득 과정에 관여했다는 일련의 혐의를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OpenAI는 애플의 주장에 대해 근거가 없다며 공식적으로 반박했다. OpenAI는 블룸버그의 에드 러들로(Ed Ludlow) 기자가 X(구 트위터)에 공유한 성명을 통해 화요일에 입장을 발표했다. OpenAI는 이번 소송 내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나, 소장의 주장이 타당하다는 증거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OpenAI는 공정한 경쟁과 직업 선택의 자유를 신뢰하며, 전 세계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기술을 구축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애플의 소송 제기 이후 OpenAI가 사건 자체에 대해 처음으로 내놓은 공식 답변이다.
하드웨어 확장 전략과 지식재산권 분쟁 리스크
OpenAI는 하드웨어 제조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 기업 인수와 인력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OpenAI는 조니 아이브(Jony Ive)가 설립한 스타트업 'io'를 인수했다. OpenAI는 이 인수를 통해 애플의 기존 사업 영역과 직접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하드웨어 장치를 개발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OpenAI가 현재 모바일 형태의 스크린 없는 스마트 스피커를 개발 중이라고 화요일에 보도했다. 이 제품은 화면을 배제하고 음성 중심의 인터페이스를 채택하여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한 스마트 스피커 형태를 띤다. AI 모델 기업이 물리적인 디바이스를 직접 제작하려는 시도는 기존 하드웨어 강자의 설계 자산과 충돌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AI 모델 기업이 자체 하드웨어로 확장할 때 핵심 인력을 영입하는 과정에서는 필연적으로 법적 리스크가 발생한다. 전문 인력의 이동이 단순한 이직을 넘어 전 직장의 영업비밀 침해라는 법적 분쟁으로 확장되는 경로를 보여준다. 하드웨어 제조 공정과 디자인 최적화 경험을 가진 인력을 빠르게 확보하려는 전략은 개발 속도를 높이는 수단이 되지만, 동시에 지식재산권 관리라는 막대한 법적 비용을 수반하는 위험 요소가 된다. 결국 AI 기업의 하드웨어 진출 성패는 기술적 구현뿐만 아니라 경쟁사의 지식재산권을 어떻게 관리하고 우회하느냐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