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AI 연구원 마일스 왕의 퇴사와 20억 달러 규모의 신규 창업
OpenAI에서 AI를 활용한 과학 및 생물학적 발견 가속화 연구를 수행하던 마일스 왕(Miles Wang)이 신약 개발 전용 AI 모델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을 설립하기 위해 퇴사한다. 이번 창업에는 마일스 왕 외에도 여러 명의 OpenAI 연구원들이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마일스 왕은 기업 가치를 약 20억 달러(약 2조 7천억 원)로 산정하고, 약 2억 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를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벤처캐피털 라이트스피드(Lightspeed)가 이번 펀딩 라운드를 주도하기 위해 논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마일스 왕 본인은 보도된 투자 수치와 회사에 대한 설명에 대해 이견을 제기했으며, 구체적인 수정 수치는 밝히지 않았다.
새로 설립될 스타트업이 주목하는 지점은 '기존 약물의 새로운 용도 발견'이다. 완전히 새로운 약물을 처음부터 개발하는 대신, 이미 FDA(미국 식품의약국) 승인을 받았거나 임상 시험에서 실패했던 약물에서 새로운 효능을 찾아내는 AI 모델을 개발한다는 전략이다. 이미 안전성 검증을 마친 약물을 활용하면 수익 창출까지 걸리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생명과학 AI 시장으로 쏠리는 자본과 'OpenAI 출신'의 영향력
이번 창업 추진은 AI를 생명과학 분야에 적용해 돌파구를 찾으려는 투자 시장의 강한 흐름을 반영한다. 특히 OpenAI 출신 연구자들이 이 분야에서 연이어 대규모 자금을 끌어모으는 경향이 뚜렷하다.
최근 사례로, 분자 상호작용을 예측해 신약을 식별하는 AI 모델을 개발하는 차이 디스커버리(Chai Discovery)가 대표적이다. 설립 2년 차인 이 기업은 지난 화요일, 38억 달러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으며 4억 달러의 투자 유치를 발표했다. 차이 디스커버리의 공동 창업자인 조쉬 마이어(Josh Meier) 역시 OpenAI 연구원 출신이다.
경쟁 구도는 빅테크의 스핀오프 기업으로까지 확장된다.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에서 분사한 아이소모픽 랩스(Isomorphic Labs)는 지난 5월 21억 달러 규모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하며 신약 개발 AI 시장의 규모를 키우고 있다. 단순한 기술 공개를 넘어, 수조 원 단위의 자본이 투입되는 실제 산업 현장으로 AI 모델의 채택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모습이다.
도메인 특화 AI가 선택한 '수익 가속화' 전략과 관전 포인트
한국의 AI 실무자와 기업들이 주목해야 할 지점은 AI 모델의 '적용 범위'와 '수익화 경로'의 변화다. 범용 모델(General-purpose model) 경쟁에서 벗어나, 특정 도메인의 고부가가치 문제를 해결하는 특화 모델로 자본과 인력이 이동하고 있다.
특히 마일스 왕이 선택한 '약물 재창출(Drug Repurposing)' 전략은 AI 기업이 겪는 가장 큰 리스크인 '긴 회수 기간'을 줄이려는 실용적인 접근이다. 신약 개발의 가장 큰 허들인 안전성 검증 단계를 생략하거나 단축함으로써, AI 기술이 실제 매출로 연결되는 시간을 앞당기려는 시도다.
또한, 하버드 대학교 컴퓨터공학 학사 과정을 중퇴하고 OpenAI에 합류했던 마일스 왕의 사례는 투자자들이 학위보다 실제 연구 성과와 도메인 전문성을 가진 젊은 창업자에게 베팅하는 경향이 다시 강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AI 실무자들은 이제 모델의 성능 수치보다, 그 모델이 산업의 어떤 비용 구조를 개선하고 도입 시점을 얼마나 앞당길 수 있는지에 집중하는 시장의 판단 기준을 관찰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