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XivLabs가 트랜스포머(Transformer) 블록을 GEMM-Epilogue 프로그램으로 재작성하는 새로운 프레임워크인 CODA를 공개했다. 트랜스포머는 현재 대부분의 대규모 언어 모델을 지탱하는 핵심 신경망 구조인데, 이번 기술은 이 복잡한 구조를 하드웨어가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번역하는 방식에 집중한다. 쉽게 말하면, 기존에는 복잡한 요리 과정을 하나하나 순서대로 지시했다면, 이제는 주방의 조리 도구들이 한 번에 알아듣기 쉬운 ‘표준 레시피’로 변환해 전달하는 셈이다. 이 변화는 단순히 연산 속도를 높이는 것을 넘어, 메모리 사용량과 하드웨어 자원 점유율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특히 학술 논문 공유 플랫폼인 arXiv가 커뮤니티와 함께 기술적 인프라를 직접 개선하고 공유한다는 점에서, AI 연구 생태계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시도로 평가받는다. CODA가 제안하는 방식은 기존의 고정된 연산 패턴에서 벗어나, 하드웨어 가속기의 성능을 끝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최적화 기법을 담고 있다.
arXivLabs가 공개한 CODA의 핵심 기술적 변화
트랜스포머 모델의 연산 과정에서 매번 반복되던 비효율적인 데이터 이동을 줄이기 위해 CODA라는 새로운 프레임워크가 설계되었다. 쉽게 말하면, 기존에는 복잡한 요리를 할 때 재료를 손질하고(행렬 곱셈), 다시 그릇을 옮겨 담아 양념을 치는(후속 처리) 과정을 따로따로 수행했다면, CODA는 이 과정을 하나의 조리대에서 연속적으로 처리하도록 공정을 재설계한 것이다. arXivLabs(새로운 기능을 웹사이트에 직접 적용하고 공유하는 협업 플랫폼)를 통해 공개된 이 기술은 트랜스포머 블록 전체를 GEMM-Epilogue 프로그램이라는 단위로 재작성하는 방식을 취한다.
GEMM(General Matrix Multiply, 일반 행렬 곱셈)은 AI 모델이 데이터를 처리할 때 사용하는 거대한 곱셈 연산과 같다. 모델은 이 연산을 수없이 반복하며 학습과 추론을 이어간다. 그런데 연산이 끝난 직후에는 반드시 활성화 함수를 적용하거나 정규화와 같은 후속 처리가 뒤따라야 한다. 이를 Epilogue라고 부른다. 기존 방식에서는 GEMM 연산이 끝나면 데이터를 메모리에 다시 저장하고, 그 데이터를 불러와서 Epilogue를 처리하는 번거로운 과정이 반복되었다. 마치 재료를 썰고 나서 다시 냉장고에 넣었다가 꺼내서 볶는 것과 비슷하다. CODA는 이 두 단계를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묶어버림으로써 메모리 접근 횟수를 획기적으로 줄였다.
데이터가 메모리와 프로세서 사이를 오가는 병목 현상이 완화되면서 하드웨어 자원 활용도는 더 밀도 있게 변한다. 트랜스포머 블록을 GEMM-Epilogue 단위로 재구성하면 연산 장치는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다음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마치 공장 라인에서 컨베이어 벨트를 끊지 않고 원재료 투입부터 포장까지 한 번에 끝내는 것과 같은 효율을 낸다. arXivLabs(https://arxiv.org/labs)를 통해 공유된 이 기술은 복잡한 아키텍처를 가진 대형 언어 모델들이 더 적은 전력과 시간으로 더 높은 성능을 낼 수 있도록 돕는 핵심적인 최적화 기법이다.
개발자는 이제 복잡한 연산 그래프를 일일이 최적화하는 수고 대신 CODA 프레임워크를 통해 자동 조정 기능을 경험한다. 모델의 뼈대를 이루는 트랜스포머 블록을 통째로 GEMM-Epilogue 구조로 변환하면 하드웨어 특성에 맞춘 미세 조정이 자동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는 AI 연구자들이 하드웨어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매번 저수준의 코드를 직접 수정해야 했던 고충을 해결해 준다. 결과적으로 CODA는 AI 모델의 연산 효율성을 극대화하여, 더 거대한 모델도 더 빠르게 구동할 수 있는 기술적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존 연산 방식과 GEMM-Epilogue의 차이
기존의 연산 방식은 요리 재료를 하나씩 사러 시장을 여러 번 왕복하는 모습과 비슷하다. 인공지능 모델이 데이터를 처리할 때, 시스템은 먼저 행렬 곱셈(GEMM, General Matrix Multiply)이라는 거대한 계산을 수행한다. 이 과정이 끝나면 결과값을 메모리에 임시로 저장하고, 이후 활성화 함수나 정규화 같은 후속 연산을 위해 다시 데이터를 불러와 처리하는 단계를 거친다. 연산 장치인 GPU와 메모리 사이에서 데이터가 끊임없이 왕복하는 셈이다. 이 방식은 연산 자체보다 데이터를 옮기는 데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하게 만들며, 하드웨어의 연산 능력을 온전히 활용하지 못하는 병목 현상을 유발한다.
주방에서 필요한 채소 하나를 사러 매번 밖으로 나가는 상황을 상상하면 기존 방식의 비효율이 더 명확해진다. 요리사가 아무리 칼질을 빨리해도 재료를 사러 가는 시간이 길어지면 전체 요리 속도는 더뎌질 수밖에 없다. 여기서 등장한 GEMM-Epilogue 방식은 이러한 비효율을 근본적으로 개선한다. 연산과 후속 처리를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묶어버리는 구조적 전환을 시도한 것이다. 데이터를 메모리에 썼다가 다시 읽어오는 번거로운 과정을 생략하고, 연산 장치 내부에서 모든 처리를 끝내도록 설계했다. 마치 필요한 모든 식재료를 한 번에 배달받아 주방 안에서 모든 조리를 마치는 것과 같은 효율성이다.
GPU나 TPU(Tensor Processing Unit, 구글이 설계한 인공지능 전용 연산 장치) 같은 가속기의 강점은 이러한 통합 연산 구조에서 극대화된다. 가속기는 한 번에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최적화되어 있는데, 데이터 이동을 최소화함으로써 가속기가 쉴 틈 없이 연산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기존 방식이 연산과 데이터 이동이라는 두 가지 작업을 분리하여 처리했다면, 이제는 연산의 흐름 속에 후속 처리를 자연스럽게 녹여내어 하드웨어의 자원 활용도를 비약적으로 높인 것이다. 결과적으로 시스템은 불필요한 메모리 접근 횟수를 획기적으로 줄이면서도, 복잡한 신경망 연산을 더 빠르게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
연산의 응답 속도와 제어권이 최적화되는 지점에서 개발자는 실질적인 변화를 체감한다. 기존에는 여러 단계로 쪼개진 연산을 관리하기 위해 복잡한 스케줄링이 필요했지만, 통합 구조에서는 하나의 연산 흐름 안에서 모든 처리가 완료되므로 시스템 복잡도가 낮아진다. 이는 단순히 속도가 빨라지는 것을 넘어, 인공지능 모델이 더 큰 규모의 데이터를 처리할 때 발생하는 메모리 부하를 줄여주는 핵심적인 설계 변화다. 하드웨어의 물리적 한계를 데이터 이동의 최소화라는 소프트웨어적 설계로 극복한 이번 방식은, 고성능 컴퓨팅 환경에서 연산 효율을 극대화하는 표준적인 접근으로 자리 잡고 있다.
AI 연구 생태계와 한국 실무 환경에 미치는 영향
arXivLabs(아카이브랩스, 학술 논문 저장소 arXiv의 확장 기능 개발 플랫폼)에서는 외부 협력자가 웹사이트 기능을 직접 개발해 공유할 수 있다. 예전에는 플랫폼 운영자가 제공하는 기능만 수동적으로 사용해야 했다면 이제는 연구자가 현장에서 필요하다고 느끼는 도구를 직접 만들어 붙이는 능동적인 구조로 바뀌었다. 쉽게 말하면 스마트폰 운영체제 위에 다양한 앱을 설치해 기능을 확장하는 생태계와 비슷하다. 이 과정에서 arXiv는 개방성과 사용자 데이터 프라이버시(개인정보 보호)를 핵심 가치로 내세운다. 기술적 성취를 모두에게 공개해 발전을 가속하되 사용자의 민감한 데이터는 철저히 보호한다는 원칙을 고수하며 커뮤니티 중심의 발전 모델을 구체화하고 있다.
한국의 AI 실무 환경은 이러한 개방형 생태계가 제공하는 레퍼런스(참조 모델)를 통해 더 빠르게 발전할 수 있다. 특히 하드웨어 자원이 한정적인 국내의 많은 기업이나 연구소 환경에서 모델 경량화(모델의 파라미터 수를 줄여 연산 효율을 높이는 기술)와 추론 속도 개선은 단순한 성능 향상을 넘어 서비스 상용화의 필수 조건이다. 비유하자면 수 톤에 달하는 거대한 백과사전을 통째로 들고 다니는 대신 핵심 내용만 추린 최적화된 요약집을 만들어 빠르게 정보를 찾는 기술을 연구하는 것과 같다. 오픈 커뮤니티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검증된 최적화 기법들이 실시간으로 공유되면 한국 연구자들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처음부터 모든 것을 개발할 필요 없이 가장 효율적인 기술 경로를 빠르게 채택할 수 있다. 이는 실무 인프라의 상향 평준화를 이끄는 핵심 동력이 된다.
연구 생산성의 체급이 달라지는 결과는 학술 플랫폼과 기술 커뮤니티의 밀접한 협업에서 비롯된다. 이론적인 논문 단계에 머물던 아이디어가 실제 구현 도구로 빠르게 전환되는 파이프라인이 확보되기 때문이다. 연구자가 최신 논문을 읽는 동시에 그 논문의 핵심 알고리즘을 실제로 구현한 도구를 플랫폼 내에서 즉시 경험하고 테스트하는 환경이 조성된다. 이러한 흐름은 연구실의 이론과 산업 현장의 실무 사이에서 발생하는 고질적인 간극을 좁혀 기술의 상용화 주기를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개방된 생태계에서 서로의 성과를 빠르게 흡수하고 다시 개선해 내놓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면서 개별 연구자의 역량을 넘어선 집단 지성 기반의 기술 발전이 실현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