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almost hear the eyes roll when you mention the word AI to a reporter," 런던 남부의 한 홍보 전문가가 기자들의 반응을 묘사하며 던진 말이다. 그는 기술 및 디자인 기업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며, 많은 기업이 실제 기술적 연관성이 희박함에도 불구하고 무분별하게 AI 라벨을 붙이려는 시도를 목격해 왔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한 마케팅 과장을 넘어, 기존의 자동화 기술을 인공지능으로 재포장하는 이른바 'AI 워싱(AI Washing)'으로 확산되고 있다. 기업들이 기술적 실체보다 'AI 기업'이라는 상징적 지위를 얻어 시장의 관심을 끌려는 전략을 취하면서, 실제 현장에서의 괴리는 더욱 커지는 양상이다.

핵심 변화

저기술 산업이나 생성형 AI가 아닌 단순 자동화 기술을 사용하는 기업들이 자신들을 AI(인공지능) 전문 기업으로 홍보하도록 PR 담당자들에게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는 수년 전부터 사용해 온 익숙한 기술들을 AI라는 이름으로 재포장하는 AI 워싱(AI washing) 현상이다. 저기술 산업군이나 단순 자동화 기술을 운용하는 기업들이 자신들을 AI 전문 기업으로 포지셔닝하려는 시도가 빈번해지면서 실무진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실제 홍보를 담당하는 전문가들은 경영진의 이러한 무리한 요구로 인해 심각한 업무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자들이 AI라는 단어를 접했을 때 눈을 굴릴 정도로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는 상황임에도, 경영진은 제품명에 AI를 반드시 넣으라고 강요한다. 반면 경영진 스스로는 기술에 대한 전문적인 논평가로 비춰지길 원하며, 이를 통해 업계에서 여전히 관련성 있는 인물로 남으려는 욕구를 보인다.

주목할 점은 AI 기술의 적용 범위가 확대되면서 인적 자원을 바라보는 기업의 시각이 극도로 냉정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Standard Chartered(스탠다드차타드)의 CEO는 AI로 인해 일자리를 잃게 될 가능성이 있는 인력을 가치가 낮은 인적 자본(lower-value human capital)이라고 묘사했다. 해당 CEO는 지난주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했으나, 이는 AI 도입으로 인한 인력 구조조정 과정에서 기업이 노동력을 바라보는 냉혹한 관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기존과의 차이

미국 신발 회사 AllBirds(올버즈)가 지난달 GPU(그래픽 처리 장치) 확보를 위해 사업 방향을 전환하는 구체적인 사례가 보고되었다. 유전학 회사들은 AI 기반의 혈액 검사 기술을 내세워 제품의 혁신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번 달에는 AI 기반 농구 골대나 인파가 몰리는 지하철 플랫폼에서 여성을 포식자로부터 보호한다는 AI 레이저 제품에 관한 보도자료가 배포되었다.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AI를 전면에 내세운 제품 출시와 사업 전환 사례가 이처럼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는 양상이다.

반면 실제 기술적 실체는 단순 자동화 도구에 불과함에도 이를 AI로 포장하여 마케팅하는 사례가 확인된다. 한 부동산 회사는 건물을 스캔하여 평면도를 생성하는 핸드헬드 스캐너(휴대용 스캐너)를 AI 도구로 마케팅하려 시도했다. 그러나 해당 도구는 프로세스 속도를 일부 높이는 AI 요소가 포함되었을 가능성이 있을 뿐, 실질적으로는 단순 자동화 기술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았다. 주목할 점은 기술의 본질적인 구현 방식보다 AI라는 용어가 주는 시장의 상징성을 이용해 제품을 정의하려는 경향이 뚜렷하다는 사실이다. 이는 단순한 기능적 자동화를 AI라는 고도화된 기술로 둔갑시켜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되며, 기술적 실체와 마케팅 수사 사이의 괴리를 극명하게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