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하면 가장 먼저 거대한 AI 요약 답변이 화면을 채운다. 사용자가 웹사이트를 클릭하기 전 AI가 미리 내용을 요약해 보여주는 방식이다. 구글은 이를 통해 사용자 편의성을 높였다고 주장하지만, 일부 사용자들은 이를 정보 탐색을 방해하는 장애물로 느끼고 있다.
실제로 구글의 AI 모드 강화 발표 이후, AI 기능이 완전히 제거된 검색 환경을 제공하는 DuckDuckGo(덕덕고)로의 유입이 급증했다. 특히 AI가 생성한 결과물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전용 페이지의 방문자 수가 늘어났다. 이는 검색 결과의 제어권을 사용자가 직접 갖기를 원하는 심리가 반영된 결과다.
DuckDuckGo의 AI 제외 페이지 방문자 및 앱 설치 증가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했을 때 정답을 바로 알려주는 AI 요약이 등장했지만, 사용자는 원문으로 가기 위해 화면을 더 많이 내려야 한다. 덕덕고의 AI 제외 전용 페이지인 noai.duckduckgo.com의 방문자 수치는 이 지점을 보여준다. 5월 20일부터 25일까지 해당 페이지의 주간 평균 방문자 수는 전주 대비 22.7% 증가했다. 5월 24일에는 증가 폭이 27.7%까지 치솟았다. AI가 생성한 요약문이 인간 작성자의 콘텐츠를 재가공해 클릭을 막는 구조에 피로감을 느낀 사용자들이 AI가 없는 환경을 직접 찾아 나선 것이다.
모바일 환경에서의 이동은 더 공격적이다. 미국 내 덕덕고 모바일 앱 설치 수는 전주 대비 주간 평균 18.1% 증가했다. 5월 25일에는 설치 증가율이 30.5%까지 상승했다. 특히 iOS 앱 설치 수는 주간 평균 33% 증가했으며, 최고점에서는 69.9%를 기록했다. 화면 공간이 제한적인 모바일 기기에서 AI 오버뷰가 차지하는 물리적 비중이 커질수록, 제어권을 되찾으려는 사용자의 앱 설치 욕구가 강하게 작용했다.
시장 점유율 격차는 여전히 크다. 지난달 기준 미국 검색 시장에서 구글의 점유율은 약 85%, 덕덕고는 약 2% 수준이다. 구글은 2026년 1분기 검색 매출이 19% 성장했다고 발표하며 AI 경험이 성장을 견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의 주장과 달리, 실제 지표는 AI 강제 주입에 거부감을 가진 층의 존재를 증명한다. 가브리엘 와인버그 덕덕고 CEO는 구글이 사용자의 선택권 없이 AI를 강제로 주입해 검색 결과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덕덕고가 AI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duck.ai를 통해 GPT-5 mini나 Claude Haiku 4.5 같은 주요 거대언어모델(LLM)과 비공개 채팅을 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카밀 바즈바즈 덕덕고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는 자사의 AI 오버뷰 기능이 인기가 많지만, 동시에 AI 생성 이미지를 검색 결과에서 완전히 제거하는 필터 옵션 역시 높은 수요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구글의 강제 주입과 덕덕고의 선택적 제공 방식 비교
구글은 2026년 1분기 검색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 성장했다고 발표하며, AI 모드와 AI 오버뷰(AI Overviews) 통합을 성장의 원인으로 꼽았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사용자들이 AI 모드를 선호한다고 강조한다. AI가 웹페이지 클릭 전 정보를 미리 제공함으로써 구글 생태계 내 체류 시간을 늘리고 이를 매출로 연결하는 구조다. 다만 이 과정에서 인간 작성자의 콘텐츠를 재가공해 보여줌으로써 외부 링크로의 유입을 차단한다.
가브리엘 와인버그 덕덕고 CEO는 구글의 접근을 거부 경로가 없는 AI 강제 주입이라고 비판했다. 덕덕고는 AI를 검색의 기본값으로 강요하지 않고 사용자가 도구를 직접 선택하는 경로를 구축했다. duck.ai 서비스를 통해 외부 LLM 챗봇을 선택적으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사용자는 검색 결과에 AI를 섞을지 아니면 순수 웹 링크만 볼지를 스스로 결정한다. AI를 검색의 대체재가 아닌 보조 도구로 정의한 결과다.
데이터 처리 원칙에서도 두 모델은 갈린다. 덕덕고는 사용자의 검색 기록이나 AI 채팅 내용을 수집하지 않으며, 수집된 데이터를 AI 학습에 사용하지 않는다는 정책을 명시했다. 이는 사용자 데이터를 학습 데이터셋으로 활용하는 일반적인 AI 기업의 성장 공식과 충돌한다. 검색 결과에서 AI 생성 이미지를 필터링하는 옵션을 제공하는 것 역시 사용자가 정보의 출처와 형태를 제어하게 하려는 의도다. 사용자가 AI의 개입 정도를 직접 조절하는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구글의 통합 전략에 대응하고 있다.
검색 엔진 선택을 위한 실무적 판단 기준
검색 결과의 정보 획득 경로가 사용자 의도와 일치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구글처럼 AI 요약이 검색 결과 최상단을 점유하는 환경은 단순 사실 확인에는 유리하나, 특정 웹사이트의 원문 데이터나 전문적인 소스에 직접 접근해야 하는 업무에는 방해가 된다. AI 요약이 강제되는 환경에서 작업할 경우, 검색어 뒤에 특정 도메인을 지정하거나 검색 연산자를 활용해 AI 필터를 우회하는 추가 작업이 필요하다. AI가 생성한 요약문이 검색자의 의도를 왜곡할 가능성이 높다면, AI 개입을 최소화한 검색 엔진을 기본 도구로 설정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모바일 기기에서 화면 점유율이 검색 경험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모바일 화면은 데스크탑보다 물리적 공간이 좁아 AI 요약문이 화면의 대부분을 가릴 경우 하단 링크로 이동하기 위한 스크롤 횟수가 늘어난다. 모바일 기반의 업무 비중이 높다면 AI 오버뷰가 검색 결과의 가시성을 저해하는지 테스트해야 한다. 특정 정보를 빠르게 훑어야 하는 실무 환경에서는 AI 요약이 없는 환경을 선택하는 것이 작업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데이터 프라이버시와 정보의 출처를 제어할 수 있는 권한이 업무 보안 정책과 부합하는지 판단해야 한다. 검색 기록이 AI 모델 학습에 사용되는 환경은 기업 내부 정보나 민감한 프로젝트 키워드가 유출될 위험을 내포한다. 검색 엔진이 AI 기능을 제공하되 데이터 수집을 거부할 수 있는 옵션을 지원하는지, 혹은 아예 학습 데이터로 활용하지 않는 정책을 명시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정보의 출처를 명확히 추적해야 하는 연구나 분석 업무에서는 AI가 생성한 결과물보다 원문 링크를 직접 제공하는 검색 환경을 우선순위에 두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