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AI 성능 경쟁의 이면과 xAI의 조직적 붕괴

OpenAI와 앤스로픽(Anthropic) 같은 글로벌 AI 기업들이 모델 성능 수치를 앞세워 치열한 기술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실질적인 조직 운영의 실체가 기업 가치의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이사회 멤버이자 앤스로픽과 OpenAI의 투자자인 리드 호프먼(Reid Hoffman)은 일론 머스크의 xAI를 파운데이션 모델(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해 다양한 작업에 응용 가능한 기본 모델) 구축 과정에서의 '완전한 열차 사고(complete train wreck)'라고 정의했다. 그는 xAI가 겉으로는 기술적 진보를 주장하지만, 내부적으로는 기초적인 모델 구축 단계부터 심각한 운영 실패를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리드 호프먼은 xAI의 내부 붕괴를 증명하는 근거로 공동 창업자들의 전원 이탈 사례를 제시했다. xAI의 초기 공동 창업자 11명 전원은 2026년 5월까지 모두 회사를 떠났다. 이 연쇄 이탈은 2026년 2월, 운영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던 공동 창업자 토니 우(Tony Wu)가 사임을 발표하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일론 머스크는 이에 대응해 팀 구조를 재편했으나 인력 유출을 막지 못했으며, 결과적으로 xAI는 세 번째 재시작(third restart) 단계에 진입하며 조직의 연속성을 상실했다. 이러한 내부 혼란은 xAI의 주력 모델인 그록(Grok)이 앤스로픽과 OpenAI의 벤치마크 성능에 지속적으로 뒤처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스페이스X의 '관련성 구매' 전략과 인프라 기업으로의 정체성

스페이스X(SpaceX)는 2026년 6월 12일 상장을 완료하며 IPO(기업공개) 서사의 중심에 AI 역량을 배치했다. 스페이스X는 상장 직후 AI 코딩 도구인 커서(Cursor)를 인수하며 외형적인 AI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리드 호프먼은 이러한 행보를 자체적인 AI 기술력의 증거가 아니라, 상장으로 확보한 시가총액을 이용해 AI 기업을 사들여 업계 내 관련성을 억지로 확보하려는 '구매 전략'으로 분석했다. 그는 이를 과거 인터넷 시대의 복합 기업 IAC가 취했던 연쇄 인수 합병 전략인 '롤업(roll-up)' 방식에 비유하며, 기술적 실체 없는 외형 확장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리드 호프먼은 스페이스X의 핵심 컴퓨팅 사업 모델 역시 AI 기업의 정체성과 거리가 멀다고 평가했다. 스페이스X는 앤스로픽 등에 AI 인프라를 임대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를 통해 AI 역량을 입증하려 했다. 이에 대해 호프먼은 스페이스X를 '프리미엄 가격을 책정한 코어위브(CoreWeave, GPU 클라우드 인프라 기업)'라고 정의하며, 인프라 제공업체일 뿐 AI 모델을 개발하는 AI 기업이 아니라고 명시했다. 또한 그는 스페이스X가 인수한 커서(Cursor)가 2026년 초부터 클로드 코드(Claude Code)와 코덱스(Codex)의 시장 점유율 확대에 밀려 영향력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으며, 독립형 코딩 IDE(통합 개발 환경)로서의 프리미엄 가치가 사라지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규제 리스크의 가시화와 기업 가치 판단의 새로운 기준

미국 정부는 2026년 6월 11일 수출 통제 명령을 통해 앤스로픽의 Fable 및 Mythos 모델에 대한 외국인 접근을 전면 중단시켰다. 이번 조치는 아마존 CEO 앤디 재시(Andy Jassy)가 Fable 5 모델에서 가이드라인을 우회해 제한된 답변을 끌어내는 '탈옥(jailbreak)' 취약점을 발견하고 정부에 경고한 것이 발단이 되었다. 리드 호프먼은 정부가 앤스로픽이 스스로 보안 문제를 인지하고 수정 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원칙 없는 '독재적이고 무분별한(autocratic willy-nilly)' 방식으로 접근을 차단한 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유사한 리스크가 있음에도 OpenAI는 제재 대상에서 제외된 비대칭적 규제 집행이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예측 불가능한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리드 호프먼은 OpenAI와 앤스로픽의 관계를 단 하나의 승자만 남는 제로섬 게임이 아닌, 서로 다른 영역을 점유하는 공존 관계로 정의했다. 앤스로픽은 코드, 디자인, 법률 등 전문 영역에서 강점을 확장하고 있으며, OpenAI는 챗GPT를 통해 소비자 검색 프런트엔드 역할을 수행하며 서비스 접점을 넓히고 있다. 그는 AI가 전기처럼 보편적인 유틸리티가 된다면 두 기업 모두 거대한 수익 모델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초기 구글이 엔터프라이즈 서버로 시작해 애드워즈(AdWords)라는 역사상 최고의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낸 과정과 유사한 궤적을 그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AI 확산으로 인한 고용 시장의 변화는 기업 가치 판단의 사회적 배경이 되고 있다. 골드만삭스(Goldman Sachs)의 AI 트래커에 따르면, 2026년 4월 기준 미국 내 AI로 인해 매월 약 16,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졌으며, 최근에는 월 11,000개 수준으로 집계되었다. 2019년 3.6%였던 대졸자 실업률은 2026년 5.6%로 상승했으며, 신입 채용 공고의 35%가 3년 이상의 경력을 요구하고 45%의 기업이 자동 거절 시스템을 도입했다. 리드 호프먼은 이러한 고용 위기가 AI 자체의 위협이라기보다 글로벌 경제의 불안정성과 기업의 적응 실패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Z세대가 'AI 네이티브 조직'을 구축하는 조력자로서의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벤치마크 수치라는 단기적 지표보다 조직의 안정성, 규제 대응 능력, 그리고 실질적인 인프라 장악력이 AI 기업의 장기적 가치를 결정하는 핵심 기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