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작성한 코드 기여를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GitHub에서 다른 사람이 올린 코드 수정 제안(PR, 풀 리퀘스트)을 검토하다 보면 정교해 보이지만 알맹이 없는 코드에 피로감을 느낄 때가 있다. 겉만 번지르르한 AI 생성 코드가 쏟아지며 이를 검토하는 리뷰어의 멘토링 의지가 꺾이는 상황이 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 Godot Foundation(고도 재단, 오픈소스 게임 엔진 개발 단체)이 AI가 작성한 코드 기여를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재단은 기여자 가이드라인을 수정해 AI가 짠 코드와 AI 에이전트(스스로 작업을 수행하는 AI 프로그램)가 제출한 풀 리퀘스트를 받지 않기로 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 과정에서 사용하는 AI 생성 텍스트 역시 금지 대상에 포함했다. 단순한 코드 제출을 넘어 협업을 위한 대화 과정에서도 AI의 개입을 막아 인간 중심의 소통 체계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모든 기여는 자신의 코드에 책임을 지고 오류를 직접 수정할 수 있는 인간이 수행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AI는 결과물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없는 존재이며, 오류가 발생했을 때 이를 책임지고 고칠 주체가 될 수 없다. 재단은 AI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사용자가 정작 코드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해, 실제 문제가 생겼을 때 이를 수정할 능력이 있을지 신뢰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인간이 코드를 완전히 이해하고 제어하는 상태에서만 기여가 가능하다는 기준을 명확히 한 셈이다.
기술이 실제로 작동하는 방식
오타 하나를 고치거나 단순한 반복 문구를 수정하는 일은 때로 창작보다 더 지루하다. 고도는 이런 사소한 작업(menial things, 단순 반복 업무)에 한해서만 AI의 도움을 받는 것을 허용한다. 다만 AI를 사용했다는 사실을 반드시 공개해야 한다. 단순 보조 도구로 썼는지, 아니면 AI가 주도적으로 작성했는지를 명확히 구분해 기여 내역을 투명하게 남기라는 요구다. AI가 쓴 코드를 인간이 쓴 것처럼 속여 제출하는 일을 막겠다는 장치다.
언어의 장벽을 낮추는 작업에도 예외가 있다. 사람이 직접 쓴 원문이 있다면 이를 다른 언어로 바꾸는 기계 번역은 여전히 사용할 수 있다. AI가 처음부터 끝까지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작성한 생각을 다른 언어로 옮기는 보조 수단으로 쓸 때만 가치를 인정한다. 원작자가 인간이라는 점이 전제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오픈소스의 소통 효율은 높이되 내용의 주도권은 인간이 갖게 한다. AI가 생성한 텍스트가 아닌, 인간의 의도가 담긴 텍스트만 수용하겠다는 기준이다.
AI 도구의 성능은 매일 달라진다. 고도 재단(Godot Foundation, 고도 엔진 관리 기구)은 현재의 보수적인 정책 기조를 유지하며 상황을 지켜볼 계획이다. 기술이 더 정교하게 진화함에 따라 이 기준을 다시 평가하겠다고 밝혔다. 빠르게 변하는 AI 환경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하되, 지금은 신중한 접근 방식을 택해 검토자의 피로도를 낮추려는 전략이다. 무조건적인 금지가 아니라, 도구의 성숙도에 따라 허용 범위를 조절하겠다는 뜻이다.
AI 생성 기여물의 급증이 코드 리뷰어들에게 심각한 부담
GitHub에서 수십 개의 코드 수정 제안(PR, 풀 리퀘스트)을 마주할 때면 숨이 턱 막힌다. 특히 AI가 쏟아낸 방대한 양의 코드가 섞여 들어오면 검토자의 피로감은 극에 달한다. AI가 작성하거나 제출한 기여물이 급증하면서 이미 지루한 작업인 코드 리뷰 업무에 대한 유지관리자들의 의욕이 꺾이고 있다. 무의미하거나 질 낮은 AI 생성 콘텐츠인 AI 슬롭(AI slop)이 섞인 코드를 걸러내는 일은 단순한 노동을 넘어 정신적인 소모를 일으킨다. 검토자는 코드가 실제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시간을 넘어 AI가 만든 그럴듯한 거짓말을 찾아내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쓴다. 기계가 낸 숙제를 사람이 채점하며 느끼는 허망함이 프로젝트의 유지관리 동력을 갉아먹는 구조다.
고도 재단(Godot Foundation)은 유지관리자의 부담을 덜어내는 동시에 새로운 기여자를 양성하는 멘토링 체계를 확보하고자 한다. 리뷰 과정에서 오가는 세밀한 피드백이 기계에 의해 무의미하게 흡수되는 상황을 막겠다는 취지다. 대신 잠재적인 미래 유지관리자가 될 수 있는 인간 기여자가 피드백을 통해 성장하는 교육 방향으로 프로젝트를 운영해 지속 가능성을 높이려 한다. 숙련된 개발자가 남긴 조언이 AI의 프롬프트 입력값으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 개발자의 실력으로 쌓이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이는 AI 도구를 단순 보조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과 전체 작성을 맡기는 것 사이의 경계를 설정해 오픈소스 생태계의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려는 전략이다. 단순한 코드의 양보다 누가 이 코드를 책임지고 발전시킬 것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에 답하려는 시도다.
GitHub에서 쏟아지는 수정 제안을 검토하며 느꼈던 피로감은 이제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AI가 만든 무의미한 저품질 콘텐츠인 AI 슬롭이 늘어나면서, 정성껏 코드를 가르치던 리뷰어들의 의지마저 꺾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핵심은 도구의 활용 여부가 아니라 누가 이 코드의 결과에 책임을 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AI를 단순 보조 도구로 활용하는 것과 전체 작성을 맡기는 것 사이의 경계를 스스로 점검해야 한다. 오픈소스 생태계에서 기여자의 책임은 AI가 대신 져줄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