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AI 기업의 로고가 원형이나 눈송이 모양에 중앙이 비어
스마트폰 화면에 띄운 여러 AI 앱의 아이콘을 보면 서로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주요 AI 기업들이 내놓은 로고 대부분이 원형이나 눈송이 같은 형태를 띠고 있으며, 특히 중앙에 개구부가 있는 디자인을 공통적으로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형이 가진 완결성과 무한함이라는 속성을 통해 서비스의 지향점을 보여주고, 동시에 사용자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투영하려는 설계다.
claude.ai 웹사이트의 Claude 로고에는 사용자의 클릭에 반응하는 인터랙션 설계가 적용되어 있다. 웹사이트에서 로고를 클릭하는 순간, 로고가 안으로 조여졌다가 다시 밖으로 풀리는 동작을 반복하는 애니메이션 효과가 구현된다. 매 클릭마다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는 이 구체적인 움직임에 대해 작성자는 특정 신체 부위의 움직임과 유사하다고 주장한다.
브랜드 차별화를 위해 안전한 평균에 머무는 디자인이 아닌, 시각적 혁신이 필요하다는 판단 기준이 남는다.
확인해야 할 핵심 지점
디자이너가 수많은 AI 서비스 아이콘을 나열했을 때 서로 구분하기 어렵다는 인상을 받는다. FastCompany(미국의 비즈니스 및 혁신 전문 매체)는 2023년에 이러한 현상을 포착해 AI 붐으로 인한 소용돌이치는 육각형(swirling hexagon) 로고 트렌드를 보도했다. 당시 기사는 'The AI boom is creating a new logo trend: the swirling hexagon'이라는 제목으로 발행되었다. AI 기업들이 시장에 진입하며 시각적 정체성을 구축할 때 특정 디자인 패턴을 공통적으로 채택하고 있음을 구체적인 보도로 짚어낸 결과다.
이런 획일적인 흐름에서 완전히 벗어난 예외적인 사례가 존재한다. DeepSeek(딥시크, 중국의 AI 스타트업)와 Midjourney(미드저니, 이미지 생성 AI 서비스)는 대다수 AI 기업이 채택한 원형 디자인 트렌드를 따르지 않는다. 두 회사 모두 바다(sea)와 관련된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특이점이다. 업계 전반에 퍼진 시각적 유행보다 기업이 정의한 고유의 정체성을 로고 설계의 우선순위에 둔 선택이다.
AI 로고의 경향성은 안전한 평균을 따르는 집단과 정체성을 강조하는 예외 집단으로 나뉜다. FastCompany가 지적한 소용돌이치는 육각형의 유행은 많은 기업이 선택한 경로였으나, 바다라는 테마를 가진 두 기업은 다른 길을 택했다. 브랜드 차별화를 위해서는 '안전한 평균'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시각적 혁신이 필요하다는 판단 기준이 실제 결과물로 나타난 사례다.
AI 기업들이 유사한 로고를 채택하는 이유는 기업의 위험 회피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비용보다 잘못된 선택으로 입게 될 손실을 더 크게 느끼는 조직은 보수적인 선택을 한다. OpenAI의 로고가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면서 이는 진지한 AI 서비스가 갖춰야 할 시각적 템플릿으로 기능하게 되었다. 후발 주자들은 업계에서 전문적인 인상을 주기 위해 이러한 시각적 문법을 모방하는 경로를 택했다. 기업 환경에 내재된 위험 회피 성향이 디자인의 방향성을 익숙하고 안전한 영역으로 밀어 넣은 결과다. 이는 전문성이라는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이미 검증된 형태를 따르는 효율 중심의 선택이다.
텍스트 기반의 단순한 마크를 사용하던 OpenAI는 중앙에 공백이 있는 원형 로고로 디자인을 전면 변경했다. 새로운 로고는 미묘한 그라데이션이 포함된 완벽한 원형이며 중심부가 비어 있는 구조를 취한다. OpenAI는 이 디자인이 인간 중심 사고가 가진 유연함과 기술적 정밀함이 서로 교차하는 지점을 상징한다고 설명한다. 정밀한 원형의 외곽선과 비어 있는 중심이라는 대비를 통해 기술적 완성도와 인간적 가치를 동시에 시각화했다.
기업 내부에서 여러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은 필연적으로 가장 안전하고 무난한 선택지를 남긴다. 업계의 시각적 표준에 맞추려는 압박은 개별 기업의 독창성보다 집단적인 안전함을 우선하게 만드는 환경을 조성한다. 브랜드 차별화를 위해서는 안전한 평균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시각적 혁신을 통해 정체성을 드러내야 한다는 판단 기준이 요구된다. 무난함이라는 안전장치가 오히려 브랜드의 개성을 지우는 비용으로 작용하며, 이는 장기적으로 브랜드 자산의 약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OpenAI와 클로드 등 주요 AI 서비스의 로고는 원형의 중심이 비어 있는 소용돌이 육각형이나 원형 디자인을 공통적으로 채택하고 있다. 앤스로픽의 클로드 로고가 클릭 시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는 인터랙션으로 디테일을 더했지만, 전체적인 형태의 획일성은 여전하다.
결국 브랜드 차별화는 안전한 평균이 아닌 시각적 혁신을 통해 결정된다. 지금 스마트폰 화면에 나열된 AI 앱 아이콘들이 서로 명확히 구분되는지 확인하며 각 브랜드의 정체성을 판단해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