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화요일 오후, 어느 개발자의 모니터 앞.

화면에는 18만 개가 넘는 별을 받은 ECC 저장소가 띄워져 있고, 옆에는 Gemini를 활용한 코드 에디터가 실행 중이다.

이런 어색한 간극을 메우기 위해 누군가 직접 도구를 옮겨 심기 시작했다.

183개 스킬의 Gemini 생태계 이식

Everything-Gemini-Code(EGC)는 Claude Code용 설정 모음인 Everything Claude Code(ECC)를 Gemini 생태계로 옮겨온 프로젝트다. ECC는 2025년 9월 Anthropic x Forum Ventures 해커톤(개발자들이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대회)에서 우승하며 18만 1천 개의 스타를 기록한 인기 도구다.

개발자는 이 ECC가 가진 183개의 스킬을 Gemini CLI(터미널에서 Gemini를 사용할 수 있게 돕는 도구)와 Antigravity(Gemini 기반의 AI 개발 환경 확장 도구)로 완전히 마이그레이션(데이터나 소프트웨어를 다른 환경으로 옮기는 작업)했다. 사용자는 GitHub 저장소전용 익스텐션을 통해 이 기능을 즉시 사용할 수 있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단순히 기능을 복사한 것이 아니라, Gemini 환경에서도 ECC의 강력한 워크플로우를 그대로 재현하는 데 있다. 개발자가 직접 구축한 이 환경은 Gemini를 메인으로 사용하는 이들이 더 이상 Claude Code의 유용한 설정들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게 만든다.

기본 명령어를 넘어선 자동 동기화 체계

기존 Gemini가 제공하던 /plan이나 /build-fix 같은 기본 명령어는 실제 개발 현장의 세밀한 요구사항을 충족하기에 부족했다. 쉽게 말하면, 기본 제공되는 기성복이 몸에 맞지 않아 이미 검증된 다른 브랜드의 맞춤복 패턴을 가져와 Gemini라는 원단으로 다시 재봉한 셈이다.

단순한 기능 이식을 넘어 원본과의 연결 고리까지 설계했다. 매주 cron(특정 시간에 자동으로 실행되는 예약 작업)이 작동해 ECC의 최신 커밋과 EGC 사이의 drift(원본과 파생본 사이의 차이)를 측정한다. 만약 원본에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어 차이가 발생하면, 이를 자동으로 GitHub 이슈(소프트웨어의 문제점이나 개선 사항을 기록하는 게시판)로 가시화해 업데이트 누락을 방지한다.

개발자가 바로 체감하는 변화는 도구의 안정성이다. 마이그레이션 과정에서 ECC 원본의 보안 버그를 발견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PR(Pull Request, 코드 변경 사항을 반영해달라고 요청하는 것) #1843과 #1853을 제출해 원본 프로젝트에 병합시키는 성과를 냈다.

이후 ECC Discussions(사용자들이 의견을 나누는 커뮤니티 게시판)에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원작자로부터 직접 피드백을 받는 등, 단순한 포팅을 넘어 두 생태계 사이의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업스트림 동기화 정책은 upstream/README.md에서 상세히 확인할 수 있다.

AI 도구의 경계가 허물어지며 이제는 모델의 성능보다 그 위에 쌓인 설정과 스킬의 생태계가 더 중요한 자산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