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

전 세계 데스크톱 브라우저 시장에서 구글 크롬이 차지하고 있는 점유율이다. 거의 모든 사용자가 하나의 문으로만 인터넷에 접속하는 환경이 형성된 셈이다. 하지만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https://'라는 주소 체계가 인터넷의 유일한 정답은 아니다.

현재의 웹 생태계는 구글의 크로미움(Chromium) 엔진을 기반으로 한 브라우저들이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이는 특정 엔진의 오류가 웹 전체의 장애로 이어지는 취약성을 높인다. 하지만 인터넷의 초기 설계에는 HTTPS 외에도 다양한 URI 스킴(Scheme)이 존재했다. GUI나 자바스크립트 없이 터미널에서 동작하는 프로토콜들은 현대 웹의 과도한 리소스 소비와 데이터 추적 문제에 대한 기술적 대안을 제시한다.

1971년의 Finger와 1991년의 Gopher, 텍스트 소셜의 기원

1971년 스탠퍼드 인공지능 연구소의 레스 어니스트(Les Earnest)는 사용자들이 WHO 명령어의 출력물을 손가락으로 훑으며 아는 이름을 찾는 모습에 주목했다. 그는 이 동작에서 이름을 따와 Finger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Finger 데몬은 TCP 포트 79를 사용하며 사용자의 이름, 이메일, 로그인 여부와 함께 .plan 및 .project 파일의 내용을 제공한다. .plan 파일은 원래 사용자의 현재 및 미래 계획을 적는 전문적인 상태 업데이트 용도였다. 하지만 초기 인터넷 문화가 발전하며 이 파일은 개인의 무작위한 생각, 개인적 선언문, 관심 링크를 공유하는 공간으로 변했다. 이는 누군가 묻기 전까지는 드러나지 않는, 현대의 소셜 미디어 프로필이 가진 원형과 같다.

1991년 미네소타 대학교의 마크 맥카힐(Mark McCahill), 파하드 앵클세리아(Farhad Anklesaria), 폴 린드너(Paul Lindner), 다니엘 토리(Daniel Torrey), 밥 알베르티(Bob Alberti)는 캠퍼스 정보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Gopher를 개발했다. 이들은 메인프레임 대신 개인 컴퓨터를 사용해 위원회의 승인 없이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배포했다. Gopher라는 이름은 대학 마스코트인 골든 고퍼, 땅을 파는 행위, 심부름꾼(go-fer)이라는 세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이 프로토콜은 계층적 메뉴 시스템을 통해 디렉토리와 문서의 트리 구조를 탐색하는 방식이다. 당시 사용자들은 대학 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새로운 버전을 요구할 정도로 빠르게 확산됐으며, 1992년까지는 월드 와이드 웹과 대등하게 경쟁하며 텍스트 기반의 계층적 정보 분류 방식을 제시했다.

1993년 미네소타 대학교가 상업적 이용자에게 라이선스 비용을 부과하기로 결정하면서 Gopher의 입지는 급격히 좁아졌다. 같은 시기 팀 버너스 리(Tim Berners-Lee)는 HTTP와 HTML을 완전히 무료로 공개했다. 언론은 Gopher를 살아있는 대안이 아니라 구식의 전임자로 묘사하기 시작했고, 비용이라는 단일 결정이 기술적 경쟁의 승패를 갈랐다. 그러나 Gopher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소규모 커뮤니티를 통해 유지됐다. 2026년 1월 기준 활성 Gopher 서버는 411개이며 약 600만 개의 고유 셀렉터가 운영되고 있다. 이는 기업의 이익이나 자본의 지원 없이 오직 개인의 선택으로만 유지되는 정보 생태계다.

Bombadillo는 Finger와 Gopher, Gemini를 네이티브로 지원하는 터미널 기반 비웹 브라우저다. 최신 크로미움(Chromium) 기반 브라우저가 일반 작동 시 약 2GB의 램을 사용하는 것과 대비된다. 현대의 웹사이트는 자바스크립트 번들을 다운로드하고 가상 DOM을 렌더링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만, 터미널 기반 브라우저는 네트워크 연결과 TLS 라이브러리만으로 작동한다. 과거 나사(NASA)의 제미니 가이던스 컴퓨터가 20KB의 메모리로 작동했던 것과 같은 맥락의 효율성이다. 2008년에 출시되어 현재의 크롬을 실행할 수 없는 구형 노트북에서도 Bombadillo는 수백만 개의 Gopher 문서에 접속할 수 있다. 하드웨어 요구 사양을 극단적으로 낮춤으로써 전자 폐기물을 줄이고 기기 수명을 연장하는 실질적 도구가 된다.

2019년의 Gemini, 암호화와 저사양 하드웨어의 재발견

2019년 6월, 개발자 Solderpunk가 설계한 Gemini 프로토콜은 과도한 리소스 소비와 추적 기능을 배제하기 위해 등장했다. 이 프로토콜은 NASA의 유인 우주 비행 프로그램인 제미니 계획에서 이름을 따왔으며, 그 상징성을 기리기 위해 1965번 포트를 사용한다. 핵심 설계 원칙은 보안과 단순함의 결합이다. 기존 Gopher 프로토콜이 가진 암호화 부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Gemini는 모든 캡슐에 TLS 암호화 적용을 필수 요건으로 고정했다. 이는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 이후 대두된 대규모 감시 체계에 대한 기술적 방어선 역할을 한다.

Gemini가 사용하는 문서 포맷인 Gemtext는 라인 기반의 구조를 취한다. 이 포맷은 중첩된 서식이나 인라인 스타일, 이미지 삽입을 원천적으로 배제한다. 자바스크립트 실행은 물론 쿠키나 추적 픽셀 같은 사용자 행동 분석 도구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러한 설계는 웹 페이지가 사용자의 정보를 수집하거나 외부 리소스를 호출하여 감시하는 경로를 차단한다. 작성자는 서식 없이 텍스트 내용만 작성하며, 클라이언트는 오직 데이터 본체만을 처리한다.

생태계 확장 방식 또한 효율성에 기반한다. Smol Pub과 같은 플랫폼은 HTTPS와 Gemini 프로토콜에 콘텐츠를 동시에 게시하는 기능을 제공하며, Gemlog는 RSS나 Atom 같은 복잡한 구독 규격 없이도 정보를 공유한다. 각 링크 라벨 앞에 'YYYY-MM-DD' 형식의 날짜를 배치하는 것만으로도 클라이언트가 이를 자동 인식하여 구독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러한 방식은 고가의 최신 기기 없이도 누구나 인터넷의 정보에 접근하고 자신의 기록을 남길 수 있는 낮은 문턱을 보장한다.

크롬의 점유율 73%는 단순한 시장 지배력을 넘어 웹 표준 결정권이 특정 기업에 집중된 상태를 의미한다. 웹 페이지가 무거워지고 데이터 추적과 통제가 심화될수록, 불필요한 요소를 걷어낸 텍스트 기반의 대안 인터넷이 다시 호출되는 것은 불필요한 리소스를 줄이려는 기술적 요구의 결과다.

결국 이는 단순한 복고가 아니라 거대 플랫폼의 통제에서 벗어나려는 시도에 가깝다. 효율적인 텍스트 중심의 환경으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이 웹의 다음 방향성을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