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메일이라고 알려주는 AI 비서를 썼는데, 오히려 알림 창만 더 꽉 차버린 경험이 있을 겁니다. 결국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모든 푸시 알림을 꺼버리는 게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AI가 정말로 우리의 집중력을 지켜주는 도구가 될 수 있을까요?

단순히 '중요한 내용인가'를 따지는 기존 방식으로는 이 문제를 풀 수 없습니다. 진짜 핵심은 '지금 이 사람의 업무 흐름을 끊을 만큼 긴급한가'를 판단하는 것입니다. 솔로 빌더가 4주간 직접 사용하며 다듬고 있는 AI 메일 비서 Klorn(클론)은 이 지점에서 출발합니다. 24시간 일해주는 비서가 아니라, 방해받지 말아야 할 시간을 철저히 지키는 '어텐션 방화벽'을 세우는 방식입니다.

5단계 에스컬레이션으로 구현한 '어텐션 방화벽'

무료로 쓰는 앱이라도 사용자의 집중력이라는 비용은 계속 지불하게 된다. 알림 하나가 뜰 때마다 뇌는 하던 일을 멈추고 상황을 판단하는 전환 비용을 쓴다. Klorn(클론, AI 메일 비서)은 이 비용을 줄이기 위해 알림의 강도를 5단계로 나눈 에스컬레이션(단계적 확대) 구조를 쓴다. 가장 낮은 단계인 Silent는 기록만 남기고 사용자에게 아무런 신호를 보내지 않는다. 그다음 Queue는 낱개 알림을 보내지 않고 하루치 내용을 모아 한 번에 보여주는 다이제스트 방식이다. 일반적인 Push는 우리가 흔히 보는 스마트폰 팝업 알림으로 전달한다. 매우 급한 건은 Call 단계로 넘어가 보류 상태를 거쳐 실제로 전화가 걸려 사용자를 깨운다. 마지막 Auto-handle은 사람이 개입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AI가 직접 답장을 처리하고 수신 확인서만 남기는 방식이다.

알림이 어떤 단계로 갈지는 네 가지 요소가 투표해서 결정한다. 투표 과정은 메일이 도착하는 즉시 실시간으로 일어난다. 발신자가 메일 본문에 쓴 긴급도 키워드와 과거에 주고받은 메시지 이력을 먼저 살핀다. 현재 사용자의 캘린더 상태를 확인해 회의 중인지 혹은 집중 근무 시간인지도 계산에 넣는다. 여기에 Contact Trust Score(연락처 신뢰 점수)라는 가중치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신뢰 점수가 높고 긴급한 키워드가 포함된 메일일수록 더 높은 단계의 알림으로 빠르게 올라간다. 반대로 신뢰도가 낮고 캘린더에 일정이 꽉 차 있다면 AI는 이를 낮은 단계인 Queue나 Silent로 밀어내어 사용자의 흐름을 끊지 않는다.

신뢰 점수는 사용자가 평소에 보여준 행동 데이터를 누적해 학습한다. 과거에 해당 발신자에게 얼마나 자주 답장을 보냈는지, 상대가 요청한 회의를 얼마나 수락했는지가 핵심 기준이 된다. 특정 기업의 도메인처럼 발신처 자체가 가지는 우선순위도 점수에 반영된다. 사용자가 직접 메일에 별표를 치거나 스누즈(잠시 알림 끄기) 기능을 사용해 반응한 피드백도 실시간으로 점수를 조정하는 근거가 된다. AI가 임의로 중요도를 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평소에 누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행동으로 증명한 수치를 그대로 사용하는 셈이다. 이런 방식은 사용자가 일일이 복잡한 필터 규칙을 설정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앤다.

Next.js 15와 LLM 도구로 구축한 실시간 필터링 스택

4주 동안 개발자가 직접 제품을 사용하는 도그푸딩 과정을 거치며 시스템의 뼈대가 잡혔다. 서비스의 중심에는 최신 웹 프레임워크인 Next.js 15와 데이터베이스 관리 도구인 Prisma가 자리한다. 데이터 저장소로는 Postgres를 사용하며, 특히 Supabase의 세션 풀러(데이터베이스 연결 통로를 효율적으로 관리해 병목 현상을 줄이는 장치)를 통해 많은 요청이 몰려도 안정적으로 작동하게 설계했다. 전체 시스템은 Render라는 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해 배포되어 외부에서도 접근 가능한 상태다. 메일과 일정 정보는 Gmail과 캘린더의 푸시 구독(새로운 정보가 들어오면 서버가 즉시 알려주는 방식) 기능을 통해 실시간으로 받아온다. 서버가 주기적으로 메일함을 확인하는 폴링 방식이 아니라, 메일이 도착하는 순간 구글 서버가 우리 서버에 신호를 보내는 구조라 자원 낭비가 적고 반응 속도가 빠르다.

두뇌 역할은 클로드(Claude)와 OpenAI의 모델이 맡으며, 특히 툴 유즈(Tool-use, AI가 외부 도구를 직접 실행해 결과를 가져오는 능력)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AI가 단순히 텍스트를 생성하는 수준을 넘어, 사용자의 캘린더 상태를 확인하거나 메일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실제 동작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이는 AI에게 단순한 대화 능력이 아니라 특정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리모컨을 쥐여준 것과 같다. AI는 들어온 메일의 긴급도와 발신자 이력을 분석해 이 메일을 즉시 알릴지, 아니면 나중에 모아서 보여줄지 결정한다. 툴 유즈를 통해 AI는 현재 사용자가 회의 중인지, 혹은 집중 시간이 설정되어 있는지를 캘린더 데이터에서 직접 읽어온다. 이렇게 읽어온 실시간 상황 정보를 바탕으로 알림의 등급을 동적으로 조정하며 단순한 키워드 필터링 이상의 지능적인 제어를 수행한다.

현재 시스템은 수동 초대 방식으로 베타 대기 명단을 운영하며 소수의 사용자에게만 공개된 상태다. 개발자가 매일 사용하며 알림 피로도를 직접 체감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최적화 작업이 진행 중이다. 다만 아직 완성되지 않은 부분도 있다. LLM 비용 가드(AI 모델 사용료가 과도하게 청구되지 않도록 제한하는 안전장치)가 구현되지 않아 사용량이 늘어날 때의 비용 리스크가 존재한다. 전화로 알림을 주는 콜 티어(Call tier) 기능은 아직 개발 단계에 있어 최상위 긴급 상황에 대한 대응책이 미비하다. 슬랙이나 잔디 같은 팀 메시지 서비스와의 통합 작업도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기술적인 연결보다는 실제 사용자가 느끼는 방해 정도를 세밀하게 제어하는 정교함에 집중하며 기능을 다듬고 있다.

알림의 강도를 결정하는 신뢰 점수의 성격 파악

Klorn은 사용자가 과거에 특정 발신자와 주고받은 메시지 횟수와 회의 수락 여부를 바탕으로 연락처 신뢰 점수를 계산한다. 이 점수는 사용자가 직접 규칙을 설정하지 않아도 평소 업무 습관을 반영해 알림을 자동으로 분류한다. 만약 사용자가 특정 프로젝트를 위해 외부 협력사와 단기간 집중적으로 소통해야 한다면, 시스템이 이를 높은 신뢰도로 인식해 알림 강도를 높일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평소 소통이 잦은 대상이 반드시 업무상 중요한 인물은 아닐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AI가 학습한 데이터는 사용자의 의도와 항상 일치하지 않으므로, 초기 도입 시에는 신뢰 점수가 낮은 인물의 메일이 Silent 단계로 분류되어 중요한 연락을 놓치지 않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실시간 데이터 연동의 효율성과 비용 리스크 관리

이 서비스는 Gmail과 캘린더의 푸시 구독 기능을 활용해 메일이 도착하는 즉시 서버가 반응하도록 설계되었다. 서버가 주기적으로 메일함을 확인하는 방식보다 자원 소모가 적고 반응 속도가 빠르다. 하지만 현재 LLM 비용 가드 기능이 구현되지 않아, 메일 수신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경우 AI 모델 사용료가 예상치를 초과할 위험이 있다. 특히 툴 유즈를 통해 외부 도구를 호출할 때마다 발생하는 API 비용은 사용자가 제어할 수 없는 영역이다. 따라서 대규모 팀 단위 도입보다는 개인의 업무 집중도를 높여야 하는 특정 직군에서 우선 사용하는 것이 비용 효율적이다.

시스템의 완성도와 업무 연속성 보완책 마련

현재 콜 티어 기능은 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슬랙이나 잔디와 같은 외부 메신저와의 연동도 지원하지 않는다. 메일함의 알림을 관리하는 기능은 완성되었으나, 실시간 협업 툴에서 발생하는 알림까지 통합적으로 제어할 수는 없다. 업무 환경이 메일 중심으로 돌아가는 조직에서는 즉각적인 효과를 볼 수 있지만, 메신저 비중이 높은 팀이라면 기존의 알림 방식과 혼용될 수밖에 없다. 기술적 완성도보다 사용자의 방해 요소를 줄이는 데 집중한 서비스이므로, 모든 업무 알림을 일원화하려는 목적보다는 메일로 인한 집중력 분산을 막는 보조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 적절하다. 시스템의 정교함은 사용자의 피드백이 쌓일수록 높아지므로 초기에는 수동으로 알림 등급을 조정하는 과정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