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개의 커스텀 GPT와 업무 시간의 분 단위 단축
보험금 청구 준비에 소요되던 시간이 수 시간에서 단 몇 분으로 단축되었다. 네덜란드의 대형 협동조합 보험사인 Univé는 이 결과를 내기 위해 ChatGPT Enterprise(기업용 보안 AI 플랫폼)를 전사적으로 도입했다. 단순한 도구 추가가 아니라 전 직원이 AI 역량을 갖춰 업무 방식을 바꾸는 조직적 전환을 선택한 결과다.
Univé 직원들은 자신의 업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약 1,500개의 커스텀 GPT(특정 목적에 맞게 설정된 맞춤형 AI 챗봇)를 생성했다. 이는 중앙 IT 부서가 개발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배포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현장 직원이 스스로 솔루션을 만드는 구조로 바뀐 것을 의미한다. 직원들이 직접 도구를 만들며 조직의 효율성을 스스로 개선하는 문화가 정착되었다.
AI 적용 범위는 조직 내 거의 모든 비즈니스 기능으로 확대되었다. 보상과 언더라이팅(보험 인수 심사)을 비롯해 재무, HR, 법무, IT, 고객 서비스, 그리고 경영진까지 전 부서가 이를 활용한다. 지식 노동(지적 능력을 활용해 가치를 창출하는 업무) 전반에 AI를 결합해 개별 작업의 처리 속도를 높였다.
Univé는 AI 도입을 단순한 기술 배포가 아닌 조직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 기회로 삼았다. 모든 직원이 안전하고 책임감 있게 AI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데 집중했다. OpenAI가 제공하는 보안 플랫폼을 Univé의 거버넌스 프레임워크(기업의 의사결정 및 관리 체계) 내에 통합해 전 직원이 빠르게 적응하고 도구를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보험, 모기지, 금융 서비스 및 리스크 예방 분야에서 수백만 명의 회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Univé의 미션은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이를 예방하는 것이다. AI가 지식 업무의 형태를 바꾸기 시작하면서, Univé는 직원들이 이 미션을 더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도록 업무 방식을 재설계했다. 이를 통해 개별 직원이 수행하는 반복적인 지식 업무의 처리 방식이 분 단위의 빠른 호흡으로 재편되었다.
권한 상속 기반의 엔터프라이즈 거버넌스 설계
AI의 데이터 접근 권한은 사용자가 기존 기업 시스템에서 보유한 권한을 그대로 따르는 커넥터 권한 상속(Connector permission inheritance) 구조로 작동한다. 커넥터 권한 상속은 AI가 데이터를 가져오는 연결 통로에서 사용자의 기존 인증 정보를 그대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AI는 해당 직원이 원래 볼 수 없는 데이터에 접근하는 것이 원천적으로 차단된다. 보안 설정을 AI 모델에 별도로 입히는 것이 아니라 기존 시스템의 권한 체계를 그대로 이식해 데이터 유출 위험을 제어한다. 사용자가 특정 폴더에만 접근 권한이 있다면 AI 역시 해당 폴더의 정보만 활용해 답변을 생성하는 식이다.
거버넌스 체계는 엔터프라이즈 인증(기업용 계정 확인 절차), 개인정보 영향 평가, 보안 리뷰, 책임 AI 원칙, 지속적 모니터링으로 구성된다. 엔터프라이즈 인증은 허가된 사용자만 시스템에 진입하게 하며, 개인정보 영향 평가와 보안 리뷰는 데이터 처리 과정의 위험 요소를 사전에 식별한다. 책임 AI 원칙과 지속적 모니터링은 AI의 출력이 기업의 윤리 기준을 벗어나지 않는지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이 구성 요소들은 보안 사고를 막는 제약 장치이자 직원이 책임감 있게 도구를 실험할 수 있게 돕는 신뢰 기반이 된다. 보안이 혁신의 걸림돌이 아니라 안전한 실험을 가능하게 하는 가속기 역할을 수행한다.
도입 과정은 IT 부서 중심의 소프트웨어 배포가 아니라 경영진 전체가 참여하는 AI 리더십 세션을 통해 업무 재설계부터 시작했다. 경영진은 AI를 단순한 IT 프로젝트가 아닌 경영 전략의 일부로 다루며 조직의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데 집중했다. 개별 아이디어마다 상세한 사업 계획서를 요구하는 대신 직원들에게 권한과 구조, 그리고 업무 방식을 다시 고민할 전용 시간을 공식적으로 부여했다. 이를 통해 직원들은 매주 수백 시간을 투입해 업무 프로세스를 다시 설계하고 성공 사례를 동료와 공유한다. AI 도입을 단순한 도구 추가가 아닌 운영 모델의 변화로 접근해 조직 전체의 실행력을 높였다.
보험금 청구 및 언더라이팅의 에이전트 워크플로우
펫 보험 청구 과정에서 워크스페이스 에이전트(기업 내부 데이터에 접근해 업무를 보조하는 AI)가 서류 조립부터 권고안 작성까지의 모든 준비 단계를 전담하고 전문가는 최종 심사 단계만 수행한다. 에이전트는 먼저 여러 경로로 접수된 청구 파일을 하나로 조립하고 수의사가 발행한 송장의 세부 항목을 하나씩 검토한다. 이어 해당 보험의 약관 조건을 대조해 보장 범위에 포함되는지 확인하며, 제출 서류 중 누락된 정보가 있는지 식별한다. 특히 일반적인 청구 패턴에서 벗어난 이상 징후를 찾아내 강조하고, 심사자가 판단 근거를 명확히 확인할 수 있도록 모든 과정이 기록된 추적 가능한 권고안을 작성해 전달함으로써 심사자의 검토 시간을 줄인다.
언더라이팅(보험 가입 신청자의 위험도를 평가해 인수 여부를 결정하는 심사) 프로세스 역시 AI가 선행 작업을 처리하는 구조로 재설계했다. 심사자가 업무를 시작하기 전, 에이전트가 유입된 작업 큐(작업 대기 목록)를 먼저 검토하여 처리해야 할 대상을 정렬한다. 승인된 기업 내부 소스에서 필요한 정보를 결합해 신청자의 위험도를 분석하고, 심사에 필수적인 증빙 문서가 누락되었는지 확인한다. 분석 결과에서 주의가 필요한 리스크 지표를 표시하고,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한 우선순위 사례를 선별해 심사자가 가장 먼저 확인하도록 배치함으로써 업무의 병목 현상을 제거했다.
이러한 워크플로우의 핵심은 AI가 증거 수집과 구조화를 수행하고 전문가는 최종 판단에만 집중하는 분업 체계에 있다. AI는 방대한 데이터 속에서 필요한 정보를 찾아 정리하는 준비 작업을 수행하지만, 보험금 지급 여부나 인수 승인 같은 최종 결정은 내리지 않는다. 모든 결정은 훈련된 전문가가 AI가 제시한 근거와 리스크 지표를 검토한 뒤 직접 내리며, 이에 따른 법적·실무적 책임 또한 전문가가 진다. AI를 결정권자가 아닌 고도로 숙련된 준비 작업자로 배치해 운영 리스크를 제어하고, 사람이 최종 검증하는 단계를 통해 심사의 정확도를 유지하는 구조를 완성했다.
프롬프팅에서 에이전틱 워크플로우로의 운영 모델 전환
운영 모델은 사용자가 명령어를 입력하는 프롬프팅(Prompting, AI에게 특정 작업을 수행하도록 지시하는 문구 작성) 방식에서 AI가 선제적으로 업무를 준비하는 에이전틱 워크플로우(Agentic workflows, 목표 달성을 위해 AI가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흐름)로 전환된다. 기존 방식이 사용자의 명시적인 개입 이후에만 작동했다면, 에이전틱 체제는 AI가 반복적인 업무 패턴을 파악해 처리한다. 이는 AI를 필요할 때 호출하는 도구로 쓰는 단계를 넘어, AI가 업무 프로세스의 준비 단계를 주도하는 구조로 변한다.
에이전틱 워크플로우는 승인된 기업 시스템 전반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관련 맥락을 생성해 직원이 업무를 시작하기 전 증거 기반의 시작점을 미리 만들어 둔다. AI가 여러 시스템 사이를 오가며 흩어진 정보를 조립하고, 해당 업무에 필요한 핵심 맥락을 표면화하는 과정이 자동으로 수행된다. 사용자는 빈 화면에서 명령어를 고민하는 대신 AI가 이미 준비해 둔 사례와 근거 자료를 검토하는 단계부터 업무에 진입한다. 시스템 간의 유기적인 데이터 결합을 통해 정보 탐색과 구조화에 드는 시간을 제거하는 것이 이 모델의 실질적인 작동 방식이다.
최종적인 목표는 AI가 별도의 외부 도구가 아니라 기업 운영 모델의 통합된 일부로 작동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AI가 일과 시간 내내 직원을 지속적으로 지원하며, 승인된 기업 시스템 전반에서 반복되는 루틴 업무를 선제적으로 처리하고 협업하는 환경을 지향한다. 이러한 체제에서는 AI의 역할이 단순한 질의응답기에서 업무의 전처리를 담당하는 파트너로 확장된다. 기업은 AI가 생성한 결과물을 전문가가 최종 검증하는 구조를 통해 운영 효율과 결과물의 신뢰도를 동시에 확보한다.
중앙 집중식의 통제된 개발 방식이 아니라 현장 직원이 직접 GPT를 구축하는 자율성과 강력한 거버넌스 가드레일을 병행하는 것이 엔터프라이즈 AI 도입의 실질적인 성공 기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