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브라피시 유어를 200배 확대한 ZBot의 하드웨어 설계
EPFL, 듀크 대학교, 그리고 포르투갈 IST 연구팀이 제브라피시 유어의 수영 특성을 분석하기 위해 생체모방 로봇 ZBot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실제 제브라피시 유어보다 200배 큰 규모로 ZBot을 설계하여 몸길이 80cm, 무게 2.8kg의 물리적 규격을 갖췄다. ZBot은 제브라피시 유어의 형태적 특징과 분절된 신체 구조, 그리고 질량 중심 분포를 정밀하게 복제하여 실제 생물과 유사한 유체 역학적 상호작용을 구현했다.
로봇의 추진 기관은 6개의 서보모터로 구동되는 유연한 꼬리 세그먼트로 구성되어 물고기 특유의 굴곡 운동(undulation)을 재현한다. 머리 부분에는 신경계 역할을 하는 중앙 컨트롤러와 고정밀 카메라, 실시간 전력 측정기를 통합하여 구동 중 발생하는 에너지 소비량을 즉각적으로 데이터화한다. 연구팀은 확장 가능한 센서 인터페이스를 추가 탑재하여 시각-모터 처리 및 전정 기관 연구 등 다양한 실험적 요구 사항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를 통해 ZBot은 생물학적 수영 전략이 실제 로봇 시스템의 에너지 효율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플랫폼으로 활용된다.
리키 인티그레이터 기반의 바우트 게이트 제어 메커니즘
연구팀은 제브라피시의 신경 회로를 모사하여 CPG(Central Pattern Generators), 바우트 게이트(bout gate), vSPN(ventral spinal projection neurons)으로 구성된 신경 계산 모델을 구축했다. CPG는 꼬리의 기본 리듬을 만드는 연속적인 진동 신호를 생성하며, 바우트 게이트는 이 신호를 물리적 출력으로 전환하는 스위칭 유닛 역할을 수행한다. 바우트 게이트 내부의 리키 인티그레이터(leaky integrator)는 입력 신호를 지속적으로 누적하다가 설정된 고정 임계치에 도달하는 순간에만 CPG의 신호를 모터로 방출한다.
이 메커니즘을 통해 ZBot은 능동적으로 추진하는 '바우트(bout)' 단계와 관성에 의해 미끄러지는 '글라이드(glide)' 단계가 교차하는 간헐적 수영 리듬을 형성한다. vSPN은 CPG가 생성한 기본 리듬 위에서 꼬리의 굴곡 각도를 실시간으로 조정하여 수영 방향을 결정한다. 연구팀은 꼬리 진동 주파수, 진폭, 바우트 게이트 임계값을 조정하여 저속 직선 수영, 일반 회전, J-턴과 같은 제브라피시의 복잡한 기동을 정확하게 복제했다. 또한 망막 입력 정보를 모터 출력으로 변환하는 엔드투엔드 프레임워크를 구축하여, 실제 ZBot과 디지털 트윈인 simZFish 모두에서 시각 유도 광운동 반응(optomotor response)을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유체 점도 변화에 따른 레이놀즈 수와 이동 성능 분석
연구팀은 유체 점도를 조절하여 다양한 크기의 수생 생물이 처한 물리적 환경을 모사하고 ZBot의 성능을 측정했다. 첫 번째 환경인 일반 물(1 cP)에서는 레이놀즈 수(Re)가 64,000에서 160,000 사이로 나타나 관성력이 지배적인 영역에서 작동했다. 두 번째 환경인 중점성 유체(213.9 cP, 과일 토핑 시럽 수준)에서는 레이놀즈 수가 37.4에서 448.8로 낮아져 중간 흐름 영역을 형성했다. 세 번째 환경인 고점성 유체(457.0 cP, 클렌징 오일 수준)에서는 레이놀즈 수가 1.0에서 87.5 사이로 떨어지며 점성 지배 영역에 근접했다.
유체 점도의 증가는 ZBot의 전진 거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고점성 유체에서의 이동 거리는 일반 물 대비 1/30 수준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이는 레이놀즈 수가 낮아질수록 물체가 받는 점성 저항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반면 회전 성능은 점도 변화에 관계없이 안정적인 수치를 유지했다. ZBot의 바우트당 회전 각도는 일반 물에서 약 60도, 고점성 유체에서 약 45도로 측정되어, 유체 역학적 특성이 관성 지배에서 점성 지배 영역으로 전환되어도 방향 전환 능력은 크게 훼손되지 않음을 입증했다.
유체 역학을 넘어선 액추에이터 효율 가설의 실체
연구팀은 간헐적 수영이 연속 수영보다 모든 속도 영역에서 에너지 소비를 줄인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그 원인을 '액추에이터 효율 가설'로 설명했다. 기존의 유체 역학 가설은 활강 단계에서 꼬리를 직선으로 유지해 항력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라고 보았으나, 본 연구는 전기에너지가 물리적 운동으로 전환되는 내부 효율에 주목했다. 로봇의 서보모터와 생물학적 근육은 부하가 너무 낮거나 높을 때보다 적절한 중간 부하 상태에서 효율이 극대화되는 '역U자형 효율 곡선(inverted U-shaped curve)'을 가진다.
저속 수영 시 연속 수영 방식을 사용하면 모터는 지속적으로 저부하 상태에 놓이게 되며, 이는 전력 소모 대비 추진력 전환 비율이 매우 낮은 저효율 구간에서 작동함을 의미한다. 반면 간헐적 수영의 바우트 단계에서는 짧고 강한 추진력을 생성하여 모터에 일시적으로 높은 부하를 가하며, 이때 모터는 역U자형 곡선의 정점인 고효율 부하 범위 내에서 작동한다. 이후 글라이드 단계에서는 모터 작동을 완전히 멈춰 대기 전력 누수를 차단한다. 결과적으로 간헐적 수영은 저효율 구간의 작동 시간을 제거하고 고효율 구간만 선택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전체 시스템의 전력 소비를 낮춘다. 다만, 이러한 주기적 휴지기로 인해 간헐적 수영의 최대 속도는 연속 수영의 약 60% 수준으로 제한된다.
수중 로봇 에너지 최적화를 위한 구동 주기 설정 기준
수중 로봇 설계자는 배터리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외형적인 유선형 설계뿐만 아니라 구동기의 부하-효율 곡선을 고려한 제어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특히 환경 모니터링과 같이 최대 속도보다 운용 시간 연장이 중요한 임무에서는 간헐적 수영 전략의 채택이 필수적이다. 카르복시메틸 셀룰로오스 나트륨염을 섞은 고점성 유체 환경과 같은 저레이놀즈 수 영역에서는 연속적인 구동이 모터에 과도한 부하를 주거나 저효율 구간 작동을 유발하여 배터리를 빠르게 소모시키기 때문이다.
에너지 최적화를 위한 구체적인 설계 기준은 사용되는 액추에이터의 효율이 최대가 되는 '중간 부하 영역'을 산출하고, 능동 추진(bout) 시의 부하량이 이 지점에 머물도록 동작 주기를 설정하는 것이다. 설계자는 모터의 역U자형 효율 곡선을 분석하여, 1회 바우트 시 가해지는 토크와 전력 소비량이 효율 정점에 위치하도록 진폭과 주파수를 조정해야 한다. 이후 글라이드 구간의 길이를 조절하여 목표 속도와 에너지 소비 사이의 트레이드오프를 최적화한다. 이러한 구동 주기 설정 기준을 적용하면 하드웨어 변경 없이 소프트웨어 제어만으로도 수중 로봇의 실전 배치 운용 시간을 유의미하게 연장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