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에서는 AI 인프라의 진화와 성능 평가 체계의 혼란을 짚어봅니다.
구글이 개발자가 자율형 AI(AI agents)를 더 쉽게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 'Anti-Gravity 2.0'을 선보였습니다. 특히 Tmux나 VPS 같은 가상 서버 환경을 활용해, 여러 AI가 협업하는 작업 흐름(multi-agent workflows)이 중단 없이 지속적으로 작동하게 하는 방식에 집중했습니다. **이제 AI는 단순한 응답기를 넘어 스스로 일하는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과학 분야에서는 Isomorphic이 자동화 실험실을 구축했습니다. 사람이 일일이 수행하던 수작업 병목 현상을 제거해, 새로운 물질이나 약물을 발견하는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겠다는 전략입니다.
하지만 AI 성능을 측정하는 기준에는 심각한 투명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Braintrust의 분석에 따르면, 어떤 시험지를 쓰느냐에 따라 코딩 성능 결과가 천차만별로 나타납니다. **성능 지표가 곧 정답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모델 개발사들이 평가 방식을 모호하게 공개하는 상황에서, 구글 딥마인드는 범용 인공지능(AGI)으로 가는 경로를 더 정확히 측정하기 위해 외부 참여형 성능 시험(crowdsource benchmarks) 방식을 도입했습니다.
운영과 비용 측면의 움직임도 빠릅니다. 앤스로픽은 향후 모델 학습에 필요한 막대한 컴퓨팅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스페이스X의 Colossus를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한편, 제미나이 3.5 Flash는 출력 토큰 가격이 인상된 반면, Qwen 3.7-Max는 학습 비용을 크게 낮추는 데 성공했습니다.
기업 내부의 진통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많은 대기업이 생성형 AI 팀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정의하지 못해 조직 내 마찰을 겪고 있으며, 이는 결국 귀한 기술 인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술 도입보다 조직 설계가 더 큰 숙제가 된 셈입니다.**
01코딩 대신 지시만 한다 — 구글이 바꾼 AI 개발 환경
구글이 소프트웨어 개발의 근본을 바꾸고 있다. 기존의 VS Code 같은 코드 편집기 중심 환경에서 벗어나, 자율형 AI(agent) 중심의 허브를 도입했다. 이제 개발자는 일일이 코드를 치는 대신 AI 에이전트에게 방향을 지시하는 방식으로 일한다. 특정 프로젝트 내에서 웹사이트 전체를 만들어달라고 명령만 내리면 된다. 개발자의 역할이 '작성자'에서 '감독관'으로 완전히 바뀐 셈이다.
이런 통합 관리(orchestration)의 위력은 복잡한 시스템을 구축할 때 극명하게 드러난다. 구글은 93개의 하위 에이전트를 동원해 운영체제(OS) 핵심 프레임워크를 바닥부터 설계했다. 수개월이 걸릴 작업을 단 12시간 만에 끝냈고, 비용은 1,000달러 미만이었다. 결과물로 고전 게임 '둠(Doom)'을 구동하며 성능까지 입증했다. 수십 명의 엔지니어가 매달리던 설계 작업이 AI 군단의 효율적인 협업으로 대체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진입 장벽은 더 낮아졌다. 제미나이 스파크(Gemini Spark)를 통해 OpenClaude나 Hermes Agent 같은 에이전트를 구글 클라우드에 클릭 한 번으로 바로 배포할 수 있다. 가상 머신이나 로컬 서버를 직접 설정할 필요가 없다. 이 에이전트들은 구글 생태계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이메일 답장을 구글 스프레드시트로 자동 변환하는 식의 복합적인 작업 흐름(workflow)을 처리한다. 여기에 텍스트, 이미지, 오디오, 비디오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올인원' 모델 제미나이 옴니(Gemini Omni)가 더해졌다. 기존에는 이미지를 비디오로 바꾸려면 여러 단계를 거쳐야 했지만, 옴니는 비디오에서 비디오로 즉시 변환이 가능하다. 특히 지도 데이터를 해석해 공간 인지 능력이 반영된 영상을 생성함으로써 AI가 다룰 수 있는 결과물의 영역을 한층 넓혔다.
02AI 코딩 테스트, 도구만 바꿔도 성능 점수가 22% 바뀐다
AI가 코드를 얼마나 잘 짜는지 측정하는 기준이 제각각이다. 어떤 검증 장치(evaluation harness)를 쓰느냐에 따라 성능 결과가 최대 22%까지 널뛰기 때문이다. 기업이 잘못된 테스트 도구를 선택했다가 엉뚱한 모델을 도입하는 실수를 범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 3월 16일 Morph LLM 블로그에 따르면, 주요 모델 6개가 SweetBench Pro 벤치마크에서 비슷하게 작동했음에도 테스트 환경에 따라 성공률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결국 AI 점수는 모델의 실제 실력이 아니라 테스트 설정의 결과물인 경우가 많다. 점수가 곧 실력은 아니다.
이런 변동성 때문에 오픈AI, 앤스로픽, Mistral 같은 개발사가 제공하는 내부 테스트 결과만 믿어서는 안 된다. API를 실제 제품에 적용했다면, 도입 팀이 직접 서비스 특성에 맞는 성능 시험(evals)을 거쳐야 한다. 단순히 정밀도나 재현율 같은 기계적인 머신러닝 지표에 매몰될 게 아니라, AI가 사용자가 원하는 문제를 실제로 해결했는지 보는 '기능적 성능'에 집중해야 한다. 결국 정답은 실제 사용 환경에 있다.
Braintrust 플랫폼은 AI의 품질 관리를 두 가지 축으로 나눈다. 개발 단계의 테스트와 실제 운영 단계의 모니터링, 즉 관측 가능성(observability)이다. 실제 운영 데이터가 다시 테스트 세트로 들어오는 피드백 루프를 만들어 AI 성능을 인간의 판단 기준에 맞추는 방식이다. 여기서 핵심은 비기술직 도메인 전문가의 참여다. 이들은 AI가 단계별로 어떻게 움직였는지 기록한 행동 기록(agent traces)을 분석해, 단순히 '실패했다'가 아니라 '왜 실패했는지'를 찾아낸다. 현장 전문가가 개입해야 프롬프트와 맥락을 정교하게 다듬어 실전에서도 쓸모 있는 AI를 만들 수 있다. 기술보다 도메인 지식이 품질을 결정한다.
03AI가 설계하고 로봇이 검증한다 — 신소재 발견 속도가 바뀐다
AI가 신약이나 신소재 개발의 판도를 바꾸고 있지만, 결정적인 걸림돌이 있다. 바로 '원자의 세계(world of atoms)', 즉 물리적 실체의 벽이다. 소프트웨어나 수학 같은 디지털 영역에서는 AI가 답을 내놓으면 컴파일러나 논리 증명으로 즉시 정답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물리, 화학, 생물학 같은 자연과학은 다르다. 화면 속 가설이 실제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려면 반드시 실험실에서 물리적 검증을 거쳐야 한다. AI가 상상하는 속도는 빛의 속도인데, 이를 검증하는 물리적 시간은 너무 느리다. 상상은 빠른데 검증이 너무 느린 셈이다. 여기서 심각한 병목 현상이 발생한다.
이 병목을 깨기 위해 Isomorphic은 런던에 자동화 실험실을 구축한다. 현재 이 회사는 초전도체 후보를 포함해 약 20만 개의 신소재 설계도를 보유하고 있다. 에너지 전송이나 컴퓨터 성능을 혁신할 잠재력이 크지만, 기존의 수동 실험 방식으로는 이 방대한 양을 제때 검증할 방법이 없다. Isomorphic은 검증 과정을 자동화해 디지털 설계도가 실제 샘플로 구현되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려 한다. AI가 생성하는 속도에 맞춰 검증 속도를 끌어올려 수십만 개의 후보군을 빠르게 걸러내겠다는 전략이다. 이제 검증이 AI의 속도를 따라잡는다.
이번 행보는 이른바 '자율 순환 발견 시스템(closed loop automated discovery)'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가설을 세우는 AI와 이를 검증하는 자동화 실험실을 하나의 통합 유닛으로 묶는 모델이다. 사람이 일일이 샘플을 시험관으로 옮길 필요가 없다. 시스템이 물리적 실험 결과를 즉시 AI에게 피드백하고, AI는 이를 바탕으로 다음 설계도를 수정한다. 물리적 실패와 성공을 실시간으로 학습하며 스스로 진화하는 구조다. 느리고 고단했던 기존의 시행착오 방식이 고속 산업 파이프라인으로 변모하는 지점이다. 과학적 발견이 '노동'에서 '공정'으로 바뀐다.
04노트북 꺼도 AI는 며칠씩 일한다 — 가상 서버로 옮겨간 개발 환경
이제 AI 에이전트가 며칠 동안 쉬지 않고 일할 수 있게 됐다. 사람이 노트북 전원을 켜두거나 충전기를 꽂아둘 필요가 없다.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소프트웨어 제작을 자동화하는 '자율형 AI 개발자(agentic engineers)'들은 이제 작업 환경을 개인 노트북에서 가상 전용 서버(VPS)로 옮기는 추세다. VPS는 사용자의 컴퓨터 상태와 상관없이 원격에서 항상 작동하는 서버다. 하드웨어 리스크가 사라진다. 노트북 배터리가 다 되거나 갑자기 고장 나더라도, 서버 위에서 돌아가는 AI의 개발 작업은 중단 없이 계속된다. 고가의 장비를 맞출 필요 없이, 복잡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며칠씩 AI를 돌릴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된 것이다.
이런 원격 작업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개발자들은 Tmux라는 터미널 다중화 도구를 쓴다. 하나의 창에서 여러 개의 터미널 세션을 동시에 띄울 수 있는 도구다. 단축키 몇 번으로 화면을 격자 형태로 쪼개어 여러 창을 동시에 띄운다. 이를 통해 서로 다른 AI 에이전트들이 하나의 프로젝트 내에서 각기 다른 기능을 개발하거나, 완전히 다른 프로젝트 여러 개를 동시에 처리하는 '다중 자율형 AI 작업 흐름(multi-agent workflow)'이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Codex-yolo를 여러 개 실행해 코드의 여러 부분을 동시에 수정하게 함으로써 개발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식이다.
이 조합의 핵심은 '지속성'에 있다. 노트북을 덮으면 모든 프로세스가 종료되는 로컬 환경과 달리, Tmux는 사용자가 접속을 끊어도 세션을 그대로 유지한다. 개발자가 잠든 사이에도 AI는 3D 슈팅 게임을 처음부터 끝까지 만드는 것 같은 장기 프로젝트를 묵묵히 수행한다. 모든 작업이 원격 서버에서 이뤄지므로, Terminus 같은 앱을 이용해 스마트폰으로도 언제든 접속해 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AI 코딩이 불안정한 개인 PC 수준을 넘어, 하드웨어 제약 없이 24시간 돌아가는 견고한 시스템으로 진화한 셈이다.
05AI 개발, 데이터 전문가에게만 맡기면 제품이 안 나온다
전통적인 기업들이 AI 도입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이유는 엉뚱한 사람에게 책임을 맡기기 때문이다. CEO나 CIO는 보통 생성형 AI 프로젝트를 기존의 머신러닝이나 데이터 사이언스 팀에 넘긴다. 'AI'라는 이름표가 붙어 있으니 당연히 그들이 적임자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치명적인 실수다. 실제 제품과 사용자를 가장 잘 아는 사람들과, 특정 목표를 수행하도록 설계된 자율형 AI(AI agents)를 만드는 개발진 사이에 거대한 벽을 세우는 꼴이기 때문이다.
가장 큰 착각은 자율형 AI를 기존의 예측 모델(predictive model)처럼 다루는 것이다. 예측 모델은 주로 트렌드를 전망하거나 데이터를 분류하는 데 쓰인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는 기술적 지표로 모델의 정확도를 측정하는 전문가지만, 실제로 작동하는 AI 서비스를 만드는 것은 수학 공식이 아니라 소비자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 가깝다. 머신러닝 엔지니어에게만 일을 몰아주면 정작 필요한 다양한 관점이 사라진다. 비전문가의 요구사항을 실제 기능으로 구현해낼 제품 매니저(PM), 애플리케이션 엔지니어, 시스템 엔지니어의 역할이 배제되기 때문이다.
생성형 AI 프로젝트가 성공하려면 특정 기술 부서가 아니라 다양한 직군이 모인 팀이 필요하다. 물론 오픈소스 모델을 특정 용도에 맞게 미세 조정(fine-tuning)하는 과정에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 하지만 그들만으로는 완결된 제품을 만들 수 없다. 다양한 엔지니어링 직군이 섞이지 않으면 AI의 요구사항을 제품에 즉각 반영할 방법이 없다. 이제 조직 구조를 '데이터 사이언스 프로젝트'에서 '교차 기능 제품 팀(cross-functional product team)'으로 바꿔야 한다. 그래야 AI가 단순한 기술 실험을 넘어, 실제 소프트웨어와 업무 흐름(workflow)에 녹아든 진짜 도구가 된다.
06AI 성능 지표는 믿지 마라 — 검증 불가능한 '마케팅 숫자'의 함정
AI 개발사들은 신모델을 내놓을 때마다 이전 버전이나 경쟁사보다 뛰어나다는 성능 차트를 함께 공개한다. 기업이 어떤 모델을 도입할지 결정할 때 이 차트는 절대적인 기준이 된다. 하지만 문제는 이 수치들을 외부에서 검증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과학적 지표여야 할 성능 기준(benchmark)이 사실상 마케팅 문구로 전락했다. 사용자는 재현 가능한 사실이 아니라 개발사의 말만 믿어야 하는 상황이다.
핵심은 모델의 지능과 능력을 측정하는 구체적인 시험 방식이 비밀에 부쳐져 있다는 것이다. 최종 점수는 공개하지만, 그 점수를 내기 위해 모델을 어떻게 설정했는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특히 성능 시험을 실행하는 기술적 설정과 운영 방식(orchestration and facilitation)을 숨기는 경우가 많다. 설정 옵션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어떻게 환경을 구성하느냐에 따라 결과값이 크게 달라진다. 결국 높은 점수가 모델의 진짜 실력인지, 아니면 정교하게 설계된 시험 환경의 결과인지 구분할 길이 없다.
이런 불투명성은 AI 산업 전체의 시스템적 결함으로 이어진다. 평가 과정이 투명하지 않으면 기술 진보를 추적하는 성능 순위표(leaderboard)는 시간이 갈수록 무용지물이 된다. 외부 검증을 위한 데이터 제공보다 '보기 좋은 차트'를 만드는 데 더 집중하는 문화가 고착됐기 때문이다. 개발사와 기업 입장에서는 치명적이다. 개발사의 비밀 시험 환경에서는 완벽했던 도구가 실제 업무 현장에서는 엉뚱하게 작동하거나 효율이 급락하는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07AI의 '성격'까지 분석한다 — 딥마인드가 게임으로 지능을 측정하는 법
범용 인공지능(AGI)의 실제 인지 능력을 측정하는 일은 매우 까다롭다. 폐쇄적인 실험실에서 소수 엔지니어가 매달려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기 때문이다. 구글 딥마인드는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외부 커뮤니티의 집단지성을 빌리기로 했다. AI가 어떻게 사고하는지 평가하는 표준 성능 시험(benchmark)을 함께 만들자는 취지다. 딥마인드는 먼저 10가지의 인지 능력을 정의한 연구 논문을 발표하고, 그중 5개 분야를 중심으로 해커톤을 개최했다. 기업 내부의 편향된 시각을 걷어내고, 더 포괄적이고 객관적인 지능 측정 도구를 구축하겠다는 계산이다. 관점의 다양성이 곧 측정의 정확도로 이어진다.
이번 평가의 핵심 장치는 '게임 아레나(Game Arena)'다. AI 모델을 다양한 게임 환경에 투입해 특정 인지 능력을 분리해 분석하는 특수 검증 장치다. 단일 시험지 대신 여러 종류의 게임을 활용해 AI의 사고방식을 정밀하게 파고든다. 예를 들어, '마피아 게임(Werewolf)'으로는 AI가 상대를 얼마나 잘 속이는지(기만 능력)를 측정하고, '포커'로는 무작위 상황에 대응하는 전략과 속임수를 분석한다. '체스'는 전반적인 머신러닝 성능을 확인하는 용도로 쓴다. 게임을 단순한 오락이 아닌 정밀한 진단 도구로 바꾼 셈이다. 복잡한 사회적 상호작용과 전략적 판단을 수치화한 결과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테스트를 통해 AI 모델마다 뚜렷한 '성격'이 드러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포커 게임에서 Grok은 매우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며 빈번하게 '올인'을 선택했다. 반면 다른 모델들은 극도로 보수적인 모습을 보였으며, 최신 세대 모델 중 일부는 위험을 지나치게 회피하는 바람에 오히려 포커 실력이 퇴보하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이러한 행동 차이는 AI의 설계 구조가 불확실성과 리스크를 어떻게 처리하는지를 보여주는 핵심 데이터가 된다. 딥마인드는 평가 과정을 공개하고 게임화함으로써, 자율형 AI(agent)가 실제 업무에 투입되기 전 그 인지적 한계를 투명하게 파악할 수 있는 경로를 마련했다. 이제 AI의 성능은 정답률이 아니라 '행동 양식'으로 증명된다.
08더 똑똑한 AI가 더 빨리 나온다 — 앤스로픽, 스페이스X의 거대 연산 자원 확보
앤스로픽이 스페이스X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AI 개발 능력을 대폭 강화한다. 차세대 대규모 AI 모델 학습에 필수적인 인프라, 즉 '디지털 연료'라 할 수 있는 막대한 연산 능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연구 개발 주기가 획기적으로 단축된다. 모델 설계부터 최종 배포까지의 과정이 빨라지면서, 사용자는 더 진보된 AI 기능을 이전보다 훨씬 빠르게 경험하게 된다.
이번 협력의 핵심은 Colossus 1과 Colossus 2라는 거대 연산 클러스터(computing clusters)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한 서버가 아니라, 현대 AI 학습에 필요한 방대한 데이터와 복잡한 수학 연산을 처리하기 위해 설계된 초거대 프로세서 집합체다. 앤스로픽은 딥러닝의 극심한 연산 요구량을 감당할 하드웨어를 확보했다. 특히 지난 6월부터 두 클러스터를 모두 활용하며 학습 환경의 규모를 최대로 확장했다.
AI 업계의 핵심 전쟁터는 결국 '연산 자원(compute)' 확보 싸움이다. 누가 더 많은 처리 능력을 가졌느냐가 승패를 가른다. 일반 사용자에게도 이는 매우 중요하다. AI의 추론 능력과 품질은 학습에 투입된 하드웨어 규모에 정비례하기 때문이다. 앤스로픽은 스페이스X의 Colossus 시스템을 통해 생산 공정의 최대 병목 구간을 제거했다. 이제 더 크고 복잡한 구조의 모델을 실험할 수 있게 됐으며, 이는 곧 전문 업무와 창의적 작업에서 더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AI 도구의 탄생으로 이어진다.
09AI가 쓰는 글값 3배 뛰었다 — 제미나이 3.5 Flash의 가격 인상
구글의 최신 경량 AI 모델인 제미나이 3.5 Flash를 통해 대량의 텍스트를 생성하는 비용이 갑자기 크게 올랐다. AI에게 전달하는 정보인 입력 토큰(input tokens) 비용은 100만 토큰당 1.5달러로 비교적 낮게 유지되지만, AI가 만들어내는 결과물인 출력 토큰(output tokens) 가격이 급등했다. 구체적으로 출력 토큰 비용은 100만 토큰당 9달러로, 이전 모델인 제미나이 3 Flash의 3달러보다 3배나 비싸졌다. 대량의 콘텐츠 생성을 위해 이 모델을 사용하는 기업과 개발자들은 이제 AI가 쓰는 모든 단어에 대해 3배의 운영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비용 부담이 현실화됐다.
효율성을 강조한 '플래시(Flash)'라는 이름의 경량 모델임에도 이런 가격 인상이 단행됐다. 성능만 놓고 보면 제미나이 3.5 Flash는 매우 강력하다. 높은 지능과 빠른 응답 속도를 동시에 갖췄기 때문이다. 문제 해결 능력과 데이터 이해도를 측정하는 다양한 성능 시험(benchmark)에서도 인상적인 결과를 냈다. 덩치가 더 크고 느린 이전의 최상위 모델 제미나이 3.1 Pro의 점수에 거의 근접한 수준이다. 텍스트와 이미지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동시에 처리하는 멀티모달 이해 능력 역시 여전히 경쟁력이 높다.
하지만 높아진 비용 때문에 가성비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 속도와 지능은 훌륭하지만, 업계 최고 수준의 성능에는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코딩 같은 전문 영역에서는 클로드 Opus 4.7이나 GPT 5.5가 여전히 우위에 있다. 코딩 분야에서 압도적인 기준을 제시하지 못한 상황에서 출력 비용만 가파르게 올린 것은 '경제적인 선택지'라는 매력을 떨어뜨린다. 결국 제미나이 3.5 Flash는 성능 좋고 빠른 도구지만, 이전보다 훨씬 많은 비용을 들여야 하는 애매한 중간 지점에 놓이게 됐다.
10테트리스 봇 학습에 단돈 1.32달러 — AI 전문 도구의 진입장벽이 무너졌다
특정 작업에 특화된 AI를 만드는 비용이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이제 고성능 AI는 소수 거대 기업의 전유물이 아니다. 최근 Qwen 3.7-Max가 보여준 학습 효율성은 정교한 성능 구현에 반드시 천문학적인 예산이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이제 업계의 관심은 '누가 더 많은 컴퓨팅 자원을 가졌는가'가 아니라 '누가 더 효율적인 모델 구조를 설계했는가'로 옮겨갔다. 자본력만으로 가능했던 특수 목적 AI 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가장 상징적인 사례는 고전 게임 테트리스를 마스터하는 봇의 탄생이다. 보통 AI가 데이터를 반복 학습하며 의사결정 방식을 익히는 과정에는 막대한 비용이 든다. 하지만 Qwen 3.7-Max는 단돈 1.32달러로 테트리스 자율형 AI(agent)를 학습시키는 데 성공했다. 기존 기준점(benchmark) 대비 학습 비용을 56%나 절감한 수치다. 고성능 AI 시스템의 필수 조건으로 여겨졌던 방대한 연산 자원과 비용 없이도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결과다.
다른 최첨단 모델들과 비교하면 Qwen 3.7-Max의 경제성은 더욱 압도적이다. DeepSeek V4나 Claude Opus 4.6 같은 하이엔드 모델과 직접 비교했을 때, 투입 비용 대비 성능 면에서 가장 효율적인 선택지로 나타났다. 이는 AI 개발의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기업과 연구자들은 이제 기존 비용의 극히 일부만으로 고성능 봇을 배포하고, 빠르게 테스트하며 수정할 수 있다. 비용 부담 때문에 혁신을 망설여야 했던 리스크가 사라진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