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의 한 컨퍼런스 홀.

개발자들이 모여 Claude Code(코딩 보조 도구)의 작동 방식을 토론하며 화면을 응시하고 있다.

이런 협업의 풍경은 곧 완전히 바뀐다.

기업가치 9500억 달러와 모델 배포 전략

Anthropic은 현재 수백억 달러 규모의 투자 라운드를 진행 중이다. 이번 라운드가 완료되면 기업가치는 약 950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반면 OpenAI는 지난 3월 라운드에서 8540억 달러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비즈니스 고객들의 선호도 변화가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2025년 5월 이후 Anthropic의 비즈니스 시장 점유율은 4배 증가하며 OpenAI를 앞지르는 양상을 보인다.

제품 전략의 핵심 인물로는 Cat Wu(클로드 코드 및 코워크 제품 책임자)와 Boris Cherny(기술 스태프 및 클로드 코드 제작자)가 꼽힌다. 이들은 클로드를 단순한 정보 제공용 챗봇에서 전문적인 코딩 도구로 진화시켰다. 모델 출시 속도 역시 가속화되고 있다. Anthropic은 지난해 최소 6개의 모델을 출시했으며 올해도 비슷한 수의 모델을 내놓았다.

그러나 모든 모델이 일반에 공개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 4월 시작된 Glasswing(사이버 보안 모델 배포 프로젝트)이 대표적이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Mythos(코드 취약점 분석 모델)라는 사이버 보안 전용 모델이 공개되었다. 주목할 점은 이 모델이 일반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고 Amazon, Apple, CrowdStrike(엔드포인트 보안 기업), Microsoft 등 소수의 파트너사에게만 제공되었다는 사실이다. 개발팀은 이 모델이 너무 강력해 악의적인 사용자에 의해 무기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동기식 개발에서 선제적 자동화로의 전환

예전의 AI는 사용자가 질문을 던지면 답을 하는 동기식 개발 환경에 머물렀다. 이제는 사용자가 설정한 루틴에 따라 고객 지원 티켓에 응답하는 식의 자동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반면 Anthropic이 그리는 다음 단계는 선제적 대응이다. Claude(클로드)가 사용자의 작업 내용을 스스로 이해하고, 필요한 자동화 설정을 사용자가 요청하기 전에 미리 구축하는 방식이다.

개발자가 체감하는 역할의 변화는 관리자로의 전환이다. 과거에는 사람이 직접 코드를 작성하고 검토했다면, 앞으로는 수많은 에이전트(특정 임무를 수행하는 AI 프로그램) 군단을 관리하는 형태가 된다. 이는 사람을 관리하는 매니저의 역할과 유사하다. 에이전트가 왜 실수를 했는지, 지시 사항을 오해했는지, 혹은 요청이 불충분했는지를 디버깅(프로그램의 오류를 찾아 수정하는 과정)할 수 있는 도메인 지식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팀의 규모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단순 반복적인 업무나 인턴 수준의 작업은 에이전트가 대체한다. 반면 인간은 이메일 응답 같은 지루한 작업에서 벗어나 더 창의적인 구축 작업에 시간을 할애하게 된다. 이는 AI가 도구에서 동료로, 다시 관리 대상인 인력으로 진화하는 과정이다.

AI는 이제 답을 주는 도구를 넘어 사용자의 의도를 앞지르는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