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ts

30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한 Encore AI는 기업의 고객 상호작용 데이터를 분석해 AI 음성 에이전트를 훈련하고 배포하는 플랫폼을 운영한다. 이번 라운드는 Team8이 주도했으며 Planven, Lukatz, Garage를 비롯해 일부 은행과 보험사가 참여했다. 특히 투자에 참여한 금융기관 중 일부는 제품을 먼저 사용해 본 뒤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2022년 '인사이트 IO(Insait IO)'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이 회사는 초기에는 금융 상담사와 관계 관리자를 위한 추천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이후 Encore AI로 사명을 변경하며, 직원과 고객 간의 대화를 분석해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진 접근 방식을 식별하고 이를 AI 에이전트 학습에 활용하는 시스템으로 확장했다. CEO 드비르 긴즈버그(Dvir Ginzburg)는 이를 통해 조직 내 숙련된 직원들이 사용하는 '플레이북(playbook)'의 가장 강력한 부분을 AI가 그대로 활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핵심 기술인 '인터랙션 마이닝(interaction mining)'은 통화 녹음, 이메일, 텍스트 메시지를 수집해 CRM(고객 관계 관리) 시스템과 연결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플랫폼은 고객 상호작용을 단계별로 나누어 대화의 어느 부분이 프로세스를 진전시켰는지, 혹은 어디서 실패했는지를 찾아낸다. 이렇게 학습된 에이전트는 고객과 직접 음성이나 텍스트로 소통하거나, 직원 곁에서 실시간으로 적절한 응답과 전술을 추천하는 어시스턴트 역할을 수행한다.

현재 40개 이상의 글로벌 기업 고객을 확보했으며, 이들 대부분은 금융기관이다. 구체적인 매출액과 기업 가치는 공개하지 않았으나, 18개월 전 시드 라운드 투자 이후 연간 반복 매출(ARR)이 5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market-flow

금융기관이 주요 채택처로 부상한 점은 AI 에이전트의 신뢰도와 정교함이 중요한 산업일수록 '검증된 인간의 대화 데이터'에 대한 수요가 높음을 보여준다. 단순히 LLM(대규모 언어 모델)의 일반적인 지식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성공 사례가 담긴 내부 플레이북을 데이터화해 이식하는 방식이 금융권의 보수적인 채택 기준을 충족시킨 결과로 풀이된다.

경쟁 구도는 데이터 보유량을 앞세운 대형 CRM 제공사들과의 대결로 압축된다. 세일즈포스(Salesforce), SAP, 조호(Zoho), 허브스팟(HubSpot) 같은 기업들은 이미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어 유사한 AI 기능을 구축할 잠재력이 크다. 하지만 Encore AI 측은 데이터 접근 권한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주장한다.

기존 벤더들이 Encore AI처럼 과거의 고객 대화 기록을 에이전트의 기초로 삼으려면 구현 스택과 기술 스택 전체를 완전히 뜯어고쳐야 한다는 논리다. 즉, 대형 CRM 기업들이 대화 이력을 단순한 기록(Log)이 아닌 학습 가능한 데이터 포인트로 활용하는 프로세스로 전환하는 속도가 Encore AI의 시장 방어력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reader-impact

AI 에이전트 도입을 검토하는 실무자가 주목할 점은 에이전트의 성능 개선 방향이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에서 '상호작용 데이터 마이닝'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는 AI에게 어떻게 행동하라고 지시하는 방식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실제 성과를 낸 직원의 대화 패턴을 추출해 학습시키는 방식이 실질적인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단순한 데이터 보유보다 중요한 것은 그 데이터를 어떻게 '성공과 실패'의 단위로 쪼개어 학습시키느냐 하는 분석 체계다. 한국 기업들이 AI 고객 응대 시스템을 구축할 때, 단순히 매뉴얼을 학습시키는 것을 넘어 실제 고성과자의 통화 기록과 CRM 데이터를 결합해 '성공 경로'를 추출하는 파이프라인을 갖췄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향후 관찰 신호는 대형 CRM 벤더들이 대화 이력을 기반으로 한 자동 학습 기능을 기본 제품군에 통합하는 시점이다. 만약 CRM 기업들이 기술 스택 전환을 완료해 인터랙션 마이닝 기능을 내재화한다면, 별도의 특화 솔루션을 도입하는 비용 대비 효율성을 다시 계산해야 하는 시점이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