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00만 달러 시드 투자와 거물급 인사들의 합류

기업이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만들 때 가장 큰 고민은 인건비다. 개발자 투입량이 늘수록 작업 속도는 빨라지지만 비용도 함께 증가하기 때문이다. 인포시스(Infosys)의 전 CEO 비샬 시카(Vishal Sikka)는 이 고비용 구조를 해결하기 위해 행텐 시스템즈(Hang Ten Systems)를 설립하고, 시작과 동시에 3,200만 달러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는 메이필드(Mayfield)가 주도했으며, 아람코 벤처스(Aramco Ventures)와 여러 엔젤 투자자가 참여했다. 특히 야후(Yahoo)의 공동 창립자인 제리 양(Jerry Yang)이 이사회 멤버로 합류하며 경영진의 무게감을 더했다.

행텐 시스템즈는 설립 한 달 만에 지멘스 가메사 리뉴어블 에너지(Siemens Gamesa Renewable Energy)와 프레제니우스(Fresenius)를 고객사로 확보했다. 현재 글로벌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엔지니어링, 영업, 리더십 전 분야에서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분석 도구 VianAI를 넘어 소프트웨어 직접 구축으로 확장

비샬 시카가 이전에 세운 VianAI는 기업의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돕는 AI 애플리케이션과 분석 도구에 집중했다. 반면 행텐 시스템즈는 에이전틱 코드 생성(AI 에이전트가 스스로 코드를 짜는 방식)과 재사용 가능한 AI 기술을 중심으로 소프트웨어를 직접 구축하고 운영하는 실행 단계로 서비스 영역을 넓혔다. AI가 분석 보고서를 쓰는 수준을 넘어 실제 작동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역할을 수행한다.

비즈니스 모델 역시 인력을 늘려 규모를 키우는 기존 IT 서비스의 선형적 확장 방식에서 벗어난다. 메이필드는 행텐 시스템즈가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마다 '레버리지(적은 자원으로 더 큰 결과물을 만드는 효율)'가 성장하도록 설계되었다고 설명했다. 특정 산업의 전문 지식과 한 번 구축한 AI 기술을 다른 프로젝트에 재활용해 작업 속도를 높이는 구조다. 사람이 늘어날수록 비용이 뛰는 구조에서, AI가 학습한 기술과 코드가 자산으로 쌓여 효율이 극대화되는 자동화 모델을 지향한다.

AI 네이티브 방식으로 IT 서비스의 비용 구조 혁신

이러한 모델 전환은 현재 IT 서비스 시장의 거대한 변화 흐름과 맞물려 있다. 제프리스(Jefferies)의 분석가들은 AI로 인해 IT 서비스 분야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인포시스는 AI 우선 서비스(AI-first services)가 2030년까지 3,000억~4,000억 달러 규모의 시장이 될 것이라며 성장의 기회로 정의했다.

행텐 시스템즈는 'AI 네이티브 프로젝트 전달 방식(AI-native project delivery)'을 통해 소프트웨어를 끊임없이 만들고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단순히 초기 코드를 생성하는 수준을 넘어, 기업이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거나 오류를 수정하고 이를 실제 서버에서 안정적으로 돌리는 운영 단계까지 AI가 전담하게 한다.

이는 사람이 직접 코드를 수정하고 서버를 운영하던 단계를 AI 자동화로 대체해 기업의 소프트웨어 관리 비용을 낮추려는 시도다. AI 에이전트 기반의 자동화 모델이 실제 현장에서 어느 정도의 비용 절감을 가져오느냐가 향후 IT 서비스 산업의 모델 전환 가능성을 결정한다.

결국 인력 중심의 SI 모델이 AI 에이전트 기반으로 전환될 수 있을지는 실제 현장에서 증명될 비용 절감 수치가 결정한다. 소프트웨어 구축의 핵심 가치가 인건비 관리에서 AI 자산 관리로 옮겨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