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금과 참여 투자자가 보여주는 신호

900만 달러의 시드 투자가 칩의 발열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에 모였다. AI 연산량이 늘며 뜨거워지는 반도체 칩의 열 효율을 높이려면 기존에 없던 신소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Discovered Materials는 여러 AI 프로그램이 팀처럼 협력하는 AI 에이전트 군단을 투입해 이 소재를 찾는다.

이번 투자는 Y Combinator(초기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를 거친 후 Lightspeed India Partners와 Peak XV Partners, 그리고 폴 그레이엄을 포함한 엔젤 투자자들을 통해 이뤄졌다. 전기 신호를 처리하는 아주 작은 회로 묶음인 집적 회로를 더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한 자금 확보에 성공한 셈이다.

수백 개의 신소재 예시와 함께 Material Discovery Bench라는 평가 도구도 공개했다. 최신 AI 모델들이 소재 발굴이라는 과제를 얼마나 잘 수행하는지 추적하기 위해 설계한 기준점이다. AI가 실제로 유용한 소재를 찾아내는 능력을 객관적으로 측정하려는 목적이다.

기술이 실제로 작동하는 방식

하루 20건 수준이었던 가설 검증 횟수가 하루 수천 건으로 급증했다. 커스텀 하네스(특정 목적에 맞게 설계한 AI 실행 환경) 내에서 Anthropic 모델이 소재 리드, 즉 유망한 후보 물질을 먼저 생성하는 것이 시작이다. 이어 자체 훈련한 기초 물리 모델(물리 법칙을 학습해 물질의 성질을 예측하는 AI)이 시뮬레이션을 실행해 해당 후보가 실제로 가치가 있는지 검증하는 소프트웨어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다. 연구자가 일일이 가설을 세우고 실험하던 과정을 AI가 후보 생성부터 검증까지 도맡아 처리하는 구조다.

반도체 소재의 열 문제(칩에서 발생하는 열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성능) 해결에 집중하며 시장 차별화를 꾀한다. MatNex, SandboxAQ, CuspAI 같은 경쟁사들이 유사한 AI 소재 발굴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Discovered Materials는 반도체 열 관리라는 특정 영역을 파고드는 것이 성공의 핵심이라고 본다. 이미 주요 칩 제조사가 사용하는 소재의 특성과 일치하는 여러 소재를 발견하며 실질적인 가능성을 확인했다. 광범위한 탐색보다 반도체 산업의 고질적인 발열 문제를 해결하는 좁고 깊은 전략을 택해 상용화 경로를 단축하고 있다.

확인해야 할 핵심 지점

내년까지 특허 가치가 있는 신소재를 확보해 GPU에 직접 적용하거나 칩 제조 공정을 특허화해 라이선싱(기술 사용권을 부여하고 대가를 받는 방식)할 계획이다. 단순히 열을 줄이거나 방출하는 성능만으로는 부족하다. 실제로 공장에서 대량으로 찍어낼 수 있는 제조 가능성과 전기가 흐르는 성질인 전기적 특성이 모두 충족되어야 상업적으로 쓸모 있는 소재가 된다.

AI 모델이 발전하며 후보 물질을 예측하는 속도는 빨라졌지만, 정작 병목은 정확한 필터링과 합성(물질을 실제로 만들어내는 과정) 단계에서 발생한다. 젖은 실험실(wet labs, 화학 물질과 액체를 다루는 실제 실험실)에서 직접 제작하는 과정은 AI가 대신할 수 없다. 아무리 AI가 완벽한 설계도를 그려도 실제 물질을 배합하고 굽는 물리적 시간은 줄일 수 없기 때문이다.

후보 물질의 발견보다 더 어려운 지점은 정확한 필터링이다. AI가 제안한 수많은 후보 중 실제 특성을 만족하는 물질을 골라내는 과정에서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물리적 합성의 한계는 AI가 해결할 수 없는 영역으로 남는다.

AI가 후보 물질을 찾는 속도는 비약적으로 빨라졌으나, 실제 상용화의 성패는 발열 감소 성능, 제조 가능성, 전기적 특성 유지라는 세 가지 물리적 제약을 얼마나 빠르게 통과하느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