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happened?" 지난주 글로리아 콜필드 타비스톡 개발 컴퍼니(Tavistock Development Company, 부동산 개발사) 임원이 플로리다 대학 졸업식 연설 도중 당황하며 내뱉은 말이다. 그는 AI의 부상을 차세대 산업 혁명이라 칭했으나, 객석에서는 즉각적인 야유가 터져 나왔다. 비슷한 시기 애리조나 대학 졸업식에 참석한 에릭 슈미트 전 Google CEO 역시 AI를 언급하는 순간 학생들의 집단적인 반발에 직면했다. 단순히 기술에 대한 거부감을 넘어, 졸업을 앞둔 청년 세대가 마주한 현실적인 불안과 AI라는 도구가 가진 상징성이 충돌하고 있다. 대학가에서 벌어지는 이 현상은 AI가 단순한 기술적 진보를 넘어 사회적 갈등의 중심부로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졸업식장서 터진 집단 야유와 AI 언급의 상관관계
글로리아 콜필드(Tavistock Development Company 부동산 개발사 임원)가 플로리다 대학 졸업식 연설 도중 인공지능(AI)을 언급하자 객석에서 집단적인 야유가 터져 나왔다. 콜필드는 우리가 심오한 변화의 시대에 살고 있으며 이는 흥분되면서도 동시에 위협적일 수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AI의 부상을 다음 산업 혁명이라고 정의한 순간 학생들의 야유는 점점 커졌으며, 연설자가 당혹감을 표하며 상황을 물을 정도로 분위기가 급격히 냉각되었다. 그러나 주목할 점은 콜필드가 몇 년 전만 해도 AI가 우리 삶의 변수가 아니었다고 덧붙이자 이번에는 큰 환호와 박수가 이어졌다는 사실이다. 이는 학생들이 AI라는 기술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강제하는 급격한 변화의 속도와 방향성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에릭 슈미트(전 Google CEO)가 애리조나 대학 연설에서 겪은 상황도 이와 유사한 궤적을 그린다. 슈미트가 학생들에게 앞으로 AI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하자 즉각적인 야유가 쏟아졌다. 그는 AI 에이전트(사용자의 목표를 대신 수행하는 자율형 AI 프로그램) 팀을 구성해 개인이 스스로 해낼 수 없는 일을 완수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누군가 로켓선에 탑승할 자리를 제안한다면 어느 좌석인지 묻지 말고 일단 올라타라고 설득하며 기술적 낙관론을 펼쳤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학생들의 냉소적인 반응을 잠재우지 못했고 야유는 지속되었다. 슈미트의 경우 개인적인 소송 문제로 연설 전부터 일부 학생들의 반발이 있었으나, AI 언급 시점에 발생한 집단적 반응은 기술이 가져올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투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반면 모든 졸업식에서 AI가 배척 대상이 된 것은 아니다. 젠슨 황(Nvidia CEO)은 카네기 멜론 대학 연설에서 AI가 컴퓨팅을 재발명했다고 언급했으나 별다른 야유를 받지 않았다. 이러한 반응의 차이는 AI에 대한 태도가 단순히 기술적 이해도나 연사의 지위보다는 현재의 고용 시장 상황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여론조사 기관 갤럽(Gallup)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15~34세 미국인 중 지역 내에서 일자리를 찾기 좋은 시기라고 답한 비율은 2022년 75%에서 최근 43%로 급락했다. 결국 졸업식장의 야유는 AI라는 도구에 대한 단순한 거부감이라기보다, 고용 불안정성이라는 현실적 공포가 기술적 전환점과 맞물려 폭발한 결과다. 이는 학생들이 느끼는 위기감이 AI라는 특정 기술을 넘어, 그 기술이 가속화하는 고용 구조의 변화로 향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낙관론과 현실의 괴리, 왜 학생들은 AI를 거부하는가
에릭 슈미트 전 구글 CEO는 졸업생들에게 AI 에이전트(특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율적으로 작동하는 AI 시스템) 팀을 구성해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과제를 완수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AI라는 로켓에 올라타는 기회를 놓치지 말고 빠르게 적응하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학생들은 AI가 가져올 기회라는 서사에 동조하는 대신 지속적인 야유로 응답했다. 연설자가 제시한 기술적 가능성이 구직자들에게는 오히려 자신의 입지를 좁히는 위협으로 인식된 결과다.
기술 산업 비평가 브라이언 머천트는 이러한 현상을 두고 AI를 초거대 자본주의의 잔혹한 새 얼굴이라고 정의했다. 연설자들이 AI를 다음 산업 혁명이라는 장밋빛 미래로 포장하는 반면, 실제 취업 시장에 내몰린 20대에게 AI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일자리 증발의 신호로 읽힌다. 머천트는 실업 상태에서 미래를 꿈꾸는 청년들에게 LLM(거대언어모델)에 프롬프트를 입력하는 것 이상의 가치를 찾기 어려운 현실을 지적했다. 기술의 효율성이 자본의 이익으로만 귀결되는 구조 속에서 학생들은 AI를 기회가 아닌 미래 상실의 징후로 받아들인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거부감이 AI라는 기술 자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졸업생 알렉산더 로즈 타이슨은 AI 언급 이전부터 기업 임원들에 대한 상투적인 찬사가 학생들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이는 기술적 낙관론 이전에 기득권 층의 서사와 청년 세대의 현실 사이에 이미 깊은 괴리가 존재했음을 시사한다. 단순히 AI에 대한 공포가 아니라, 성공한 이들이 내뱉는 전형적인 조언 자체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시대적 배경이 작용한 것이다. 학생들에게는 기업가들의 성공 신화보다 당장의 생존이 더 시급한 과제였다.
데이터는 이러한 심리적 위축을 구체적으로 뒷받침한다. 최근 갤럽 조사에서 15~34세 응답자의 43%만이 지역 내 취업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는 2022년의 75%와 비교해 급격히 하락한 수치다. 연설자들이 말하는 AI 에이전트의 생산성 향상은 반면 구직자들에게는 자신의 노동 가치가 빠르게 대체되는 속도로 치환된다. 미래가 이미 결정되었다는 공포와 기계가 일자리를 앗아갈 것이라는 확신, 그리고 자신들이 만들지 않은 혼란스러운 세상을 물려받았다는 박탈감이 기술 낙관론이 설 자리를 완전히 없앴다.
기술 권위주의에 대한 경고와 한국 AI 실무자의 시사점
미국 대학 졸업식장에서 AI를 차세대 산업혁명으로 정의한 연설자들에게 학생들이 집단적으로 야유를 보내는 장면이 포착됐다. 전 구글 CEO 에릭 슈미트는 AI 에이전트(AI Agent, 특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율적으로 작동하는 AI 프로그램)를 통해 개인이 과거에 불가능했던 성취를 이룰 수 있다고 주장했으나 청중의 반응은 냉담했다. 반면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강연에서는 유사한 반발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기술 자체에 대한 거부감보다 기술을 설득하는 방식과 화자의 권위가 충돌했을 때 발생하는 심리적 저항을 보여준다. 특히 15~34세 미국인의 지역 내 취업 긍정 응답률이 2022년 75%에서 최근 43%로 급락한 수치는 AI가 단순한 도구가 아닌 생존의 위협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증명하는 지표다.
기성세대가 반복해서 강조하는 회복탄력성은 기후 변화와 정치적 분열, 일자리 소멸이라는 실존적 위기를 마주한 청년 세대에게 공허한 위로로 작용한다. 에릭 슈미트가 언급한 로켓선에 올라타라는 비유는 기회의 제공처럼 보이지만, 정작 탑승권을 잃어버린 이들에게는 기술 권위주의의 강요로 읽힐 뿐이다. 그러나 많은 AI 실무자들은 여전히 기술의 효율성과 경제적 이득만을 강조하며 사용자를 설득하려는 관성에 머물러 있다. 주목할 점은 사용자가 느끼는 공포의 실체가 LLM(Large Language Model, 거대언어모델)의 성능 미달이 아니라, 자신의 전문성이 단순한 프롬프트 입력자로 전락하는 것에 대한 정체성 상실감이라는 사실이다.
한국의 AI 실무 현장에서도 AI를 단순한 생산성 도구로 치부하며 도입 속도에만 매몰되는 경향이 강하다. 기술적 효율성만을 앞세워 실무자와 사용자 간의 심리적 거리감을 간과할 경우, 모델의 성능과 무관하게 현장의 수용성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반면 기술의 가치를 설득하는 방식이 개발자의 권위나 단순한 비용 절감 논리에서 벗어나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AI 기술의 사회적 수용성은 벤치마크 수치나 데이터 성능만큼이나 세대 간 고용 불안 해소라는 실질적인 고통을 어떻게 분담할 것인가라는 문제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결국 기술의 안착 여부는 모델의 파라미터 규모가 아니라 그 기술이 사회적 정서와 얼마나 공명하느냐에 달려 있다. 단순히 더 빠른 응답 속도나 정확한 추론 능력을 과시하는 방식은 오히려 기술 소외 계층의 반감을 키우고 심리적 단절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러나 정서적 공감과 사회적 안전망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결여된 상태에서의 기술 확산은 기술 권위주의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한국 AI 산업이 진정한 의미의 디지털 전환을 이루기 위해서는 성능 지표 너머의 인간적 가치와 고용 구조의 변화를 함께 설계하는 통합적 관점이 필수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