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ested significantly over many years"
안드로이드 코어 경험 담당 디렉터인 벤 그린우드가 데이터 보안과 프라이버시를 강조하며 던진 말이다. 이 발언은 구글이 야심 차게 준비한 새로운 AI 음성 받아쓰기 기능인 Rambler(램블러)의 출시 배경을 설명한다.
스마트폰에 대고 말을 하다가 갑자기 "아, 아니 2시로 바꿔줘"라고 말을 고치거나, "음", "어" 같은 불필요한 소리를 섞어 쓰는 상황을 떠올려 보자. 예전에는 이런 잡음이 그대로 텍스트로 옮겨져 사용자가 일일이 지워야 했지만, 이제는 AI가 이를 알아서 걸러내고 수정한다.
Rambler의 기능과 출시 일정
Google은 화요일 오전 열린 Android Show: I/O Edition 2026 행사에서 Gboard(구글의 안드로이드용 키보드 앱)에 탑재될 Rambler를 공개했다. 이 기능은 Gemini(구글의 최신 대규모 언어 모델) 기반의 다국어 모델을 사용한다.
주요 기능으로는 필러 워드(말 사이의 불필요한 추임새)인 "음"이나 "아"를 자동으로 제거하는 기능이 포함되었다. 또한 문장 중간에 내용을 수정하는 패턴을 이해한다. 예를 들어 "수요일 오후 3시에 커피숍에서 만나자... 아니, 2시"라고 말하면 최종적으로 2시라는 정보만 정확히 남긴다.
특히 코드 스위칭(한 문장 안에서 여러 언어를 섞어 쓰는 방식)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영어로 말하다가 갑자기 힌디어로 바꿔 말해도 문맥을 놓치지 않고 그대로 받아 적는다. 이는 여러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소통하는 방식을 반영한 것으로, 기존 서구권 받아쓰기 앱들이 빠르게 구현하지 못했던 지점이다. 서비스 적용은 올여름 삼성 갤럭시와 Google Pixel(구글의 스마트폰 브랜드) 기기를 시작으로 다른 안드로이드 기기로 확대될 예정이다.
기본 키보드 탑재가 가져오는 변화
예전에는 AI 받아쓰기를 쓰려면 Wispr Flow(음성 인식 기반 텍스트 변환 도구)나 Typeless(AI 받아쓰기 서비스) 같은 별도의 앱을 찾아 설치해야 했다. 여기에 Willow(음성 인식 AI 도구), Superwhisper(맥 OS용 AI 받아쓰기), Monologue(음성 텍스트 변환 앱), Handy(AI 기반 음성 입력 도구) 같은 서비스들이 잇따라 등장하며 시장을 키웠다. 하지만 대부분의 혁신적인 도구들이 데스크톱이나 iOS(아이폰 운영체제) 중심으로 발전했기에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은 상대적으로 선택지가 좁았다.
구글은 이미 지난달 iOS에서 온디바이스(기기 자체에서 처리하는 방식) 기반의 AI Edge Eloquent(구글의 오프라인 우선 받아쓰기 앱)를 출시하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제는 이를 Gboard라는 거대한 생태계에 직접 통합해 안드로이드의 공백을 메우려는 전략이다.
이제는 사용자가 앱 스토어에서 무엇을 검색할 필요 없이 키보드를 켜는 것만으로 AI 기능을 쓸 수 있게 된다. 비유하자면, 별도의 도구를 구매해 가방에 넣고 다니던 방식에서 스마트폰이라는 기본 도구에 기능이 내장된 형태로 바뀐 것이다. 구글은 브리핑을 통해 이 기능이 모든 앱에서 작동하므로 사실상 키보드를 재발명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개발자 입장에서 체감하는 가장 큰 차이는 배포 경로다. Gboard는 전 세계 수억 명의 안드로이드 사용자가 기본으로 사용하는 키보드다. 플랫폼 운영자가 운영체제 수준에서 기능을 제공하면, 개별 앱들은 단순한 정확도 향상을 넘어 사용자가 굳이 앱을 따로 다운로드해야 할 강력한 이유를 증명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프라이버시 처리 방식도 달라졌다. Google은 온디바이스와 클라우드 기반 프로세싱을 혼합해 사용한다. 음성 녹음 파일 자체를 저장하지 않고 오직 텍스트 변환을 위해서만 오디오를 사용한다는 점을 명시했다. 이는 데이터 처리 방식이 다른 서드파티 앱들과 차별점을 두려는 계산된 메시지다.
이제 AI 받아쓰기 시장의 승부처는 누가 더 똑똑한 모델을 만드느냐가 아니라, 누가 사용자의 손끝에 더 가까이 있느냐로 옮겨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