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과 배달을 넘어 여행 서비스로 사업 영역 확장
동남아시아 여행을 가본 사람이라면 앱 하나로 택시를 부르고 음식을 시키는 경험이 익숙할 것이다. 우버는 이제 이런 슈퍼앱 전략을 강화해 이동(Rides)과 배달(Eats)에 이어 여행(Travel)을 사업의 세 번째 핵심 축으로 세웠다. 익스피디아(Expedia)와 파트너십을 맺고 호텔 예약 기능을 도입했으며 유럽 지역에서는 보트 렌탈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특정 상점에서 사용자를 대신해 쇼핑을 수행하는 컨시어지(Concierge) 기능인 'shop for me'도 추가했다. 수익원을 다각화해 사업 리스크를 분산하려는 전략이다.
배달 사업부인 우버 이츠(Uber Eats)는 이미 자립 가능한 수익 구조를 갖췄다. 서비스 초기에는 적자를 기록했으나 최근 여러 분기 동안 독립적으로 이익을 내는 단계에 진입했다. 현재는 상당한 규모의 수익을 창출하며 기업 전체의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동력이 됐다. 배달 서비스가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만들어내면서 우버는 여행 시장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할 투자 재원을 확보했다.
선택적 파트너십을 통한 효율적인 서비스 통합
동남아시아의 그랩 같은 슈퍼앱들이 모든 기능을 직접 제공하는 것과 달리, 우버는 필요한 부분만 골라 합치는 선택적 통합 전략을 쓴다. 서비스 성격에 따라 결합 강도를 조절하는 방식이다. 익스피디아와 협력할 때는 우버가 직접 사용자 화면(UI)을 설계해 서비스 속에 깊게 심었지만, 보트 렌탈 서비스는 예약 단계에서 파트너사 페이지로 사용자를 넘겨주는 핸드오프(handoff) 방식을 택했다. 효율적인 파트너십을 통해 서비스 영역을 빠르게 넓히려는 계산이다.
서비스 확장과 더불어, 우버는 미래 이동 수단의 핵심인 자율주행 데이터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6개월 전 설립된 AV Labs는 일반 운전자 네트워크와 분리된 센서 장착 차량 함대를 운영한다. 이 함대는 도로 위에서 발생하는 방대한 주행 데이터를 수집해 자율주행 AI가 학습하고 판단하는 기초 정보인 '데이터 계층'을 직접 소유하는 기반이 된다. 이렇게 확보한 데이터는 웨이모 같은 경쟁사에 대응하는 방어막이 되며, 자율주행 파트너사와의 협상에서 기술적 의존도를 낮추고 주도권을 확보하는 장치로 활용된다.
멤버십과 금융 생태계를 통한 사용자 락인 전략
Uber One 멤버십은 현재 5,10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체 예약의 약 절반을 차지한다. 택시 이용자가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고, 배달 이용자가 차량 호출을 이용하는 식으로 서비스 간 경계를 넘나드는 교차 판매(cross-sell)가 활발히 일어난다. 멤버십이라는 하나의 울타리 안에서 이동과 배달이라는 서로 다른 일상을 묶어 서비스 이용 빈도를 끌어올린 결과다.
운전자와 쿠리어(courier)는 Uber Pro 카드를 통해 수익을 관리하고 소비한다. 이 카드는 파트너들이 번 수익을 이체해 즉시 사용할 수 있는 데빗 카드(debit card) 형태다. 현재 일부 지역 가맹점을 대상으로 유사한 금융 제품을 실험하고 있으며, 소비자에게는 멤버십 혜택과 연계된 Uber credits를 제공해 앱 내 결제 경험을 강화한다. 결제와 수익 관리 경로를 내재화해 파트너와 소비자의 이탈을 막는 전략이다.
그랩이 일궈낸 슈퍼앱의 공식이 우버의 여행 서비스로 이어진다. 하지만 우버의 진짜 승부처는 AV Labs가 쌓아 올리는 데이터 층에 있다. 센서 차량이 수집한 주행 데이터는 자율주행 파트너사와의 관계에서 우버를 단순한 중개자가 아닌 설계자로 만든다. 플랫폼의 권력은 서비스의 가짓수가 아니라 파트너가 탐낼 수밖에 없는 데이터 주도권에서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