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앱을 하나 만들려면 보통 아주 무거운 프로그램을 켜고 수많은 버튼을 눌러야 한다. 컴퓨터 사양이 낮으면 프로그램이 켜지는 데만 한참이 걸리고, 설정 하나를 바꾸려 해도 복잡한 메뉴를 찾아 헤매야 한다. 그런데 이제는 복잡한 화면 없이 검은 창에 글자만 몇 번 쳐서 앱을 뚝딱 만드는 방법이 나왔다. 왜 갑자기 이런 방식이 주목받는 것일까.

Android CLI와 3배 빠른 개발 속도

Google이 Android CLI(글자를 입력해 컴퓨터에 명령을 내리는 도구)를 공개했다. 이 도구는 Gemini나 Claude Code(코드를 짜주는 AI 도구), Codex(코드를 만들어주는 AI 모델) 같은 AI와 함께 사용한다. 내부 실험 결과 앱을 만드는 속도가 기존보다 3배나 빨라졌다. 반면 AI가 글자를 읽고 쓰는 단위인 토큰(AI가 글자를 읽고 쓰는 기본 단위) 사용량은 70% 이상 줄었다.

주목할 점은 구체적인 작업 방식의 변화다. 개발자는 android sdk install(앱을 만드는 데 필요한 도구 모음을 설치하는 명령) 같은 짧은 문장으로 필요한 기능만 골라 내려받는다. 또한 android create 명령을 쓰면 AI가 최신 규칙에 맞는 앱의 뼈대를 자동으로 만들어준다. 기존에는 사람이 일일이 설정하던 과정을 AI가 명령어로 처리하게 된 것이다. 결국 개발자는 복잡한 설정 대신 명령어 몇 줄로 앱의 기초를 완성한다.

최신 지식 저장소가 AI의 실수를 줄이는 이유

기존의 LLM(사람처럼 말을 잘하는 거대 인공지능)은 공부한 데이터가 오래되어 옛날 방식으로 코드를 짜는 경우가 많았다. 최신 기능을 쓰라고 명령해도 AI가 기억하는 옛날 지식과 충돌해 엉뚱한 답을 내놓는 현상이 발생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Android Knowledge Base(최신 개발 규칙을 모아둔 디지털 도서관)를 연결했다. AI가 Firebase(앱의 데이터를 저장하고 관리하는 서비스)나 Kotlin(안드로이드 앱을 만들 때 쓰는 프로그래밍 언어)의 최신 문서를 실시간으로 찾아보게 만든 것이다.

여기에 Android skills(AI가 따라 할 수 있게 만든 단계별 설명서)라는 기능이 추가되었다. 이는 AI가 어려워하는 작업을 작은 조각으로 나누어 설명해 주는 일종의 학습지다. 예를 들어 Navigation 3(화면 이동을 관리하는 기능) 설정이나 Edge-to-edge(화면 끝까지 꽉 차게 보여주는 디자인) 구현 같은 까다로운 작업도 AI가 이 설명서를 보고 정확하게 수행한다. AGP 9(앱을 실제 파일로 만들어주는 도구의 9번째 버전) 업데이트나 XML-to-Compose(옛날 방식의 화면 설계를 최신 방식으로 바꾸는 것) 같은 복잡한 변경 작업도 마찬가지다. R8(앱 용량을 줄여주는 도구) 설정 분석까지 AI가 처리한다. AI가 최신 정보를 직접 확인하고 단계별 지침을 따르니 잘못된 코드를 짜는 일이 사라진 것이다.

가벼운 시작과 정교한 마무리 과정

처음부터 무거운 프로그램을 쓸 필요는 없다. 먼저 Android CLI로 빠르게 아이디어를 구현하고, 나중에 Android Studio(앱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종합 도구)로 옮겨가면 된다. 이 과정에서 CI(코드를 자동으로 검사하고 합치는 시스템) 환경을 구축해 여러 사람이 함께 작업하는 것도 훨씬 쉬워졌다. 반면 시각적인 디자인 수정이나 세밀한 오류 잡기는 여전히 전문 도구의 도움이 필요하다.

주목할 점은 확장성이다. 내장된 AI 에이전트는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Wear OS(스마트워치용 운영체제), Android Auto(자동차 화면용 운영체제), Android TV(텔레비전용 운영체제) 같은 다양한 기기용 앱으로 확장하는 것을 돕는다. 가벼운 도구로 빠르게 시제품을 만들고, 무거운 도구로 정교하게 다듬는 효율적인 흐름이 만들어졌다. 개발자는 더 이상 도구의 무거움 때문에 아이디어를 포기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이제 앱 개발은 버튼을 누르는 작업에서 AI와 대화하며 명령하는 작업으로 바뀐다. 개발자의 역할은 직접 코드를 치는 것보다 AI에게 정확한 방향을 알려주는 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