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오후, 인튜이트(Intuit) 전 직원의 이메일 함에 사산 구다르지(Sasan Goodarzi) CEO의 내부 메모가 도착했다. 기업 구조를 단순화하고 AI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전체 인력의 17%를 감축한다는 통보였다.
이번 감원은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전통적 SaaS(Software as a Service,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기업이 AI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극단적인 재편의 신호탄이 됐다.
3,000명 감원과 48%의 순이익 성장
인튜이트(Intuit, 회계 및 세무 소프트웨어 기업)가 전체 인력의 17%에 해당하는 약 3,000명을 해고했다. 2025년 7월 기준 전 세계 총 직원 수 18,200명 중 상당수 인원이 이번 조직 개편 대상에 포함되었다. 사산 구다르지(Sasan Goodarzi) CEO는 내부 메모를 통해 기업 구조를 단순화하여 복잡성을 줄이고 AI(인공지능) 역량 집중을 가속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터보택스(TurboTax), 퀵북스(QuickBooks), 크레딧 카르마(Credit Karma)와 같은 기존 주력 제품군에 AI 기능을 내재화하기 위해 리소스를 재배치하는 과정에서 인력 감축이 발생한 것이다.
대규모 감원이 단행됐지만, 정작 회사는 심각한 경영 위기 상황이 아니었다. 지난 1월 종료된 회계연도 2분기 실적을 보면 인튜이트의 매출은 46.5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 반면 순이익의 성장 폭은 더욱 가파르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6억 9,3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48% 급증했다. 재무적 성장이 가속화되는 시점에도 인력 감축을 강행했다는 점은 AI 체제로의 전환이 단순한 효율화를 넘어 기업의 생존을 위한 필수 과제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산 구다르지 CEO가 2025 회계연도에 수령한 연봉은 현금 인센티브와 주식 보상을 포함해 총 3,680만 달러에 달하며, 이는 인력 감축의 분위기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인튜이트 측은 경영진이나 이사진의 급여 삭감 여부에 대한 외부의 질문에 즉각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대규모 해고와 기록적인 순이익 성장, 그리고 고액의 경영진 보상이 동시에 존재하는 구조는 AI 전환기 기업들이 겪는 내부적 모순을 드러낸다.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같은 기업들 역시 수천 명 규모의 인력을 감축하며 지출 구조를 AI 프로젝트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이들 기업 대부분이 강력한 매출과 이익을 보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AI 인프라 확보와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기존 인력 구조를 해체하는 방식을 택했다. 인튜이트 역시 이러한 업계의 전략적 흐름을 따르고 있다. 특히 지난 12개월 동안 S&P 500 지수 대비 주가 성과가 저조했던 점은 전통적인 SaaS(Software as a Service,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기업이 AI 시대의 경쟁력을 증명해야 한다는 압박이 작용했음을 시사한다.
S&P 500 하회하는 주가와 빅테크의 AI 리밸런싱
인튜이트의 주가는 지난 12개월 동안 S&P 500 지수의 상승폭을 따라가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하회하는 흐름을 보였다. 재무제표상 수치는 표면적으로 매우 견조한 상태다. 회계연도 2분기 매출은 46억 5천만 달러로 전년 대비 17%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6억 9,300만 달러를 기록하며 48%라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시장은 이러한 단기적인 실적 지표보다 AI 체제로의 전환 속도와 그 실효성에 더 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힘을 쓰지 못하는 점은 투자자들이 현재의 수익 구조가 AI 시대에도 지속 가능할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음을 시사한다.
아마존, 블록, 시스코, 클라우드플레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 글로벌 기술 기업들은 AI 프로젝트에 가용 자원을 집중하기 위해 수천 명 규모의 대규모 감원을 단행했다. Statista(통계 분석 플랫폼) 기준 올해 테크 산업 내에서 감소한 일자리는 이미 10만 개를 넘어섰으며, 이 추세는 2024년과 2025년의 감원 규모를 상회할 가능성이 크다. 주목할 점은 이들 기업 대부분이 AI 인프라와 서비스에 대한 강력한 수요를 바탕으로 역대급 매출과 이익을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즉, 현재의 감원은 경영 악화로 인한 구조조정이 아니라 AI라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인력 교체 작업에 가깝다.
AI 기반의 신규 서비스들이 등장하면서 기존 소프트웨어의 개발 방식과 사용자 경험이 완전히 재정의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의 시장 지배력을 가졌던 SaaS 기업들이 경쟁력을 상실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반면 AI 네이티브 서비스들은 기존 기업들이 가진 무거운 레거시 시스템 없이 더 효율적이고 직관적인 기능을 제공하며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인튜이트가 전체 인력의 17%에 달하는 3,000명을 감축하며 AI 체제로의 강제 전환을 선택한 배경에는,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AI 중심의 조직으로 빠르게 재편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다는 시장의 압박이 작용하고 있다.
SaaS의 종말과 AI 네이티브로의 강제 진화
사산 구다르지(Sasan Goodarzi) 최고경영자는 내부 메모를 통해 기업 구조의 복잡성을 줄이고 AI 중심의 조직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인튜이트는 이를 위해 전체 인력의 17%에 해당하는 약 3,000명을 감축했다. 이번 결정은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니라 AI로의 자원 재배치를 목적으로 한다. 기존의 소프트웨어 개발 방식으로는 더 이상 시장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이번 AI 내재화는 단순히 기존 기능에 AI 챗봇을 덧붙이는 수준이 아니라, TurboTax(터보택스, 세무 신고 소프트웨어), QuickBooks(퀵북스, 회계 소프트웨어), Credit Karma(크레딧 카르마, 개인 금융 관리 서비스) 등 핵심 제품의 설계 단계부터 AI를 중심에 두는 AI 네이티브(AI-Native, AI 중심 설계) 방식으로의 체질 개선이다. 반면 이러한 변화는 기존 SaaS(Software as a Service,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모델의 붕괴를 전제로 한다. 사용자가 직접 메뉴를 찾아 클릭하던 방식에서 AI가 의도를 파악해 결과를 도출하는 방식으로 인터페이스가 바뀌면 기존의 복잡한 기능 구조는 오히려 방해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지난 2분기에 기록한 46억 5,000만 달러의 매출과 6억 9,300만 달러의 순이익은 외형적인 성장세를 보여주지만, 주가 흐름은 정반대로 움직였다. 3분기 매출 역시 약 1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지난 12개월 동안 인튜이트의 주가는 S&P 500(Standard & Poor's 500, 미국 대형주 500개 지수) 수익률을 지속적으로 하회했다. 시장은 인튜이트가 AI 붐의 수혜자가 아니라, 오히려 AI에 의해 대체될 위험이 있는 전통적 SaaS 기업으로 분류하고 있다는 의미다.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들은 이미 수천 명 단위의 인력 감축을 통해 AI 프로젝트로 지출 우선순위를 재조정했다. 주목할 점은 이들 기업이 견고한 매출과 이익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조조정을 강행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AI가 단순한 효율화 도구가 아니라 소프트웨어의 개발과 사용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패러다임의 전환임을 시사한다. 기존 SaaS 기업들에게 남은 선택지는 AI 네이티브로의 강제 진화 아니면 도태라는 냉혹한 이분법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