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 제어와 정밀 조작을 위한 3종 모델 체계
상체 위주의 단순 작업에서 벗어나 로봇의 전신을 유기적으로 제어하는 단계로 진입했다. 구글이 공개한 '제미나이 로보틱스 2(Gemini Robotics 2)'는 인간의 움직임처럼 굽히고, 뻗고, 균형을 잡는 전신 제어(Whole-body control)를 구현한다. 앱트로닉(Apptronik)의 아폴로 2(Apollo 2) 휴머노이드 로봇에 적용해 "물뿌리개를 아래쪽 선반의 초록색 통에 넣어달라"는 명령을 수행하게 했으며, 로봇은 스스로 판단해 걷고 물건을 집어 정확한 위치에 배치했다.
손끝의 정밀도 역시 높였다. 22자유도를 가진 샤파웨이브(SharpaWave) 핸드를 제어해 매듭을 묶거나 지퍼백을 밀봉하는 섬세한 동작이 가능하다. 또한 프랑카 듀오(Franka Duo) 플랫폼의 2-핑거 그리퍼를 사용한 정밀 패킹 작업도 지원한다. 이러한 기능은 세 가지 모델 체계로 작동한다. 고수준의 뇌 역할을 하며 사용자 지시를 처리하고 단계를 추론하는 '제미나이 로보틱스 ER 2', 실제 행동을 수행하는 VLA(Vision-Language-Action) 모델, 그리고 네트워크 지연 없이 로컬에서 구동되는 '제미나이 로보틱스 온디바이스 2'가 그 구성이다.
하드웨어 제약을 넘는 멀티 엠보디먼트 채택 흐름
특정 로봇 바디에 종속되지 않고 모델을 빠르게 이식하는 '모션 전이(Motion Transfer)' 기술이 이번 업데이트의 핵심이다. 기존에는 학습된 기술을 다른 로봇으로 옮기는 것이 매우 어려웠으나, 제미나이 로보틱스 2는 새로운 양팔 로봇 바디에 적응하는 데 단 몇 시간과 200개 미만의 예시 데이터만으로 충분하다. 덱스메이트(Dexmate), SO101, 트로센(Trossen) 등 형태와 센서, 자유도가 완전히 다른 플랫폼에서도 작동함을 확인했다.
단일 로봇의 자동화를 넘어 여러 대의 로봇이 협력하는 멀티 로봇 협업(Multi-robot collaboration) 체계도 도입됐다. 서로 다른 종류의 로봇이 통신하며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는 복잡한 워크플로우를 함께 처리하는 방식이다. 이는 물리적 AI의 지향점이 특정 작업의 반복 수행에서 일반 목적의 지능(General-purpose intelligence)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온디바이스 모델의 최적화를 통해 인터넷 연결이 불안정한 환경에서도 실시간 제어가 가능해지면서, 실제 산업 현장이나 가정 내 채택 가능성을 높였다.
실무자가 주목해야 할 추론 모델 접근성과 안전 기준
개발자와 AI 실무자가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지점은 추론 모델의 공개 범위다. 제미나이 로보틱스 ER 2는 현재 구글 AI 스튜디오(Google AI Studio)와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 에이전트 플랫폼(Gemini Enterprise Agent Platform)의 프라이빗 프리뷰를 통해 제공된다. 하드웨어에 이 모델들을 통합하려는 개발자는 구글의 개발자 블로그에 게시된 가이드를 통해 구현 방법을 확인할 수 있다.
물리적 환경에서 AI가 작동할 때 가장 민감한 안전성 검증 도구인 'ASIMOV-Agentic' 벤치마크의 등장도 관찰 대상이다. 이 벤치마크는 에이전트가 VLA의 안전하지 않은 도구 호출을 거부할 수 있는지, 작업 가능 여부를 예측해 인간의 개입을 요청하는지를 측정한다. 특히 ER 2 모델은 인간과의 근접도를 감지해 로봇을 안전하게 정지시키는 기능을 강화했다. 로봇 도입을 검토하는 기업은 단순 성능 수치보다 이러한 안전 제약 준수 여부와 인간 협업 표준을 충족하는지를 우선적인 판단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