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ts
7월 23일 OpenAI의 정렬(Alignment) 팀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던 나오미(Naomi)가 퇴사하고, 이튿날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Brain-Computer Interface) 스타트업인 컨듀잇(Conduit)의 파운딩 리서처로 합류했다. 컨듀잇이 집중하는 과제는 비침습적 신경 데이터를 학습해 생각을 텍스트로 변환하는 '텔레파시(thought-to-text)' 모델의 구축이다.
비침습적 방식의 헤드밴드를 착용해 뇌 활동 데이터를 수집하며, 이를 통해 사용자의 의도를 텍스트로 예측한다. 기술적 접근의 핵심은 '쓰라린 교훈(Bitter Lesson)'으로, 정교한 알고리즘 설계보다 컴퓨팅 자원과 데이터 규모를 키우는 스케일링 전략을 택했다. 실제로 컨듀잇은 데이터 수집 시간의 로그 값과 잠재 공간(latent space) 예측의 코사인 유사도가 직선 형태로 상승하는 스케일링 법칙을 확인했으며, 현재의 단계를 'GPT-2 시대'와 유사한 초기 성장기로 정의했다.
데이터 수집은 비침습적 읽기에서 시작해, 더 높은 정밀도를 위한 침습적 읽기, 그리고 뇌에 정보를 입력하는 '일반 쓰기(general write)' 단계로 확장할 계획이다. 특히 쓰기 기술을 통해 뇌의 효율성과 신경 가소성을 높이는 방향까지 연구 범위를 설정하고 있다.
market-flow
이번 행보는 AI와 인간의 상호작용 방식이 '도구적 인터페이스'에서 '신체적 확장'으로 이동하는 흐름을 보여준다. 기존의 AI가 텍스트나 음성을 통해 명령을 받는 '똑똑한 인턴'의 역할이었다면, 컨듀잇이 지향하는 모델은 생각과 AI가 직접 연결되어 사용자의 자연스러운 확장판이 되는 구조다.
채택 관점에서 주목할 지점은 디코딩의 정밀도보다 LLM(대규모 언어 모델)의 맥락 파악 능력을 결합한 방식이다. GPS 신호가 다소 부정확해도 지도 데이터와 결합하면 정확한 위치를 찾듯, 뇌 신호의 노이즈가 있더라도 LLM이 가진 언어적 사전 지식과 문맥을 통해 사용자의 의도를 정확하게 복원한다는 논리다.
경쟁 및 협력 구도 또한 변화한다. AI 기업들이 컨듀잇의 잠재 표현(latent representations)과 직접 인터페이스하도록 모델을 학습시킨다면, 뇌 신호를 텍스트로 변환하는 디코더 과정을 생략하고 생각의 형태 그대로 AI에게 전달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는 텍스트로 묘사하기 어려운 정신적 이미지 같은 복잡한 정보를 직접 전달하는 새로운 경로를 생성한다.
reader-impact
AI 실무자와 개발자가 관찰해야 할 핵심 지표는 '입력 인터페이스의 층위 변화'다. 지금까지의 최적화가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나 API 응답 속도에 집중되었다면, 앞으로는 뇌 신호라는 비정형 데이터를 어떻게 잠재 공간에서 처리하고 LLM과 연결할 것인가가 새로운 기술적 변수가 된다.
특히 '완벽한 디코딩'이 아닌 '맥락을 통한 보정'이라는 접근법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BCI 기술의 상용화 시점을 앞당기는 전략으로, 하드웨어의 한계를 소프트웨어(LLM)의 추론 능력으로 메우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AI 기업이나 BCI 연구자들은 뇌 신호 데이터의 대규모 수집 체계와 이를 LLM의 잠재 공간에 매핑하는 정렬 기술의 발전 속도를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결국 사용자가 체감하는 변화는 제어권의 확장이다. 키보드나 마우스라는 물리적 장치를 거치지 않고 생각만으로 에이전트를 구동하고, 나아가 AI의 피드백을 감각적으로 느끼는 '쓰기' 기술이 구현될 때 AI는 단순한 소프트웨어를 넘어 인간의 인지 능력을 보조하는 새로운 감각 기관으로 작동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