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처럼 AI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갑자기 화면에 낯선 창이 뜬다. 내 얼굴 사진을 찍어 올리고 나라에서 만든 신분증을 인증하라는 요청이다. 그동안 이메일 주소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었던 AI 계정이 갑자기 까다로워진 셈이다. 왜 갑자기 AI 서비스가 내 진짜 이름과 얼굴을 궁금해하기 시작했을까.

Anthropic 신분증 확인과 Persona 도입

Anthropic이 일부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신분증 확인 절차를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Persona(사람의 신분증이 진짜인지 확인해 주는 전문 회사)라는 도구를 사용한다. 사용자는 운전면허증이나 주민등록증 같은 정부 발행 신분증을 사진 찍어 올려야 한다. 여기에 내 얼굴이 맞는지 확인하는 셀카 사진도 함께 제출해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은 5분 안에 끝나도록 설계되었다. 하지만 사진이 흐릿하거나 유효 기간이 지난 신분증을 올리면 인증에 실패한다. 인증을 거부하거나 계속 실패하면 계정이 정지될 수도 있다. Anthropic은 이 정보를 AI 학습에 쓰지 않고 오직 본인 확인용으로만 쓴다고 밝혔다. 결국 사용자가 진짜 사람인지 확인하는 절차가 필수 단계가 되었다.

무분별한 계정 생성 막으려는 안전장치

지금까지 AI 서비스들은 가입 문턱이 매우 낮았다. 이메일 주소만 여러 개 있으면 한 사람이 수십 개의 계정을 만들어 쓸 수 있었다. 문제는 이를 악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가짜 계정을 대량으로 만들어 나쁜 글을 퍼뜨리거나 서비스의 제한 기능을 억지로 뚫으려는 시도가 많아졌다.

신분증 확인은 이런 가짜 계정 생성을 원천적으로 막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다. 한 사람이 하나의 진짜 신분증만 가지고 있다는 점을 이용해 1인 1계정 원칙을 세우려는 것이다. 이는 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리는 악성 사용자를 걸러내어 일반 사용자를 보호하려는 조치다. 이제는 누구나 쉽게 계정을 만드는 시대에서 진짜 사용자만 남기는 시대로 바뀌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 우려와 관리 방식

개발자 커뮤니티에서는 내 민감한 정보가 AI 회사 서버에 저장되는 것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가 크다. 신분증 사진은 매우 중요한 개인정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Anthropic은 신분증 사진을 직접 저장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신 Persona(신분증 확인 전문 회사)가 데이터를 보관하고 Anthropic은 확인 결과만 전달받는 구조를 택했다. 데이터는 암호화(정보를 알아볼 수 없는 암호로 바꾸는 것)되어 저장되며 법적인 문제가 생겼을 때만 확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얼굴과 신분증 정보를 외부 업체에 넘겨야 한다는 사실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용자들이 많다. 편의성보다 보안과 책임이 더 중요해진 시점이다.

AI 서비스가 단순한 장난감을 넘어 사회의 중요한 도구가 되면서 책임감 있는 사용이 강조되고 있다. 이제 AI를 쓰는 것도 은행 계좌를 만드는 것처럼 엄격한 확인 절차가 필요해지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