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가 ChatGPT에 좁은 주방에서 쓰기 좋은 에어프라이어 추천해줘라고 입력한다. AI가 몇 가지 제품을 나열하던 중, 특정 브랜드의 제품이 자연스럽게 추천 목록 상단에 배치된다. 단순한 추천이 아니라, 광고주가 비용을 지불하고 배치한 정교한 광고다.
StackAdapt의 ChatGPT 광고 파일럿 프로그램
StackAdapt(광고주가 여러 매체의 광고 지면을 한곳에서 구매하고 관리하는 플랫폼)가 ChatGPT 내부의 광고 지면을 테스트하려는 광고주들을 모집하고 있다. 이 회사는 3월 27일 일부 구매자들에게 OpenAI x StackAdapt Limited Pilot Program이라는 제목의 제안서를 전달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아직 개발 중인 광고 시스템 내에서 초기 단계의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광고 단가는 CPM(광고가 1,000번 노출될 때 광고주가 지불하는 비용) 기준 최저 15달러부터 시작하며, 플랫폼 이용료와 관리 수수료에 대한 할인 혜택을 함께 제공한다. StackAdapt는 이번 시도를 discovery layer(사용자가 특정 제품을 알게 되고 여러 대안을 비교하며 탐색하는 단계)에 진입하는 새로운 방법으로 정의했다. 즉, 사용자가 ChatGPT를 통해 제품을 조사하고 비교하는 바로 그 순간에 광고를 노출해 구매 전환을 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키워드 매칭을 넘어선 프롬프트 관련성의 시대
기존의 검색 광고와 이번 ChatGPT 광고의 결정적인 차이는 prompt relevance(사용자가 입력한 질문의 맥락과 의도가 광고 내용과 얼마나 일치하는지를 따지는 기준)에 있다. 쉽게 말하면, 기존 광고가 특정 단어를 찾았을 때 보여주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대화의 흐름을 이해하고 보여주는 방식이다.
비유하자면 기존의 검색 광고는 고속도로 옆에 세워진 거대한 전광판과 같다. 신발이라는 키워드를 검색한 사람에게 신발 광고판을 보여주는 식이다. 반면 프롬프트 관련성 기반 광고는 숙련된 개인 쇼퍼와 같다. 사용자가 비 오는 날 산행을 가는데 발이 젖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면, 그 맥락을 읽고 방수 기능이 탁월한 등산화를 정확히 추천하는 식이다.
이것이 큰 의미를 갖는 이유는 사용자의 구매 여정이 바뀌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구글에서 검색하고, 블로그 리뷰를 읽고, 쇼핑몰로 이동하는 여러 단계가 필요했다. 하지만 이제는 AI와의 대화 속에서 탐색과 비교가 동시에 이뤄진다. 광고주 입장에서는 사용자가 구매 결정을 내리기 직전의 가장 뜨거운 상태에서 제품을 제안할 수 있는 최적의 지점을 확보하게 된 셈이다.
AI의 답변이 객관적인 정답을 주는 비서에서, 가장 적절한 상품을 쥐어주는 영업사원으로 변모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