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를 앞두고 노트북 화면에 띄워놓은 탭만 20개가 넘는다. 항공권 최저가 사이트와 호텔 리뷰 블로그, 구글 맵의 저장된 장소들을 오가며 엑셀 파일에 일정을 정리하다 보면 정작 여행을 떠나기도 전에 지치기 마련이다.
제미나이 기반의 7가지 여행 기능 업데이트
Google이 Gemini(구글의 최신 대규모 언어 모델)를 적용한 여행 도구들을 선보였다. 우선 AI Mode in Search(검색 내 AI 모드)의 Canvas(정보를 한곳에 모아 정리하는 작업 공간) 도구를 사용하면 사용자가 원하는 여행 조건을 입력해 맞춤형 일정표를 만들 수 있다. 항공편과 호텔 옵션은 물론 지역 명소가 지도에 함께 표시되며 미국 사용자부터 이용 가능하다.
호텔 가격 추적 기능은 이제 도시 단위가 아니라 개별 호텔별로 설정할 수 있다. 데스크톱에서는 호텔 이름 검색 후 가격 추적 토글을 켜고, 모바일에서는 가격 탭에서 설정한다. 이 기능은 영어와 스페인어 사용자를 대상으로 전 세계에 출시되었다.
식당 예약은 AI Mode와 Ask Maps(대화형으로 장소를 찾는 지도 서비스)의 에이전트 기능을 통해 이루어진다. 5인석 쿠바 음식점 같은 구체적인 조건을 말하면 OpenTable(식당 예약 플랫폼)이나 Resy(레스토랑 예약 서비스) 같은 파트너사를 통해 실시간 예약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링크를 제공한다. 이 기능은 미국, 영국, 인도, 캐나다, 호주 등에서 사용할 수 있다.
Duplex(사람 대신 전화를 걸어 예약이나 문의를 하는 AI 기술) 기술을 활용한 매장 재고 확인 서비스도 강화된다. 사용자가 필요한 물건을 말하면 AI가 근처 매장에 직접 전화를 걸어 재고와 가격을 확인해 알려준다. 현재 미국 내 AI Mode로 확대 적용 중이다.
Google Translate(구글 번역 앱)는 70개 이상의 언어에 대해 실시간 이어폰 번역을 지원한다. 상대방의 말투와 억양까지 보존해 전달하며 안드로이드와 iOS 모두에서 사용할 수 있다. Ask Maps는 캠핑장 시설이나 일몰 명소 같은 복잡한 질문에 답하며 미국과 인도에서 서비스된다. 마지막으로 Google Wallet(디지털 티켓과 신분증을 저장하는 지갑 앱)을 통해 항공권 업데이트와 디지털 ID 패스를 관리할 수 있다.
검색 도구에서 실행하는 에이전트로의 진화
이번 업데이트의 핵심은 AI가 단순히 정보를 찾아주는 수준을 넘어 사용자를 대신해 행동하는 에이전트(특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스스로 계획하고 실행하는 AI)로 진화했다는 점이다.
쉽게 말하면 기존의 검색이 도서관 사서에게 책의 위치를 묻는 과정이었다면, 이제는 나를 대신해 식당에 전화를 걸고 예약표를 작성하는 개인 비서를 고용한 것과 같다. 비유하자면 지도 앱이 단순한 종이 지도를 디지털로 옮긴 수준을 넘어, 내 취향을 아는 현지 가이드가 옆에서 계속 말을 걸어주는 형태로 바뀐 셈이다.
특히 Duplex 기술이 적용된 전화 예약 기능은 AI가 텍스트의 영역을 넘어 음성 인터페이스라는 현실 세계의 장벽을 허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사용자는 더 이상 여러 예약 사이트를 전전하며 빈자리를 찾거나, 낯선 외국 매장에 전화를 걸어 재고를 물어보는 수고를 할 필요가 없다.
Google은 검색창이라는 입력창을 없애고 대화와 실행이라는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여행 경험에 이식했다. 이는 사용자가 정보를 수집하는 시간은 줄이고, 실제 여행지에서 경험하는 시간은 늘리겠다는 계산이다.
이제 여행의 기술은 어디를 갈지 찾는 검색의 영역에서, 어떻게 실행할지를 결정하는 확인의 영역으로 이동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