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알파고가 바둑판 위에 던진 충격은 여전히 한국 사회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이제는 바둑판이 아니라 연구실과 데이터 센터로 그 무대가 옮겨갔다. 서울 도심의 Google 사무소 한편에 새로운 공간이 마련된다.

Google AI 캠퍼스와 K-문샷 미션

Google은 서울 사무소 내에 AI 캠퍼스(AI 전문 시설)를 구축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MSIT, 과학기술 및 정보통신 정책을 총괄하는 정부 부처)가 추진하는 K-문샷 미션(국가적 난제 해결을 위한 파격적 연구 프로젝트)과 궤를 같이한다. 협력 대상에는 서울대학교(SNU)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포함된다. 정부가 운영하는 3개의 AI 바이오 혁신 허브(바이오 분야 AI 연구 거점)와도 손을 잡는다. 주요 연구 분야는 생명과학, 에너지, 기상, 기후다. Google은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 구글의 최첨단 AI 연구 조직)의 인턴십 기회를 한국 학생들에게 개방한다. 이미 5만 명의 구직자를 대상으로 AI 에센셜(AI 기초 역량 교육 과정) 장학금을 제공했다. 한국 AI 안전 연구소(AISI, AI의 위험성을 분석하고 안전 기준을 만드는 기관)와는 안전 연구 및 모범 사례를 공동 개발한다. 오는 5월에는 국가 AI 연구센터(NAIS, 과학 연구 전용 AI 인프라 센터)가 문을 연다.

범용 AI에서 과학 특화 AI로의 지형 변화

예전에는 챗봇이나 이미지 생성 같은 범용 서비스의 보급이 핵심이었다. 이제는 AI for Science(과학적 발견을 가속화하는 특화 AI 기술)라는 구체적인 목적지로 방향을 튼다. 단순한 도구 활용을 넘어 기초 과학의 난제를 푸는 인프라 경쟁으로 진입했다. 연구자가 모델을 가져다 쓰는 수준에서 벗어나 Google의 전문가와 직접 협업하는 구조로 바뀐다. 이는 단순한 기술 지원이 아니라 데이터와 인재를 확보하려는 전략적 포석이다. 한국의 우수한 기초 과학 인력과 Google의 프런티어 모델(최첨단 성능을 가진 거대 모델)을 결합해 새로운 지식 체계를 선점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AI의 전장은 이제 채팅창을 떠나 실험실과 논문 속으로 깊숙이 침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