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ssabis said in an interview published in the Daedalus issue." 구글 딥마인드의 CEO 데미스 하사비스는 이 인터뷰를 통해 향후 10년 동안 AI를 과학자를 돕는 놀라운 도구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가 단순한 보조 도구에서 점차 동료 연구자로 진화할 것이라는 비전을 제시하며, 우리가 현재 '특이점의 산기슭'에 서 있다고 주장했다.

구글이 그동안 집중해온 특정 분야 전용 AI 개발 방식을 넘어, 스스로 사고하고 연구하는 '에이전틱 AI'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선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의 AI가 주어진 데이터에서 정답을 찾는 '계산기'였다면, 이제 구글은 스스로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설계하는 '연구원'을 만들겠다는 야심을 드러낸 것이다. 이는 단순히 성능의 향상을 넘어 AI가 과학적 발견의 주체가 되는 완전히 새로운 국면으로의 진입을 의미한다.

제미나이 포 사이언스(Gemini for Science)와 $20억 규모의 투자

구글이 이번 I/O 행사에서 제미나이 포 사이언스(Gemini for Science)라는 통합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는 개별적으로 흩어져 있던 LLM(거대언어모델,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해 인간처럼 텍스트를 생성하는 AI) 기반의 과학 시스템들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은 것이다. 비유하자면 지금까지의 AI가 특정 나사 하나만 조이는 전용 드라이버였다면, 이제는 연구실의 모든 도구를 적재적소에 활용해 전체 프로젝트를 이끄는 연구소장 같은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가설을 스스로 생성하는 AI 코사이언티스트(AI Co-Scientist)와 알고리즘을 최적화하는 알파이볼브(AlphaEvolve)가 이 패키지의 핵심을 이룬다. 쉽게 말하면 AI 코사이언티스트는 연구자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실험 가설을 제안하는 전략가 역할을 수행하고, 알파이볼브는 그 가설을 검증하기 위한 계산 과정을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설계하는 기술자 역할을 한다. 현재 이 시스템들은 일반에 완전히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구글은 연구자들의 신청을 받아 접근 권한을 부여하며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초기 테스트에 참여한 스탠퍼드 대학의 유전학자 개리 펠츠는 AI 코사이언티스트를 사용하는 경험을 두고 고대 델포이의 신탁에 조언을 구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표현하며 그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알파폴드(AlphaFold,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예측하는 AI)의 성과는 이러한 거대 시스템의 신뢰도를 뒷받침하는 든든한 기반이다. 현재 전 세계 300만 명 이상의 연구자가 알파폴드를 활용해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며 생명공학 연구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구글은 이 성과를 상업적 결과물로 연결하기 위해 알파폴드 기반의 신약 개발 자회사인 아이소모픽 랩스(Isomorphic Labs)를 통해 20억 달러 규모의 시리즈 B(사업 확장 단계에서 유치하는 대규모 투자) 펀딩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는 단순한 기술 과시를 넘어 AI가 실제 약물을 설계하고 개발하는 산업적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수치다.

단순한 보조 도구를 넘어 에이전트(Agent, 목표를 설정하면 스스로 계획을 세워 실행하는 AI) 중심의 과학 연구 체계로 이동하는 것이 구글의 최종 전략이다. 기존의 알파폴드가 단백질 구조라는 정답을 빠르게 찾아주는 정밀한 지도였다면, 제미나이 포 사이언스는 그 지도를 읽고 어디로 가서 어떤 실험을 할지 스스로 결정하는 자율 연구원 시스템을 지향한다. 20억 달러라는 막대한 자본 투입은 이러한 자율 연구 시스템이 신약 개발과 같은 고난도 영역에서 인간 연구원과 협력하거나 혹은 독자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만드는 강력한 엔진이 될 전망이다.

'특수 도구'에서 '자율 에이전트'로: 작동 원리의 변화

특정 문제 하나를 기가 막히게 푸는 전용 도구가 과거 과학 AI의 주된 형태였다. 기상 예측에 특화된 웨더넥스트(WeatherNext)나 유전학을 다루는 알파지놈(AlphaGenome), 지구과학 전용인 알파어스 파운데이션즈(AlphaEarth Foundations)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특정 데이터셋을 집중적으로 학습해 정해진 입력값이 들어오면 최적의 정답을 내놓는 정밀한 계산기와 같았다. 하지만 최근의 흐름은 여기서 완전히 갈린다. 단순히 정답을 찾는 도구를 넘어 스스로 가설을 세우고 전체 연구 과정을 설계하는 에이전틱 시스템(Agentic System, 자율적 행동이 가능한 AI 체계)으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AI의 역할이 단순한 연산 장치에서 연구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관리자로 확장되었음을 의미한다.

외부 도구를 호출하고 활용하는 방식이 이런 에이전틱 시스템의 핵심이다. 비유하자면 예전의 AI가 특정 공식만 풀 수 있는 계산기였다면, 지금의 에이전트는 어떤 계산기를 언제 꺼내 써야 할지 정확히 아는 숙련된 연구원과 같다. LLM(거대언어모델) 기반의 에이전트는 연구 목표가 주어지면 먼저 논리적인 가설을 세운다. 그 후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필요한 특수 도구를 스스로 판단해 호출한다. 예를 들어 단백질 구조를 분석해야 하는 단계에 이르면 알파폴드(AlphaFold, 단백질 구조 예측 AI)라는 전문 도구를 불러와 결과값을 도출하고 이를 다시 전체 연구 맥락에 통합한다. 사람이 일일이 도구를 지정해 주는 것이 아니라 AI가 필요성을 인식하고 도구를 선택해 실행하는 자율적 구조다.

재귀적 자기 개선(Recursive self-improvement)이라는 원리가 작동하면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간다. 이는 AI가 스스로 자신의 성능을 분석하고 개선하는 방법을 찾아내어 이를 다시 자신에게 적용함으로써 발전 속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쉽게 말하면 공부하는 법을 스스로 깨달은 학생이 점점 더 효율적인 학습법을 개발해 성적을 폭발적으로 올리는 과정과 비슷하다. 이러한 원리가 에이전틱 시스템에 결합되면 AI는 인간의 개입 없이도 최첨단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스스로의 지능을 가속화한다. AI가 단순히 과학자의 작업을 돕는 보조 도구의 수준을 넘어 스스로 과학적 가설을 검증하고 새로운 발견을 이끄는 주체로 변모하는 과정이다.

AlphaFold와 GPT-5.5가 보여주는 '범용 추론'의 격차

수학계의 중요한 추측(conjecture, 증명되지 않은 가설) 하나를 반증하며 최근 OpenAI가 공개한 모델이 학계에 충격을 주었다. 놀라운 점은 이 모델이 수학 문제를 풀기 위해 따로 훈련된 전용 모델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쉽게 말하면 수학 전공자가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섭렵한 범용 추론 모델인 GPT-5.5 계열이 독립적인 연구 성과를 낸 것이다. 비유하자면 특정 공식만 빠르게 계산하는 고성능 계산기가 아니라, 문제의 맥락을 이해하고 논리적 허점을 찾아내는 수학자의 사고방식을 구현한 셈이다. 이는 AI가 단순히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해 확률적으로 정답을 맞히는 수준을 넘어, 스스로 논리를 전개하고 가설을 검증하는 추론 능력의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사례다.

전략적 변화는 인력의 흐름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알파폴드(AlphaFold, 단백질 구조 예측 AI)로 노벨상을 받은 존 점퍼(John Jumper)가 최근 과학 전용 도구가 아닌 AI 코딩 분야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구글 딥마인드의 핵심 인재가 단백질 구조라는 특정 도메인의 최적화보다 코딩이라는 범용적 능력 강화로 방향을 튼 것이다. 코딩 능력은 AI가 스스로 프로그램을 짜고 실행하며 실험을 수행하는 자율 연구 에이전트로 진화하기 위한 핵심 열쇠다. 특정 분야의 정답을 맞히는 도구를 만드는 시대에서, 어떤 과학적 문제든 해결할 수 있는 지능적 체계를 구축하는 시대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개별 도구의 정교함보다 이를 제어하고 활용하는 상위 지능의 중요성이 커졌음을 의미한다.

범용 추론 모델은 문제 해결의 경로 자체를 설계하는 설계자에 가깝다는 점에서 기존의 특수 목적 AI와 차별화된다. 수학 전용 모델은 기존의 수학적 패턴을 학습해 유사한 문제를 푸는 데 강점이 있지만, GPT-5.5 같은 모델은 논리적 추론 과정을 통해 이전에 없던 반증 사례를 찾아내며 연구에 기여한다. 쉽게 말하면 정해진 매뉴얼대로 움직이는 숙련공과 새로운 이론을 정립하는 연구자의 차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범용 추론 능력은 수학뿐만 아니라 가설 설정과 실험 설계가 필요한 과학 전반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물론 실제 과학 분야는 실험을 통한 물리적 검증이 필요해 수학보다 까다롭지만, 논리적 추론의 격차는 이미 특수 목적 모델이 따라오기 힘든 수준으로 벌어지고 있다. 특정 도메인에 최적화된 모델보다, 복잡한 논리 구조를 스스로 파악하는 범용 모델이 인류의 난제 해결에서 더 큰 잠재력을 증명하고 있다.

'AI Co-Scientist'가 바꿀 연구실의 풍경과 인력 재배치

데이터를 대조하며 밤을 지새우던 연구원의 풍경은 이제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구글이 선보인 AI Co-Scientist(AI 공동 과학자)는 과학 연구의 핵심인 가설 생성부터 결과의 최적화 단계까지를 스스로 수행하며 연구의 패러다임을 바꾼다. 스탠퍼드 대학의 유전학자 게리 펠츠는 이 도구를 사용하는 경험을 두고 델포이의 신탁에 묻는 것과 같다고 표현했다. 이는 연구자가 정답을 찾기 위해 겪어야 했던 수많은 시행착오의 과정이 AI라는 거대한 지능체와의 상호작용으로 대체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비유하자면 과거의 과학자가 모든 식재료를 직접 다듬고 불 조절을 하던 요리사였다면, 이제는 전체 메뉴의 컨셉을 잡고 최종 결과물의 완성도를 점검하는 헤드 셰프로 변모하는 셈이다.

AI Co-Scientist라는 명칭에는 구글의 의도적인 관계 설정이 담겨 있다. AI가 인간을 완전히 밀어내는 대체재가 아니라, 함께 연구를 수행하는 협력자라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쉽게 말하면 AI는 수백만 건의 논문과 데이터를 순식간에 훑어 인간이 놓치기 쉬운 가설을 제안하고, 인간 과학자는 그 가설이 실제 과학적 원리에 부합하는지 판단하며 연구의 방향을 잡는 감독자 역할을 수행한다. 단순한 데이터 처리나 반복적인 실험 설계 같은 수행자로서의 업무는 AI가 전담하고, 인간은 통찰력과 윤리적 판단이 필요한 고차원적인 의사결정에 집중하는 인력 재배치가 일어난다. 이러한 구조는 연구 효율성을 극대화하면서도 과학적 발견의 최종 책임은 인간이 지는 체계를 유지하게 한다.

고도의 코딩 능력은 이러한 에이전틱(Agentic, 자율적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실행하는) 과학 시스템이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한 핵심 성공 요인이다. AI가 단순히 이론적인 답변을 내놓는 수준을 넘어, 직접 분석 코드를 작성하고 소프트웨어 도구를 실행해 가설을 검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구글의 핵심 연구 인력들이 과학 전용 도구 개발에서 AI 코딩 능력 강화로 업무 중심을 옮긴 배경에도 이러한 전략적 판단이 깔려 있다. 코딩은 AI 과학자가 디지털 데이터와 실제 실험 장비를 연결하는 유일한 인터페이스이자 실행 수단이다. 결과적으로 미래의 연구실에서는 특정 전공 지식뿐만 아니라 AI가 짠 코드를 읽고 수정하며 시스템을 제어하는 능력이 과학자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한국 AI 실무자가 주목할 '에이전틱 워크플로우'의 실전 적용

응답 속도보다 제어권이 개발자에게는 더 중요한 체감 변화다. 이전의 AI 도입이 정해진 답을 빠르게 찾아주는 챗봇을 구축하는 일이었다면 이제는 AI가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에이전틱 워크플로우(Agentic Workflow: AI가 목표 달성을 위해 계획을 세우고 도구를 선택해 실행하는 일련의 과정)를 설계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쉽게 말하면 AI를 단순한 상담원이 아니라 업무를 완수하는 프로젝트 매니저로 만드는 작업이다. 비유하자면 기존의 챗봇이 무엇이든 물어보면 답해주는 백과사전이었다면 에이전트는 필요한 도구를 찾아 직접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숙련된 작업자와 같다.

AI의 발전 속도가 이미 인간의 적응 속도를 앞지르고 있다는 사실은 Stanford 2026 AI Index(스탠퍼드 대학이 매년 발표하는 AI 발전 지표)에서도 명시된다. 이는 실무자가 단순히 프롬프트를 잘 쓰는 수준을 넘어 AI가 작동하는 시스템 전체를 설계하는 능력을 갖춰야 함을 의미한다. 이제는 AI에게 어떻게 질문할 것인가라는 고민보다 AI가 어떤 도구를 사용하여 어떤 순서로 업무를 처리하게 할 것인가라는 구조적 설계가 더 중요하다. 기술의 변화 속도가 너무 빨라 개별 기능을 익히는 것보다 AI를 제어하는 프레임워크를 이해하는 것이 생존 전략이 된 셈이다.

전문적인 도구 상자를 갖추고 이를 유연하게 제어할 범용 에이전트(Agent)를 연결하는 아키텍처 설계 능력이 실무의 핵심 경쟁력이 된다. 비유하자면 전문적인 기능을 가진 망치, 드라이버, 톱 같은 도구 상자를 먼저 잘 갖춰놓고 이를 적재적소에 사용할 줄 아는 숙련공을 배치하는 것과 같다. 여기서 도구 상자는 기업이 가진 고유의 도메인 지식이 담긴 API(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 소프트웨어 간 데이터를 주고받는 규약)나 특수 소프트웨어가 된다. 범용 에이전트는 이러한 도구들을 조합해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두뇌 역할을 수행한다.

최신 모델의 성능에만 의존하지 말고, 우리 회사만이 가진 특수한 데이터와 도구를 AI가 어떻게 활용하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설계도를 그리는 것이 한국 AI 실무자들에게 지금 필요한 일이다. 단순한 챗봇 도입을 넘어 도메인 지식과 특수 도구를 결합한 자율 에이전트 설계 능력을 갖춘 조직만이 AI 시대의 실질적인 생산성 혁신을 이룰 수 있다. 범용 모델은 누구나 쓸 수 있지만 그 모델이 우리 회사의 특수 도구를 정확히 제어하게 만드는 설계 능력은 오직 도메인 전문가만이 가질 수 있는 무기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