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2시, 어느 요양 병원의 복도.
보행 보조기를 밀던 노인이 이번에는 가벼운 프레임을 다리에 착용한 채 천천히 발을 뗀다. 기계의 둔탁한 소음 대신 밀리초 단위로 반응하는 모터의 미세한 진동만 느껴진다.
이 장면 뒤에는 가전 기업이 로봇 기업을 집어삼키며 만든 1.75kg의 계산이 있다.
1.75kg 본체와 16Nm의 보조력, W3의 물리적 제원
외골격 로봇의 무게가 킬로그램 단위에서 소수점 단위로 떨어지는 속도는 예상보다 빠르다. 하이얼(Haier, 중국 가전 기업)이 공개한 외골격 로봇 W3의 본체 무게는 1.75kg이다. 기존의 외골격 장치들이 강성을 확보하기 위해 무거운 금속 프레임을 사용하며 착용자의 피로도를 높였다면, W3는 소재의 전면 교체로 이 지점을 해결했다. 하이얼은 항공우주 및 고성능 스포츠 장비에 주로 쓰이는 탄소 섬유와 티타늄 합금을 주 소재로 채택했다. 탄소 섬유의 극단적인 가벼움과 티타늄 합금의 높은 강도를 결합해 하드웨어의 내구성을 유지하면서도 전체 무게를 획기적으로 덜어냈다. 이는 기기 자체의 무게가 오히려 사용자의 짐이 되는 외골격 로봇의 고질적인 모순을 소재 혁신으로 돌파해 세계 최경량 수준의 본체를 구현한 결과다.
가벼운 무게가 보조 성능의 저하로 이어지지 않도록 동력계 설계를 고도화했다. W3는 단일 다리에 최대 16Nm의 보조력을 제공하는 고토크 듀얼 모터를 탑재했다. 듀얼 모터 구조는 단일 모터 방식보다 토크 제어의 정밀도를 높일 수 있으며, 함께 탑재된 고에너지 배터리는 장시간 안정적인 출력을 뒷받침한다. 이러한 물리적 제원은 실제 사용자가 체감하는 무게 부담을 5kg가량 감소시키는 실질적인 효과로 이어진다. 착용자가 보행 시 근력이 부족한 시점에 모터가 즉각적으로 개입해 다리에 가해지는 하중을 물리적으로 분산시키기 때문이다. 본체 무게는 2kg 미만으로 줄이면서 보조력은 높여, 착용자가 느끼는 물리적 저항감과 심리적 부담을 동시에 낮추는 설계를 완성했다.
하드웨어의 물리적 성능을 제어하는 핵심은 AI 보행 알고리즘 3.0과 내장된 다차원 센서의 결합이다. W3의 센서 시스템은 사용자의 관절 각도와 움직임의 미세한 변화를 밀리초 단위로 감지해 데이터화한다. AI 알고리즘은 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사용자가 다음 순간 어느 방향으로, 어느 정도의 힘으로 움직일지 동작 의도를 판단하고 모터의 출력을 조절한다. 특히 근력이 약해 보폭이 좁은 노인 사용자를 위해 설계된 작은 걸음(小碎步) 모드는 이 제품의 구체적인 활용 목적을 보여준다. 이 모드는 사용자의 짧은 보행 주기를 정밀하게 추적해 부족한 근력을 보완하며, 보행 시 발생하는 불필요한 흔들림을 잡아 안정적인 이동을 가능하게 한다. 단순한 힘의 증폭을 넘어 사용자의 신체적 특성에 맞춘 정밀 제어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AI 보행 알고리즘 3.0과 밀리초 단위의 의도 판단
보조 기기를 착용했을 때 내 몸의 속도보다 기기가 늦게 반응해 오히려 걸음이 꼬이는 경험은 흔하다. 기기가 사용자의 의도를 읽지 못하고 정해진 힘만 밀어낼 때 발생하는 전형적인 이질감이다. 하이얼(Haier, 중국 가전 기업)의 W3는 이 지점을 AI 보행 알고리즘 3.0으로 해결했다. 내장된 다차원 센서는 사용자의 관절 각도, 지면과의 접촉 상태, 무게 중심의 미세한 이동을 동시에 감지한다. 단순한 온오프 방식의 보조가 아니라 다각도에서 들어오는 데이터를 통해 사용자가 걷기 시작하는지, 혹은 멈추려 하는지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판단한다. 기기가 사용자의 움직임을 뒤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다음 동작을 예측해 미리 준비하는 제어 체계를 갖췄다.
제어 속도는 밀리초(ms) 단위로 작동한다. 1초를 1,000등분 한 찰나의 시간 동안 다차원 센서의 입력값이 AI 알고리즘을 거쳐 모터 구동 명령으로 이어진다. 인간의 신경계가 뇌의 명령을 근육에 전달하는 속도에 근접하게 반응 시간을 단축해 기계적 지연 시간을 없앴다. 이러한 고속 연산을 지속하기 위해 고에너지 배터리를 탑재했다. 전력 공급의 전압과 전류가 일정하게 유지되어야 고성능 프로세서가 밀리초 단위의 계산을 멈춤 없이 수행할 수 있다. 전력원의 용량과 출력 안정성이 실시간 제어의 물리적 기반이 된다.
고토크 듀얼 모터는 알고리즘의 판단에 따라 최대 16Nm의 단일 다리 보조력을 출력한다. 센서가 보행 의도를 읽고 모터가 즉각적으로 토크를 조절하면 사용자가 느끼는 신체 무게 부담은 5kg 감소한다. 하드웨어가 단순히 강한 힘을 내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 힘을 보행 주기의 어느 시점에 정확히 투입하느냐는 타이밍의 문제다. AI 알고리즘 3.0은 발꿈치가 지면에 닿는 순간부터 발가락이 떨어지는 순간까지의 전 과정을 세분화해 최적의 보조력을 계산한다. 각 단계마다 필요한 토크 값을 밀리초 단위로 수정하며 적용한다. 이 정밀한 제어 과정이 반복되면서 사용자는 기계의 도움을 받으면서도 자신의 의지대로 걷는 감각을 유지한다.
'작은 걸음' 모드로 구현한 노인 맞춤형 보행 보조
일반적인 스포츠 외골격 로봇이 보폭을 넓히고 속도를 높이는 출력 강화에 집중할 때, 하이얼(Haier, 중국 가전 기업)의 W3는 보폭을 좁히는 제어에 집중했다. W3에는 근력이 약해 보폭이 좁은 노인들을 위해 설계된 '작은 걸음(小碎步)' 모드가 탑재됐다. 기존의 외골격 장치들이 주로 건강한 성인의 운동 성능 향상이나 산업 현장의 중량물 운반을 목적으로 설계되어 강한 추진력을 제공했다면, 이 모드는 보행의 질적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한다. 보행 보조의 목적을 신체 능력의 확장으로 보느냐, 혹은 저하된 기능의 정밀한 보완으로 보느냐의 차이가 제품의 핵심 기능으로 구현된 사례다.
'작은 걸음' 모드는 사용자의 부족한 근력을 정밀하게 보완해 보행 안정성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고령층 사용자가 걷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좁은 보폭과 불규칙한 무게 중심 이동을 실시간으로 계산해 보조력을 배분한다. 이는 단순히 다리를 앞으로 밀어주는 힘을 더하는 기존의 방식과 다르며, 좁은 보폭 내에서도 신체가 균형을 잃지 않도록 세밀하게 개입하는 제어 메커니즘을 가진다. 근력이 약해진 노인이 겪는 보행 불안정성을 기술적으로 해결해 낙상 위험을 줄이고 독립적인 이동 능력을 지원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이러한 정밀 제어의 기반은 AI 보행 알고리즘 3.0과 내장된 다차원 센서의 조합이다. 센서는 사용자의 동작 의도를 밀리초(1,000분의 1초) 단위로 판단해 고토크 듀얼 모터에 즉각적으로 전달한다. 모터는 최대 16Nm의 단일 다리 보조력을 제공하며, 이를 통해 사용자가 체감하는 무게 부담을 5kg 줄여준다. 1.75kg의 초경량 본체는 탄소 섬유와 티타늄 합금으로 제작되어 기기 자체의 무게가 오히려 보행에 방해가 되는 역효과를 차단했다. 하드웨어의 극단적인 경량화와 소프트웨어의 정밀한 의도 파악이 결합해 고령자에게 최적화된 보행 환경을 구축했다.
하이얼그룹은 2025년 6월 26일 상하이 스텝(STEP, 중국 로봇 기업)에 25억 위안(약 5,543억 원) 이상을 투자해 전략적 인수를 완료했다. 스텝이 보유한 산업 자동화 하드웨어 분야의 기술력은 하이얼의 산업 인터넷 플랫폼인 코스모플랫(COSMOPlat) 생태계의 일원으로 통합됐다. W3의 '작은 걸음' 모드와 같은 특화 기능은 이러한 하드웨어 생산 역량과 AI 제어 알고리즘의 결합을 통해 가능해졌다. 가전 제조 기반의 하이얼이 전문 로봇 기업의 하드웨어 제어 기술을 흡수함으로써, 일반 대중이 아닌 특정 신체 특성을 가진 사용자층을 겨냥한 정밀 제품을 내놓을 수 있는 구조를 갖춘 것이다.
25억 위안의 투자와 스텝(STEP) 인수가 만든 하드웨어 체인
소프트웨어 설계도는 완벽해도 이를 구현할 정밀 부품이 없거나, 외주 공장의 생산 일정이 꼬이면 제품 출시일은 무기한 밀린다. 하드웨어 개발자가 겪는 가장 큰 병목은 설계와 생산 사이의 물리적 거리다. 하이얼(Haier)은 이 간극을 없애기 위해 직접 생산 인프라를 흡수하는 방식을 택했다. 2025년 6월 26일, 하이얼은 상하이 스텝(STEP, 新时达)에 25억 위안(약 5,543억 원) 이상을 투자해 전략적 인수를 완료했다. 이는 단순한 사업 확장이 아니라 로봇 제조의 전 과정을 수직 계열화하려는 하드웨어 체인 구축 작업이다.
인수 대상인 스텝은 인수 완료 전까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재무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하지만 하이얼은 기업의 단기 손익보다 스텝이 가진 산업 자동화 하드웨어 분야의 연구개발 및 생산 역량에 집중했다. 하이얼은 스텝을 자사의 산업인터넷 플랫폼인 코스모플랫(COSMOPlat, 하이얼의 제조 공정 디지털 전환 플랫폼) 생태계로 즉시 편입시켰다. 코스모플랫이 가진 디지털 제어 능력에 스텝의 물리적 제조 능력을 결합해 하드웨어 공급망의 불확실성을 제거한 것이다.
실무 관점에서 이번 인수는 로봇의 프로토타입 제작부터 양산까지의 리드 타임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장치가 된다. 스텝의 하드웨어 장비 연구개발 역량이 코스모플랫의 데이터 기반 최적화 시스템과 만나면, 설계 변경 사항이 생산 라인에 즉각 반영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외골격 로봇 W3와 같은 초경량 제품을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탄소 섬유나 티타늄 합금 가공 같은 정밀 공정을 외부 업체에 맡기지 않고 내부에서 제어할 수 있게 됐다.
결국 하이얼의 로봇 시장 진입 전략은 개별 제품의 성능 경쟁보다 제조 인프라의 소유권 확보에 방점이 찍혀 있다. 25억 위안이라는 대규모 자본 투입은 적자 기업의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하드웨어 생산 거점을 빠르게 확보하겠다는 의지다. 스텝의 생산 설비와 기술 인력이 코스모플랫의 생태계 안에서 유기적으로 작동하면서, 하이얼은 AI 알고리즘이라는 소프트웨어와 이를 담아낼 하드웨어라는 두 가지 핵심 축을 동시에 쥐게 됐다.
가전-산업-의료를 잇는 AI 하드웨어 수직 계열화의 시사점
거대 모델의 연산 능력이 클수록 성능도 비례한다는 믿음은 이제 하드웨어 효율성이라는 벽에 부딪혔다. 하이얼(Haier, 중국 가전 대기업)이 최근 선보인 외골격 로봇 W3는 1.75kg이라는 초경량 무게로 보행 보조 기능을 수행하며, 범용 AI 알고리즘을 소형 하드웨어에 이식하는 방식이 실질적인 시장 경쟁력을 가짐을 증명했다. 이 기기는 탄소 섬유와 티타늄 합금을 활용해 물리적 무게를 줄이는 동시에, AI 보행 알고리즘 3.0과 다차원 센서를 결합해 밀리초 단위로 사용자의 보행 의도를 파악한다. 고토크 듀얼 모터는 최대 16Nm의 보조력을 제공해 사용자의 체감 무게를 5kg가량 경감시킨다.
하이얼의 이번 행보는 가전 기업이 산업용 플랫폼을 거쳐 의료 보조 기기로 진입하는 수직 계열화 전략의 핵심을 보여준다. 하이얼은 2025년 6월 26일, 산업용 로봇 기업 스텝(STEP, 중국 산업용 로봇 제조사)에 25억 위안을 투자해 인수를 완료했다. 스텝은 하이얼의 산업인터넷 플랫폼인 코스모플랫(COSMOPlat) 생태계에 편입되어, 기존 가전 제조 인프라와 산업용 제어 기술을 결합하는 역할을 맡게 되었다. 이는 단순한 가전 제품군 확장이 아니라, 공장 자동화에 쓰이던 정밀 제어 기술을 실버케어용 웨어러블 기기로 전이시키는 전략적 경로다.
한국의 AI 실무자들은 하이얼의 사례에서 하드웨어와 플랫폼의 결합이 만드는 시장 확장성에 주목해야 한다. B2B 영역에서 검증된 산업용 로봇의 제어 알고리즘과 정밀 구동 기술이 B2C 실버케어 시장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코스모플랫은 하드웨어 연구개발과 생산 역량을 통합하는 중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노인층의 보행 특성을 고려한 '작은 걸음' 모드와 같은 세밀한 알고리즘 최적화는, 범용 AI가 특정 신체 조건에 맞춘 하드웨어와 결합할 때 발생하는 부가가치를 드러낸다. 가전 기업이 보유한 대규모 사용자 데이터와 산업용 플랫폼의 생산 효율성이 결합된 이 구조는, 향후 AI 로봇 시장에서 하드웨어 수직 계열화가 왜 필수적인 경쟁력인지를 입증하는 사실상의 표준으로 작동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