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초음파 검사를 받을 때 화면에 나타나는 영상은 수백만 개의 미세한 메아리를 재구성한 결과물이다. 기존 방식은 초음파가 신체를 통과하는 속도가 일정하다는 단순화된 물리적 가정을 전제로 하며, 이 과정에서 원시 데이터가 가진 풍부한 정보가 상당 부분 소실된다. 최근 NVIDIA와 지멘스 헬시니어스(Siemens Healthineers, 의료 영상 장비 제조사) 연구팀은 이러한 재구성 파이프라인을 거치지 않고, 초음파 탐촉자(Probe)에서 수집된 원시 신호를 직접 학습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

NV-Raw2Insights-US 모델의 구조와 데이터 처리

연구팀이 공개한 NV-Raw2Insights-US(초음파 원시 데이터를 통찰로 변환하는 모델)는 초음파 센서가 포착한 원시 신호를 입력값으로 사용한다. 이 모델은 신체가 음파와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직접 학습하여 환자 개개인의 특성에 맞춘 음속 지도를 생성한다. 기존에는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던 연산 과정을 단 한 번의 AI 추론으로 대체하여 실시간으로 영상을 보정한다. 이 기술은 GitHub 저장소를 통해 개발자에게 공개되었으며, 모델 가중치와 데이터셋 또한 함께 제공된다.

Holoscan Sensor Bridge를 통한 하드웨어 연동

예전에는 초음파 장비의 높은 대역폭 문제로 인해 임상 등급의 스캐너에서 원시 채널 데이터에 접근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 이제는 Holoscan Sensor Bridge(고대역폭 센서 데이터를 GPU로 전송하는 오픈소스 FPGA IP)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한다. 구체적으로는 Altera Agilex-7(고성능 프로그래밍 가능 반도체) 개발 키트와 연동하여 ACUSON Sequoia(지멘스 헬시니어스의 초음파 진단기)의 DisplayPort 출력을 통해 데이터를 스트리밍한다. 데이터는 이후 이더넷을 거쳐 NVIDIA IGX(엣지 AI 컴퓨팅 플랫폼)로 전송되어 AI 추론에 활용된다. 이 과정은 데이터 오버 디스플레이포트(Data over DisplayPort)라는 기술로 구현된다.

AI 기반 적응형 이미징으로의 전환

개발자가 체감하는 가장 큰 변화는 기존의 고정된 알고리즘에서 AI 기반의 Raw2Insights 파이프라인으로의 전환이다. 시스템은 NVIDIA Holoscan(엣지 AI 센서 처리 플랫폼)을 기반으로 배포되며, Blackwell(NVIDIA의 차세대 GPU 아키텍처)급 GPU에서 가속 추론을 수행한다. 환자별 음속 추정치는 다시 초음파 스캐너로 전송되어 실시간 영상의 초점을 최적화한다. 이는 단순히 영상을 처리하는 수준을 넘어, 개별 환자의 신체 물리적 특성을 능동적으로 이해하고 적응하는 진단 시스템의 기초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기술은 현재 연구 개발 단계에 있으며,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시장에서 판매 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