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의 보험 거절률을 낮춘 실시간 품질 점수제

치과 진료에서 엑스레이 한 장의 품질은 단순한 영상의 문제를 넘어 병원의 수익과 직결된다. 촬영 후 며칠이 지나 보험 청구를 했을 때 영상 품질 저하로 지급이 거절되면 병원은 수익을 잃고 환자는 재촬영을 위해 다시 내원해야 하는 시간과 비용을 감수한다. 실제로 치과 보험 청구의 최대 20%가 영상 누락이나 저품질이라는 이유로 초기 단계에서 거절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기존의 품질 검수는 의료진이 촬영 후 수 시간 또는 수일 뒤에 수동으로 확인하는 사후 검토 방식이었기에 문제가 발견되었을 때는 이미 환자가 귀가한 후였다. Henry Schein One은 이러한 시점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Image Verify를 도입했다. Image Verify는 엑스레이 촬영 즉시 AI가 영상의 품질을 판정해 1점에서 5점 사이의 점수를 반환하는 실시간 검수 솔루션이다.

이 시스템은 2025년 가을 컨셉 설계 단계에서 시작해 수개월 만에 실제 서비스 환경인 프로덕션에 배포되었다. 프로덕션은 개발된 소프트웨어를 실제 사용자가 사용할 수 있도록 운영하는 최종 환경을 의미한다. 초기 250개 지점에서 시작한 서비스는 2026년 4월 말 기준 10,000개 이상의 활성 지점으로 확대되며 43배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현재까지 처리한 누적 엑스레이 수는 1,100만 장을 넘어섰으며 주당 평균 처리량은 150만 장에 달한다. 촬영 현장에서 즉시 품질 점수를 확인하게 함으로써 환자가 병원을 떠나기 전 재촬영 여부를 즉각 결정할 수 있게 했다. 이는 환자의 불필요한 재방문을 줄이고 보험 청구 승인율을 직접적으로 높이는 운영 효율로 이어졌다.

Image Verify의 설계 핵심은 병리적 상태를 찾아내는 진단 솔루션이 아니라 임상적 사용 가능 여부만 판정하는 품질 솔루션으로 정의했다는 점에 있다. AI가 질병을 식별하는 진단 AI의 경우 매우 엄격한 의료 규제 제약을 받지만 영상이 진료에 적합한지만 판정하는 품질 검수는 상대적으로 규제 문턱이 낮다. 덕분에 개발 팀은 복잡한 규제 절차에 묶이지 않고 빠른 반복 개선인 이터레이션을 통해 시스템을 고도화할 수 있었다. 이터레이션은 짧은 주기로 기능을 개발하고 수정하며 완성도를 높이는 과정을 뜻한다. 이러한 접근은 신입 테크니션에게 실시간 피드백을 제공하는 교육 도구로 활용되었으며 점수 체계를 통한 게임화 요소가 도입되어 작업자의 숙련도와 몰입도를 높이는 부수적인 효과를 냈다.

Amazon SageMaker AI와 EKS 기반의 1.4초 추론 파이프라인

결과가 나올 때까지 멍하니 화면의 로딩 표시를 바라보는 시간은 짧아도 길게 느껴진다. 특히 환자가 앞에 있는 진료 현장에서는 단 몇 초의 지연이 전체 진료 흐름을 끊는 결정적인 불편함이 된다. Henry Schein One는 이 지연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Amazon Elastic Kubernetes Service(Amazon EKS, 컨테이너 관리 서비스)와 Amazon SageMaker AI를 결합한 구조를 채택했다. 애플리케이션 계층을 담당하는 Amazon EKS가 진료 관리 프로그램에서 들어오는 요청을 조율하고, 이를 SageMaker AI 기반의 머신러닝 추론 엔드포인트로 전달한다. 추론 엔드포인트는 학습된 모델이 데이터를 처리해 결과를 내놓는 접속 지점을 의미한다. 이미지가 캡처되면 EKS를 거쳐 SageMaker AI로 전달되고, 다시 점수가 반환되는 전체 경로를 최적화했다. 이 구조에서 EKS는 트래픽을 관리하는 관문 역할을 수행하며, 실제 무거운 연산은 SageMaker AI의 추론 인프라가 전담하여 처리하는 분리 구조를 가진다.

실제 구동 결과, 영상 촬영부터 화면에 품질 점수가 표시되기까지의 전체 왕복 시간은 중앙값 기준 1.4초를 기록했다. 상위 10%의 지연 시간을 나타내는 P90 수치는 2.2초로, 대다수의 요청이 3초 이내에 처리되는 안정적인 성능을 보였다. 수백만 건의 추론을 수행하는 동안 유지한 추론 오류율은 0.01% 수준이다. 이는 단순한 수치 개선을 넘어, 테크니션이 환자를 진료실 밖으로 보내기 전 즉시 재촬영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만드는 임상적 수용 가능 수준의 응답 속도다. 만약 이 시간이 길어졌다면 의료진은 AI의 판단을 기다리기보다 기존의 수동 검수 방식으로 돌아갔을 가능성이 크다.

성능의 핵심은 단일 모델이 아닌 멀티 모델 머신러닝 추론 파이프라인을 구축한 점에 있다. 영상이 입력되면 파이프라인 내의 여러 모델이 순차적인 단계로 추론을 수행하며 최종 품질 점수를 도출한다. 각 모델이 수행하는 역할이 구분된 순차적 파이프라인은 개별 모델의 부하를 분산시키는 효과를 준다. 이러한 단계적 구조는 각 모델이 특정 품질 요소에 집중하게 하여 분석의 정확도를 높이면서도 전체 처리 시간을 제어할 수 있게 한다. 현재 이 인프라는 글로벌 4개 지역에서 총 40,000개 지점으로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설계되었다. 수만 개의 지점에서 동시에 발생하는 대규모 요청을 처리하면서도 1.4초라는 일관된 지연 시간을 유지하는 것이 이 파이프라인의 핵심 설계 목적이다. 이를 위해 요청의 흐름을 최적화하고 추론 엔드포인트의 자원 할당을 정교하게 관리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CPU 병목 제거와 GPU 전처리로 달성한 인프라 효율

수개월 만에 수천 개의 지점으로 서비스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가장 먼저 마주하는 벽은 코드의 완성도가 아니라 인프라의 효율이다. Henry Schein One은 이전 클라우드 플랫폼에서 겪은 지연 시간과 비용 효율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WS로의 전면 재구축을 결정했다. 단순히 환경을 옮기는 것이 아니라, 임상 현장에서 초 단위의 응답 속도를 보장할 수 있는 최적의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초기 인프라 프로파일링을 통해 자원 활용 패턴을 분석한 결과, 전처리 파이프라인가 CPU에서만 실행되는 병목 현상이 발견되었다. 이미지 디코딩(압축된 파일을 픽셀 데이터로 변환하는 과정), 정규화(데이터 범위를 일정하게 맞추는 작업), 리사이징(이미지 크기를 조정하는 것) 같은 단계가 모두 CPU의 몫이었다. 이로 인해 대규모 병렬 연산에 최적화된 GPU(그래픽 처리 장치) 자원은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낭비되었다. CPU 포화 상태가 GPU의 여유 공간을 가리는 현상은 대규모 머신러닝 추론 시스템에서 흔히 발생하는 함정이다. 시스템 전체가 느려지면 단순히 서버 대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하기 쉽지만, 실제 원인이 CPU 병목에 있다면 인스턴스를 추가해도 성능 향상은 제한적이고 비용만 상승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처리 단계를 CPU에서 GPU로 직접 이전했다. 데이터 변환 과정을 GPU에서 처리함으로써 인스턴스 효율을 즉각적으로 높였으며, 지연 시간이나 신뢰성 저하 없이 처리량을 늘렸다. 이어 비동기(Async, 작업 완료를 기다리지 않고 다음 요청을 처리하는 방식) 추론 파이프라인으로 전환하여 인스턴스당 처리량을 추가로 확보했다. 이러한 최적화 과정을 통해 시스템은 이전보다 훨씬 적은 수의 인스턴스만으로도 급증하는 서비스 지점 수를 감당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모든 최적화 사항은 10,000개 이상의 지점에 배포하기 전 A/B 테스트 프레임워크(두 가지 버전을 비교해 성능을 검증하는 방식)를 통해 안정성을 확인했다. 무중단 배포 패턴을 적용해 신규 최적화 코드가 기존 서비스에 영향을 주지 않는지 실시간으로 검증하며, 하루에 여러 번 배포를 반복해 60가지 이상의 세부 최적화 항목을 해결했다. 결과적으로 린(Lean)하고 효율적인 GPU 플릿(Fleet, 동일한 사양의 서버 집합)을 구축하여, 인스턴스 수를 최소화하면서도 대규모 확장을 지원하는 인프라 기반을 완성했다.

진단이 아닌 '품질 검증'에 집중해 규제 허들을 넘다

의료 AI는 보통 질병을 찾아내는 진단에 집중하지만, Image Verify는 정반대로 영상이 제대로 찍혔는지만 확인한다. 이 시스템은 병리적 상태(질병의 원인이나 진행 과정을 연구하는 학문)를 식별하는 진단 솔루션(Diagnostic Solution)이 아니라, 영상의 품질만을 판정하는 품질 솔루션(Quality Solution)으로 정의됐다. AI가 수행하는 작업은 단 하나, 해당 엑스레이 영상이 임상적 사용 가능 여부를 갖췄는지 판정하는 것이다. 진단이라는 무거운 책임 대신 품질 검증이라는 명확한 역할에 집중해 서비스의 성격을 규정함으로써, AI가 의료진의 진단 권한을 침해하지 않고 촬영 단계의 기술적 완성도만 보조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역할을 품질 검증으로 한정한 결정은 규제 대응과 개발 속도를 결정지었다. 일반적으로 임상 AI는 환자의 진단에 직접 관여하므로 매우 엄격한 의료 규제 제약을 받으며, 승인 과정이 길고 까다로워 업데이트 주기가 매우 느리다. 반면 Image Verify는 질병을 진단하지 않고 영상의 기술적 품질만 평가하므로, 이러한 규제 허들을 피해 빠르게 제품을 개선하는 반복 개선(Iteration, 가설을 세우고 실행해 결과를 확인하며 수정하는 과정)이 가능했다. 개발 팀은 복잡한 인허가 절차에 묶이지 않고 실제 현장의 피드백을 즉각 반영해 모델을 고도화했으며, 이는 제품의 시장 진입 기간을 단축하고 빠르게 사용자 기반을 확장하는 핵심 동력이 됐다.

실무 현장에서는 운영 효율과 수익성이라는 두 가지 실익이 동시에 나타났다. 영상 품질 문제로 인해 환자가 며칠 뒤 다시 내원해야 하는 불편함이 사라지면서 환자 경험이 개선됐고, 이는 저품질 영상으로 인해 보험 청구가 거절되는 사례를 줄여 보험 청구 승인율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졌다. 또한 신입 테크니션(방사선 촬영 담당자)은 AI가 제공하는 품질 점수를 통해 자신의 촬영 기술을 실시간으로 교정하는 교육 효과를 얻었다. 품질 점수를 높이려는 경쟁 심리를 자극하는 게임화(Gamification, 게임의 메커니즘을 비게임 분야에 적용하는 것) 요소가 더해져, 작업자가 스스로 촬영 품질을 높이도록 유도하는 능동적인 학습 환경이 구축되며 전반적인 의료 서비스 품질이 상향 평준화됐다.

한국 의료 AI 실무자를 위한 실시간 추론 최적화 시사점

동일한 의료 규제 장벽 앞에서 어떤 기업은 임상 진단 허가를 기다리며 릴리즈를 홀딩했고, Henry Schein One은 품질 검증이라는 우회로를 통해 시장에 진입했다. Image Verify는 병리 현상을 찾아내는 진단 솔루션이 아니라, 영상이 임상적으로 사용 가능한지를 판단하는 품질 솔루션으로 정의했다. 진단 AI는 질병 유무를 판독하므로 엄격한 의료기기 인증이 필요하지만, 품질 검증은 영상의 선명도나 정렬 상태만 확인하므로 규제 제약이 상대적으로 적다. 이러한 전략적 분리 덕분에 팀은 임상 AI의 복잡한 규제 절차에 묶이지 않고 제품을 빠르게 반복 개선하며 배포할 수 있었다. 한국의 의료 AI 실무자 역시 서비스의 목적을 진단과 품질 검증으로 명확히 나누어 규제 샌드박스를 활용하거나 초기 시장 진입 속도를 높이는 전략적 접근이 유효하다.

인프라 최적화 과정에서 팀은 이미지 디코딩, 정규화, 리사이징 같은 전처리 파이프라인이 모두 CPU에서 실행되는 병목 현상을 발견했다. 정규화는 데이터의 범위를 일정하게 맞추는 작업이고 리사이징은 영상 크기를 조정하는 과정이다. 당시 CPU 점유율이 한계에 도달하면서 실제 GPU 자원은 충분히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스템 전체 성능이 저하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CPU의 포화 상태가 GPU의 여유 공간을 가리는 신호 왜곡이 일어났고, 이는 문제의 본질인 파이프라인 최적화 대신 불필요한 인스턴스 추가 증설이라는 잘못된 처방으로 이어질 뻔했다. 전처리 과정을 GPU로 직접 이전하여 처리한 결과, 지연 시간의 손실 없이 인스턴스 효율을 즉각적으로 높였다. 고해상도 의료 영상을 다루는 서비스일수록 모델의 추론 성능 자체보다 CPU와 GPU 사이의 데이터 전송 및 전처리 단계에서 발생하는 병목을 먼저 진단하는 것이 인프라 비용 절감의 핵심이다.

촬영 즉시 1~5점의 품질 점수를 반환하는 실시간 피드백 루프는 의료 현장의 도입 속도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다. 중앙값 1.4초, P90 2.2초라는 응답 속도는 환자가 진료실을 떠나기 전 재촬영 여부를 결정하게 하여 환자의 재내원 불편을 완전히 제거했다. P90은 상위 10%의 지연 시간을 의미하며, 대부분의 사용자가 2.2초 이내에 결과를 받는다는 뜻이다. 이는 단순히 기술적 수치를 달성한 것이 아니라, 환자가 떠나면 사라지는 임상적 순간이라는 시간적 제약을 기술로 해결한 사례다. 의료진이 영상 품질 문제로 보험 청구 거절을 겪거나 환자를 다시 불러야 하는 행정적 낭비를 막는 실질적인 이득을 제공했다. 실시간 의료 AI 서비스를 구축할 때는 모델의 정확도만큼이나 현장 워크플로우에 즉각적으로 녹아들 수 있는 초저지연 인프라 최적화 기준을 세우는 것이 서비스 성패를 가르는 기준이 된다.

영상 품질 문제로 환자가 치과를 다시 방문하는 불편함은 결국 인프라의 효율성 문제로 귀결된다. Image Verify는 전처리 파이프라인를 GPU로 이전해 1.4초의 초저지연 추론을 구현함으로써 현장에서 즉시 재촬영 여부를 결정하는 환경을 만들었다. 실시간 의료 AI 서비스의 성패는 모델의 정확도를 넘어 CPU 병목을 진단하고 GPU 활용도를 극대화하는 인프라 최적화 기준에 달려 있다. 현재 운용 중인 파이프라인의 전처리 단계에서 CPU 병목 현상을 진단하고 GPU 플릿의 자원 할당량을 최적화하는 기준을 세우는 것이 실질적인 해결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