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규모와 험한 환경이 만든 해양 데이터 수집의 물리적 한계

인류는 지구 표면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7대양의 거대한 규모와 험한 환경 탓에 해양 데이터 수집에 막대한 비용을 지출했다. 해양 데이터는 공급망부터 국방에 이르기까지 모든 산업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지만, 정작 인류가 바다에 대해 보유한 정보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기존의 수집 방식은 사람이 직접 거대 선박을 운용하거나 고가의 전용 장비를 투입해야 했기에 물리적 시간과 자본의 제약이 명확했다.

특히 바다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수집할 마땅한 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데이터 획득 비용의 상승은 연구자와 기업들이 해양 모니터링에 접근하는 것을 가로막는 치명적인 장벽이 되었다. 이러한 환경적, 경제적 한계는 해양 데이터의 공백을 야기했으며, 이는 곧 해양 생태계 보호나 국방 전략 수립과 같은 필수적인 영역에서의 정보 부족으로 이어졌다. 결국 해양 산업계는 인력 투입을 최소화하면서도 광범위한 지역의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적 대안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

태양광 자율운항 선박 '스카우트'와 위성 기반 실시간 전송 체계

영국 스타트업 온라인 오션스(Online Oceans)는 태양광 자율운항 선박 '스카우트(Scout)'를 출시해 인류의 바다 데이터 수집 방식을 바꿨다. 스카우트는 태양광 에너지를 동력원으로 활용해 한 번에 몇 달 동안 바다를 항해하며 파고와 날씨, 해저 선박의 위치, 해양 생물 모니터링에 이르는 광범위한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는 사람이 직접 배를 타고 나가 데이터를 수집한 뒤 복귀해야 했던 기존 방식의 물리적 제약을 제거한 결과다.

스카우트는 수집한 데이터를 위성을 통해 온라인 오션스의 명령센터 소프트웨어인 '테더(Tether)'로 실시간 전송한다. 사용자는 테더 소프트웨어를 통해 현장에서 수집되는 정보에 즉각적으로 접근하고 이를 분석에 활용할 수 있다. 수집된 데이터를 저장 장치에 담아 나중에 회수하는 방식이 아니라, 위성 파이프라인을 통해 육상으로 즉시 전달하는 구조를 구축함으로써 데이터 획득의 속도와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센서 패키지 선택과 타사 도구 통합이 가능한 모듈형 플랫폼 구조

온라인 오션스는 사용자가 용도에 맞게 상단 센서 패키지를 선택하거나 타사 도구를 통합할 수 있는 단순한 모듈형 플랫폼 구조를 채택했다. 조지 머튼(George Merten) CEO는 온라인 오션스가 전력과 통신이라는 기본 인프라를 제공하고 사용자가 그 뒤쪽에 필요한 장비만 연결해 사용하는 방식을 '해양 환경의 포드 F-150 픽업트럭'에 비유했다. 이는 선박 전체를 특정 목적에 맞게 새로 건조하는 복잡한 공정 대신, 표준화된 플랫폼 위에 모듈을 교체하는 방식으로 운용 효율을 극대화한 설계다.

이러한 모듈형 디자인은 사용자가 자신의 연구 목적이나 산업적 필요에 따라 측정 도구를 자유롭게 구성할 수 있게 한다. 온라인 오션스는 하드웨어의 기본 뼈대와 에너지 공급원, 위성 통신망이라는 핵심 기반 시설을 미리 갖춰 제공함으로써 사용자가 별도의 통신 장비를 구축할 필요 없이 센서 데이터의 송출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하드웨어의 확장성을 통해 특수 목적의 해양 모니터링 기능을 빠르게 구현할 수 있는 실질적인 도구를 제공하게 되었다.

고가 전용 선박 소유에서 데이터 구독 모델로의 경제적 기준 전환

조지 머튼 CEO는 엑슨모빌 근무 당시 리퀴드 로보틱스(Liquid Robotics)의 '웨이브 글라이더(The Wave Glider)'가 가진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표를 확인하고 저비용 플랫폼의 필요성을 느꼈다. 그는 고가의 전용 장비가 없으면 데이터 접근 자체가 불가능했던 시장의 폐쇄성을 해결하기 위해, 하드웨어 소유권과 데이터 이용권을 분리하는 전략을 세웠다. 이후 그는 지난해 3월 최고기술책임자(CTO) 앨리스테어 더글러스와 함께 온라인 오션스를 창업했다.

온라인 오션스는 고객이 반드시 선박을 구매하지 않고도 데이터 구독을 통해 필요한 해양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다. 사용자는 고가의 전용 선박을 직접 구매해 운영하는 막대한 자본 리스크를 지는 대신, 저렴한 플랫폼을 도입하거나 데이터 구독 모델을 선택함으로써 해양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이는 해양 데이터 획득의 경제적 기준을 '장비 소유'에서 '데이터 접근 효율성'으로 전환하며 민간 연구소나 대학 같은 다양한 집단의 진입 장벽을 낮춘 사례가 되었다.

엔젤·시드 투자 유치와 생산 제약에 직면한 글로벌 수요 확대

온라인 오션스는 제품 개발을 위해 솔라시티(SolarCity) 창업자 피트 라이브와 코로 캐피털(Koro Capital)로부터 100만 파운드(약 21억원)의 엔젤 투자를 유치했다. 이어 올해 초 생산 확대를 위해 세라핌 스페이스(Seraphin Space) 주도로 400만 파운드(약 82억원)의 시드 투자를 추가로 확보했다. 회사는 최근 하와이대학교에 산호초 모니터링용 보트 1대를 출하하며, 당초 예상했던 국방 부문 외에 환경 모니터링 등 민간 분야에서도 강력한 수요가 있음을 입증했다.

현재 온라인 오션스는 수요의 가속화로 인해 판매 제약이 아닌 생산 능력의 한계로 판매를 거절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조지 머튼 CEO는 생산 병목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인 채용을 진행하며 스카우트 및 향후 추가 기술의 양산 체제 최적화에 집중하고 있다. 한편, 해양 데이터 시장에서는 자율운항 선박 군(群)을 구축하는 오센(Oshen)과 스마트 보트 돛대를 만드는 쿼터마스터(Quartermaster)가 각기 다른 접근 방식으로 경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