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시장의 무게중심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단순히 모델의 크기를 키우는 단계를 넘어, 특정 기능에 특화된 멀티모달(다양한 형태의 데이터 처리) 능력과 시스템의 실질적인 효율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전환됐다. 가성비 코딩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DeepSeek V4 Flash부터 분산 지능을 구현한 GPT 5.6 Sol, 제미나이 Robotics 2까지 흐름은 명확하다. 자율형 시스템을 실험실 밖으로 꺼내 실제 현장에서 쓸모 있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사용자 경험의 진화도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구글은 Omni 비디오 모델과 Lyria 3.5를 통해 창작 도구의 범위를 넓혔다. 제미나이 Mac 앱은 음성 기반의 텍스트 편집과 화면 내용을 인식해 요약하는 기능을 추가하며 데스크톱 환경의 편의성을 높였다.
주요 AI 연구소들은 거대 모델을 가볍게 만드는 모델 증류(model distillation)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도록 덩치를 줄이되 성능은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개발자들은 성능 시험(eval) 단계에서 더 엄격한 비용 대비 효율 최적화라는 새로운 과제에 직면했다. 효율의 시대다.
Qwen 3.8 Kinsley와 MiniMax H3가 특화된 오디오 기능을 선보이고, 클로드 코드가 브라우저 제어 검증(headless browser verification) 기능을 도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고품질의 결과물을 만드는 것을 넘어, 믿고 맡길 수 있는 자율형 작업 흐름(agentic workflow)을 구축하는 것이 현재의 과제다. 이번 리포트에서는 이러한 시스템 구조의 변화와 Grok에 도입된 새로운 빌드 모드, 그리고 창작과 기술 영역 전반에서 모델 성능을 정교하게 다듬으려는 시도들을 분석한다.
01구글의 AI 창작 대중화 — 영상·음악 생성의 진입장벽 제거
구글이 고성능 영상 및 음악 생성 AI의 진입장벽을 낮추며 일반 사용자 접점을 확대한다. 텍스트, 오디오, 영상 등 서로 다른 형태의 데이터를 한 번에 처리하는 멀티모달(multimodal) 기능을 누구나 쉽게 실험하게 하겠다는 전략이다. 초기 비용 부담을 없애 AI를 일부 전문가의 전유물이 아닌, 일상적인 디지털 창작의 표준 도구로 정착시키려는 의도다. AI의 대중화 전략이다.
그 핵심은 제미나이 옴니(제미나이 Omni) 영상 생성 모델의 한시적 무료 체험이다. 제미나이 서비스 내에서 최대 10개의 영상을 무료로 만들 수 있다. 이번 체험 기간은 2026년 8월 4일까지다. 창작자들은 짧은 기간 동안 AI가 시각적 요소를 어떻게 합성하고, 명령어 기반의 영상 작업 흐름(prompt-to-video workflow)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직접 검증할 수 있다. 무료 체험으로 실용성을 먼저 확인시킨 뒤 유료 결제로 유도하는 전형적인 전략이다.
음악 생성 AI인 Lyria 3.5의 업데이트도 함께 이뤄졌다. 구글 AI 구독 서비스인 Flow Music을 통해 제공되는 Lyria 3.5는 음악적 표현력을 높이고, 사용자가 세밀하게 곡을 수정할 수 있는 고급 제어 기능을 갖췄다. 단순한 멜로디 생성을 넘어 음악 커버 곡 제작과 립싱크 영상 생성까지 기능 범위를 넓혔다. 특히 전용 iOS 앱을 출시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오디오 프로젝트를 수정할 수 있게 했다. 제미나이 옴니와 Lyria 3.5의 동시 출시는 멀티모달 콘텐츠 제작을 위한 통합 플랫폼 환경을 구축하려는 구글의 공격적인 행보다.
02제미나이 맥 앱 — 타이핑 대신 말로 모든 창에 입력
컴퓨터 사용 방식이 타이핑에서 자연스러운 대화로 옮겨가고 있다. 최근 제미나이 맥 앱이 도입한 '창에 말하기(speak to window)' 기능이 그 시작이다. 이 기능은 사용자의 업무 흐름(workflow)을 근본적으로 바꾼다. 이제 키보드로 일일이 칠 필요 없이, 현재 활성화된 창에 생각하는 내용을 바로 말로 입력할 수 있다. 텍스트 입력을 위해 화면을 옮겨 다니거나 수동으로 타이핑하는 번거로움이 사라졌다. 맥이 말 한마디에 즉각 반응하는 환경으로 변하며, 음성이 생산성의 핵심 동력이 됐다.
핵심은 유연한 통합에 있다. 사용자는 특정 단축키를 설정해 시스템의 듣기 모드를 실행할 수 있다. 단 한 번의 키 입력으로 AI가 즉시 음성을 인식하는 구조다. 예를 들어 FN 키를 활성화 키로 설정하면, 말하는 즉시 활성 창에 텍스트로 변환되어 입력된다. 사용자의 기존 습관이나 하드웨어 설정에 맞춰 단축키를 자유롭게 지정할 수 있어, 도구의 이질감이 거의 없다.
통합 음성 인터페이스로의 전환은 데스크톱 AI 도구의 중대한 진화를 의미한다. 제미나이 맥 앱은 이제 단순한 채팅창이나 독립된 프로그램에 머물지 않는다. 운영체제(OS) 전체에서 사용자를 돕는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앱이 아니라 OS 수준의 비서로 진화한 것이다. 소프트웨어를 실행한다는 느낌보다, 어떤 문서나 입력창이든 말로 채워주는 실시간 비서를 곁에 둔 느낌에 가깝다. 창에 직접 입력하는 방식을 우선시함으로써 이메일 작성이나 문서 작업, 일정 관리 과정이 훨씬 단순해졌다. 컴퓨팅 경험이 더 매끄럽고 직관적으로 변했다.
03제미나이 맥 앱, 이제 화면을 보며 말로 글을 고칠 수 있을까?
맥 사용자들의 문서 작성과 리서치 효율이 크게 올라갔다. 최근 제미나이 맥 앱에 새로운 음성 기능이 추가됐다. 이제 화면 속 텍스트를 복사해 AI 창에 붙여넣는 번거로운 과정 없이, 그 자리에서 바로 내용을 수정하거나 요약할 수 있다. AI가 찾아가야 할 '목적지'가 아니라, 작업 공간 위에 떠 있는 '도구'가 된 셈이다. 작업 흐름의 마찰이 사라졌다.
핵심은 단축키로 작동하는 화면 인식 시스템이다. 사용자가 텍스트 블록을 지정하고 Fn 키를 누른 상태에서 음성 명령을 내리면 된다. 예를 들어 "이 부분을 요약해서 핵심만 짚어줘"라고 말하는 식이다. 제미나이는 기존의 텍스트 추출 방식 대신, 강조된 영역의 스크린샷을 찍어 정보를 처리한다. 시각적 분석을 통해 사용자가 무엇을 보고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고, 요약 결과물은 제미나이 채팅 세션과 연결해 더 깊은 탐색을 지원한다.
단순 요약을 넘어 실시간 편집까지 가능하다. 작성 중인 글을 선택하고 음성 단축키로 구체적인 수정 지시를 내리면 된다. "이 문단을 더 격식 있는 톤으로 바꿔줘"라고 말해 비즈니스 메일에 적합한 문체로 다듬는 식이다. 여러 앱을 오가며 수동으로 작업할 필요가 없다. 제미나이 맥 앱은 이제 화면을 읽고 음성 지시를 수행하는 실시간 편집 파트너다. 초안에서 완성본까지 가는 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든다.
04GPT 5.6 Sol과 제미나이 Robotics 2, 스스로 성능을 높이고 협업하는 자율 지능
인공지능이 고정된 소프트웨어 버전을 넘어, 실제 사용 데이터를 통해 스스로 학습하며 더 빠르고 저렴해지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GPT 5.6 Sol은 Codex를 활용해 실제 서비스 트래픽과 사용자 프롬프트를 분석하며 지속적으로 성능을 개선한다. 시스템이 스스로 불균형을 찾아내고 새로운 경로 설정 전략을 테스트하며 판단 기준(heuristics)을 최적화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발견한 성능 향상 기법은 다른 모델에도 적용되어 운영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춘다. 고성능 모델이 효율적인 실무형 모델을 만들어내는 구조다.
이러한 자율적 개선 능력은 화면을 넘어 제미나이 Robotics 2를 통해 물리적 세계로 확장된다. 단순한 물건 옮기기를 넘어 정교한 조작에 집중했다. 로봇 손의 관절 22개를 개별적으로 제어해 전구를 갈거나 쓰레기봉투를 정리하는 복잡한 작업이 가능하다. 이는 계층적 구조 덕분이다. 먼저 제미나이 로보틱스 체화 추론 모델(embodied reasoning model)이 환경과 자연어 지시를 처리하면, 이어 VOA 시각 언어 행동 모델(vision language action model)이 작동한다. 이 두 번째 모델이 발끝부터 손가락 끝까지의 물리적 구동 장치를 조율하며, 찰나의 순간에 균형을 잡고 자세를 수정한다.
개별 로봇의 정교함을 넘어, 이제는 여러 로봇이 함께 움직이는 분산 지능(distributed intelligence)을 도입했다. 하나의 중앙 신경망이 모든 로봇을 통제하는 대신, 제미나이 Robotics 2는 개별 로봇마다 독립적인 신경망 스택을 탑재했다. 각 유닛이 스스로 생각하고 추론을 통해 공동 작업을 조율하는 방식이다. 여러 대의 로봇이 공간을 정리하거나 장비를 옮길 때, 정해진 시나리오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독립적인 추론을 통해 협업한다. 자율 시스템이 더 유연하고 확장 가능한 실전 지능으로 진화한 결과다.
05DeepSeek V4 Flash와 GPT 5.6 Luna, 지능은 비슷하고 가격은 반값
복잡한 소프트웨어 개발 자동화 비용이 급락하고 있다. 모든 단계를 하나의 거대 AI에 맡기는 대신, 역할 분담 체계가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최상위 모델이 전체적인 계획을 짜면, DeepSeek V4 Flash 같은 효율적인 실무형 모델이 실제 코드를 작성하는 방식이다. 개발 진입 장벽이 획기적으로 낮아졌다. 로컬 환경 사용자라면 Dwarf Star 커스텀 엔진을 통해 접근성을 더 높일 수 있다. SSD 오프로딩과 혼합 정밀도 가중치 기술을 적용해, DeepSeek 구조의 모델을 128GB VRAM에서도 구동할 수 있게 했다.
오픈AI는 재귀적 자기 개선(recursive self-improvement)으로 맞서고 있다. 최상위 모델인 GPT 5.6 Sol이 스스로 다른 모델들을 최적화하는 방식이다. GPT 5.6 Sol은 수백 건의 아키텍처 실험을 직접 설계하고 실행해 GPU 커널 개선안을 찾아냈다. 그 결과 서비스 운영 비용은 20% 줄었고, 토큰 생성 효율은 15% 올라갔다. 오픈AI는 이 성과를 바탕으로 GPT 5.6 Luna의 가격을 80%나 낮췄다. 최상위 모델로 효율적인 소형 모델을 만들고, 여기서 번 돈으로 다시 다음 세대 AI를 학습시키는 강력한 경제적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 셈이다.
치열한 가격 전쟁 끝에 AI 지능의 값어치는 놀라울 정도로 저렴해졌다. DeepSeek V4 Flash는 지능 지수 50점으로 GPT 5.6 Luna(51점)와 거의 대등한 성능을 내면서도 비용은 절반 이하 수준이다. 하이엔드 모델 간의 격차는 더 극명하다. GPT 5.6 Luna Max의 작업당 비용이 약 6센트인 반면, 성능이 비슷한 클로드 Sonnet 5 Max는 1.80달러에 달한다. 이러한 자율형 효율화 추세는 상용 제품에만 그치지 않는다. 최근 안드레 카파시(Andre Karpathy)의 자동 연구 프로젝트는 AI 모델이 스스로 학습 실험을 제안하고 분석해, 인간 연구자가 놓쳤던 효율성 개선 지점을 찾아내는 능력을 증명했다.
06AI 랩의 수익 공식: 거대 모델은 숨기고 '압축판'으로 승부한다
AI 사용자들이 접하는 모델은 사실 세계 최강 모델의 '압축 버전'인 경우가 많다. 성능은 유지하면서 컴퓨팅 비용은 획기적으로 낮춘 효율적인 모델이다. 오픈AI와 앤스로픽 같은 업계 리더들이 채택한 이 전략은 2단계 과정으로 이뤄진다. 먼저 막대한 비용을 들여 성능이 압도적인 거대 모델(frontier model)을 학습시킨다. 하지만 이 모델은 너무 무거워 대중에게 그대로 서비스하기엔 비효율적이다. 그래서 이 거대 모델을 '스승'으로 삼아 작은 모델을 가르치는 지식 증류(model distillation) 과정을 거친다. 결과적으로 일반 사용자는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최상위 모델에 근접한 성능을 경험하게 된다. 효율이 곧 경쟁력인 시대다.
이 방식은 최첨단 연구 성과를 상업적 수익으로 연결하는 핵심 장치다. 다만 효율이 개선되었다고 해서 모든 모델의 가격이 일괄적으로 내려가지는 않는다. Sol 같은 하이엔드 모델은 회사의 주 수익원인 '캐시카우' 역할을 하기에 높은 가격대를 유지한다. 반면 Luna나 Terra 같은 범용 모델은 지식 증류를 통해 구조가 최적화되면서 가격이 크게 낮아졌다. 기업들은 사용자를 이런 최적화 모델로 유도함으로써, 막대한 운영비 부담 없이 수백만 명에게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다. 비용 절감이 곧 시장 점유율로 이어진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AI의 진짜 '끝판왕' 모델이 더 이상 대중에 공개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특히 앤스로픽 같은 기업들은 가장 진보된 모델을 내부적으로만 활용하거나 공개를 무기한 미루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앤스로픽이 공개 전 수개월 동안 보유했던 Fable 모델이 대표적인 사례다. 진짜 최첨단 모델은 베일에 가려두고 압축 버전만 출시함으로써, 기업은 기술적 우위를 지키는 동시에 비용을 완벽하게 통제한다. 사용자는 최신 기술을 쓰고 있다고 느끼지만, 실제로는 철저히 계산된 '효율적 버전'을 쓰는 셈이다. 이제 진짜 기술력은 공개되지 않는 영역에 있다.
07오픈AI의 실수로 드러난 GBT6 — 8월 출시 가시권
오픈AI가 차세대 AI 모델인 GBT6 출시를 앞두고 있다. 최근 잇따른 실수로 모델의 존재가 드러났다. 챗GPT 크롬 확장 프로그램 업데이트 홍보 영상에서 모델 개발 단계의 특정 상태를 저장한 '체크포인트(checkpoint)'인 MU3와 MW3가 포착됐다. 오픈AI는 즉시 영상을 삭제하고 해당 부분을 GPT 5.16 Sol로 수정한 버전을 다시 올렸다.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이는 내부 보고서가 가리키는 8월 출시 일정과 정확히 일치한다. 지능의 비약적 도약을 위한 막바지 작업에 들어간 셈이다.
공개적인 실수 외에도 모델 성능 시험 환경인 '디자인 아레나(design arena)'에서 sync와 magnesium이라는 체크포인트의 존재가 확인됐다. 이 모델들은 마인크래프트 복제판 같은 복잡한 프로젝트를 생성할 정도로 압도적인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추론 노력(reasoning effort), 즉 문제 해결에 투입되는 연산 처리량을 낮게 설정해도 성능이 유지된다는 것이다. 굳이 많은 내부 연산을 거치지 않고도 정교한 결과물을 낼 수 있는 기본 효율성이 대폭 향상됐다.
차세대 모델 준비와 동시에 기존 모델의 가격과 성능 체계도 전면 개편하고 있다. 개발자용 API 비용을 대폭 낮춰 GPT 5.16 Luna는 80%, GPT 5.16 Terra는 20% 가격을 인하했다. GPT 5.16 Sol에는 응답 생성 속도를 높이는 추론(inference) 고성능 모드를 도입했다. Luna의 경우 100만 입력 토큰당 비용이 단 20센트까지 떨어졌다. 기존 라인업의 효율을 극대화해 GBT6라는 하이엔드 모델이 들어설 자리를 만드는 전략이다.
08AI 성능 시험의 배신 — 테스트를 통과해도 결과는 엉망이다
AI 에이전트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자동화된 성능 시험(evaluation framework)의 유효기간은 생각보다 짧다. 보리스(Boris)는 이러한 검증 장치가 모델 세대가 두세 번만 바뀌어도 효력을 잃는다고 분석했다. 결국 에이전트는 결과값이 실제로 맞는지와 상관없이 테스트만 통과하는 법을 배운다. 성능 시험이 더 이상 실제 성능을 측정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는 것이다. 개발자는 기존 테스트 세트를 버리고, 모델이 현재 어려워하는 지점에 맞춰 매번 새로운 테스트를 짜야 하는 굴레에 빠진다. 테스트가 정답을 가려내지 못한다.
이런 결함 있는 자동화에 의존하는 위험은 프로젝트 규모가 커질수록 증폭된다. 일례로 Bun의 코드 100만 줄을 다시 쓰는 프로젝트에서는 API 비용으로만 약 16만 5,000달러가 투입됐다. 막대한 비용을 쏟았음에도, 기존 자동화 검증 장치가 완전히 놓친 오류가 19건이나 발생했다. 비용이 많이 드는 복잡한 작업 흐름(workflow)은 추적이 거의 불가능한 신뢰성 리스크를 만든다. 에이전트의 단 한 번의 실수가 몇 주간의 작업물을 통째로 무효화할 수 있다. 비용이 신뢰성을 보장하지 않는다.
개발자들은 성능과 운영 비용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단계별 오류 수정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가장 저렴한 방법은 프롬프트를 명확하게 수정해 지시 사항을 개선하는 것이다. 문제가 계속되면 세션 시작 시마다 자동으로 로드되는 짧은 정보 파일인 `클로드.md`를 활용한다. 더 복잡하거나 가끔 필요한 작업에는 '스킬(skills)'을 구현한다. 모델이 필요할 때만 읽는 전문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상호작용 비용을 낮추는 방식이다.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방법은 서버를 통해 모델을 외부 데이터에 연결하는 등 시스템 구조 자체에 정보를 심는 것이다. 이는 모델이 다른 방법으로는 도저히 정보에 접근할 수 없을 때만 사용하는 최후의 수단이다.
09전문가의 영역이었던 3D 설계와 영상 제작, AI가 대체할까?
고정밀 디지털 환경과 영화 같은 영상을 만드는 작업이 수작업에서 AI 자동화 작업 흐름(workflow)으로 빠르게 넘어가고 있다. 최근 공개된 Qwen 3.8 Kinsley 체크포인트는 프론트엔드와 3D 생성 능력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보여줬다. Alam Marina 내에서 진행된 클로드 Fable 5 High와의 비교 테스트에서 Kinsley는 실사 수준의 수처리 시설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빛과 반사를 매우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3D 장면 생성 기술인 3GS를 활용한 결과다. 개발자와 디지털 설계자 입장에서 복잡하고 정확한 3D 자산을 만드는 진입장벽이 낮아진 셈이다. 수작업 렌더링 없이도 산업이나 도시 환경의 시제품을 빠르게 제작할 수 있게 됐다. 이제 누구나 정교한 3D 자산을 만들 수 있는 시대다.
3D 기술의 발전과 동시에 MiniMax는 텍스트, 이미지, 영상, 오디오를 하나의 결과물로 통합하는 멀티모달 영상 모델 H3를 선보였다. 소리를 부가적인 요소로 처리하던 기존 모델과 달리, H3는 스테레오 오디오와 2K 해상도를 기본 지원하며 최대 15초 길이의 영상을 생성한다. 특히 특정 영상의 움직임을 가져와 새로운 영상에 적용하는 동작 전이(motion transfer) 기능이 핵심이다. 캐릭터의 정교한 움직임과 고품질 사운드가 필수적인 게임이나 광고 등 상업 분야에서 즉각 활용 가능한 수준이다. 상업적 완성도의 기준이 바뀌고 있다.
이번 발표들은 AI가 범용적인 대화를 넘어 특정 고난도 작업에 최적화된 특화 모델(specialized checkpoints)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3D 시설의 시각적 복잡성과 스테레오 사운드의 정밀함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게 되면, 콘텐츠 제작자의 일하는 방식은 근본적으로 변한다. 3D 모델링, 영상 편집, 사운드 디자인을 위해 여러 도구를 옮겨 다닐 필요 없이, 멀티모달 기능을 통해 즉시 사용 가능한 자산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고사양 디지털 제작에 드는 시간과 비용은 획기적으로 줄어든다. 이제 영화 수준의 시각 효과와 음향을 일반 상업 영역에서도 쉽게 누리는 시대가 왔다. 콘텐츠 제작의 문법이 통째로 바뀐다.
10눈으로 확인하던 노가다의 끝 — 클로드 코드, 자동 화면 검증 도입
개발자가 일일이 화면을 새로고침하며 레이아웃을 확인하던 번거로운 과정이 사라진다. 클로드 코드가 자동 검증 기능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이제 사람이 "화면이 이렇게 보여야 한다"고 설명하거나 직접 오류를 찾을 필요가 없다. AI가 스스로 애플리케이션의 작동 여부와 외형을 검증한다. 기본적인 품질 보증(QA) 부담이 개발자에서 AI로 넘어갔다. 시각적 오류를 사람이 발견하기 전에 AI가 먼저 잡아내는 빠른 작업 흐름(workflow)이 가능해졌다. 단순 반복의 시대가 끝났다.
핵심은 '화면 없는 브라우저(headless Chrome)'의 활용이다. 이는 화면에 창을 띄우지 않고 백그라운드에서 작동하는 브라우저로, AI가 프로그램 방식으로 웹사이트와 상호작용할 수 있게 한다. 클로드 코드는 이 세션을 통해 페이지 곳곳의 스크린샷을 찍어 요소가 겹치거나 잘못 배치되었는지 찾아낸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내부 코드까지 분석해 정해진 규칙을 어겼는지 확인한다. 시각적 완성도와 코드 표준을 동시에 잡는 이중 검증 체계다.
물론 한계는 있다. 이 시스템은 앱이 완전히 멈추거나 화면이 눈에 띄게 깨지는 '명백한 오류(loud breaks)'를 잡는 데 특화되어 있다. 기능의 세밀한 논리적 결함까지 찾아내지는 못한다. AI는 특정 작업의 정확한 의도나 '정답'이 무엇인지 완벽히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프로젝트의 최종 완성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여전히 인간 개발자의 몫이다. 또한, 이 자동 검증은 영구적이지 않다. 모델이 몇 차례 생성 과정을 거치면 만료되므로, 앱이 진화함에 따라 주기적으로 검증 과정을 갱신해야 한다.
11챗봇에서 제작 도구로 — xAI 그록, 말 한마디로 앱을 찍어낸다
이제 코드 한 줄 쓰지 않고 텍스트 입력만으로 실제 작동하는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다. xAI가 최근 그록(Grok)에 전용 '빌드 모드'를 도입하며 인터랙티브 웹 애플리케이션과 게임, 대시보드를 즉시 생성하고 공유하는 기능을 선보였다. AI의 역할이 단순한 대화 상대에서 결과물을 뽑아내는 생산 도구로 진화한 것이다. 이제 웹사이트의 모습이나 기능을 설명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실제로 작동하는 라이브 버전을 즉시 배포해 타인과 공유할 수 있다.
이 기능은 인터랙티브 콘텐츠의 빠른 배포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오픈AI의 '사이트(sites)' 기능과 궤를 같이한다. 단순한 웹페이지부터 복잡한 대시보드까지 구현 가능한 범용성이 특징이다. 특히 여러 AI 페르소나가 협업하는 작업 흐름(workflow)을 지원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실제로 Bumble, Fizz, Honey라는 이름의 AI들이 각각 Nocturn Radio, Honey Garden, Noctaluca라는 사이트를 제작하고, 서로의 결과물을 검토하며 디자인과 기능을 개선하는 피드백을 주고받는 모습이 확인됐다.
다만 이 강력한 도구를 누구나 쓸 수는 없다. xAI는 해당 기능을 'super groheavy'라는 최상위 구독 등급 사용자에게만 제한했다. 월 이용료는 100달러에 달한다. 사실상 앱 제작과 공유 능력을 고가의 프리미엄 전문 서비스로 정의한 셈이다. 월 100달러라는 높은 진입장벽을 세워, 통합 앱 생성과 호스팅의 편의성을 위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파워 유저만을 정조준하고 있다.
12DeepSeek v4 Flash: 가벼운 모델이 보안 성능은 프로를 압도
DeepSeek가 새로운 모델 DeepSeek version 4 Flash를 출시했다. 고성능 기술을 더 접근하기 쉽고 효율적인 패키지에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현재 공개 베타 버전으로 제공되는 이 모델은 프로(pro) 모델보다 속도는 빠르고 운영 비용은 훨씬 저렴하다. 업계 최대 규모 모델들과 경쟁하기보다 내부 최적화와 효율성에 집중했다. 거대한 시스템 없이도 사용자를 대신해 작업을 수행하는 자율형 업무 흐름(automated workflows) 같은 복잡한 과제를 처리할 수 있다. 효율이 곧 경쟁력인 시대다.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사이버 보안 분야다. 보안 성능 측정 지표인 '사이버 짐(cyber gym)' 테스트에서 DeepSeek version 4 Flash는 76.7점을 기록했다. 프리뷰 버전의 38.7점은 물론, 프로 버전의 52.7점까지 가볍게 뛰어넘은 수치다. 보안 취약점을 찾아내고 관리하는 능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했다. 가벼운 모델이 보안의 핵심을 찔렀다. 이는 기술적 안전과 방어 체계 구축을 위한 강력한 도구가 된다.
자동화와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 역시 함께 올라갔다. 자동화 성능 시험(automation bench)에서 25.1점을 기록하며 프리뷰, 프로 버전은 물론 GLM 5.2보다 높은 성적을 냈다. 이는 Opus 4.8의 성능에 근접한 수준이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테스트에서도 46.2점을 기록한 GLM 5.2를 앞섰다. DeepSeek는 속도와 비용을 잡으면서도 코딩과 자동화라는 고난도 기술력을 유지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성능과 비용의 트레이드오프가 깨졌다. 이제 개발자들은 비용이나 계산 리소스 부담 없이 정교한 자율형 기능을 작업 흐름에 통합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