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 결과지를 받아 든 60대 남성이 의사에게 묻는다. 예전에는 혈액 검사 한 번으로 전립선암 가능성을 알 수 있었다는데 왜 지금은 먼저 권하지 않느냐는 질문이다. 의사는 가이드라인이 바뀌었다고 답하지만, 정작 해외 의료 통계에서는 전립선암 말기 환자가 다시 늘고 있다는 상반된 신호가 포착되고 있다.

PSA 검사와 USPSTF의 권고 중단

전립선암은 남성 암 사망 원인 2위로, 남성 8명 중 1명이 평생 한 번은 진단받을 만큼 흔하다. 이를 조기에 찾아내는 핵심 도구가 PSA(전립선 특이 항원, 전립선에서 만들어져 혈액으로 흘러나오는 단백질) 검사다. 전립선이 커지면 혈액 속 PSA 수치가 올라가는데, 이를 통해 암 가능성을 예측한다. 과거 임상 시험에서 PSA 검사는 전립선암 사망률을 44%에서 최대 64%까지 낮췄으며, 1,000명당 3.1명의 전이성(암세포가 원래 발생한 곳에서 다른 부위로 퍼진 상태) 질환을 예방했다.

하지만 문제는 PSA 수치가 높다고 해서 모두 암은 아니라는 점이다. 수치가 높으면 생검(조직의 일부를 떼어내어 검사하는 시술)을 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감염률이 5%에서 7%에 달한다. 특히 직장 벽을 통해 바늘을 찌르는 방식이라 세균 감염 위험이 크고, 이는 응급실 방문이나 입원으로 이어진다. 또한 조기에 발견된 암 중 상당수가 진행 속도가 매우 느려 굳이 치료할 필요가 없는 경우도 많았다. 이에 USPSTF(미국 질병예방서비스특별위원회, 미국 내 보건 의료 지침을 만드는 전문가 집단)는 과잉 진단과 치료 부작용이 득보다 실이 크다고 판단해 2012년부터 모든 연령대 남성에 대한 PSA 검사 권고를 중단했다.

신호와 소음의 딜레마가 불러온 결과

이 상황을 비유하자면 화재 경보기가 너무 민감해서 토스트기 연기에도 계속 울리는 상황과 같다. 사람들은 경보기가 울릴 때마다 집안을 샅샅이 뒤지는 소동(생검과 과잉 치료)에 지쳤고, 결국 경보기를 꺼버리기로 결정한 것이다. 쉽게 말하면 가짜 알람에 속아 고생하느니 차라리 알람을 끄고 살겠다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경보기를 끈 지 15년이 지난 지금, 진짜 불이 났을 때 이를 알릴 방법이 사라졌다는 사실이 데이터로 드러나고 있다.

최근 미국과 캐나다의 데이터에 따르면 전립선암 4단계 말기 환자가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전립선암은 발견 시점에 따라 생존율이 극명하게 갈린다. 1단계에서 3단계 사이에 발견되면 5년 생존율이 99%를 넘지만, 4단계 말기에 발견되면 생존율은 38%로 급락하며 중앙 생존 기간은 30개월에 불과하다. 가짜 알람을 피하려다 진짜 암이 전이될 때까지 방치되는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는 셈이다. 결국 과잉 치료의 공포가 조기 발견의 이점을 완전히 덮어버린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부작용이라는 소음을 줄이려다 생존이라는 핵심 신호까지 함께 지워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