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을 조종하는 리모컨이 뇌라고 생각해보자. 그런데 이 리모컨의 버튼 일부가 고장 나면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고 덜덜 떨리게 된다. 이것이 바로 파킨슨병(몸이 떨리고 움직이기 힘들어지는 뇌 병)이라는 무서운 병이다. 지금까지는 고장 난 리모컨을 고치기보다 임시방편으로 작동하게 만드는 방법만 있었다. 과연 고장 난 리모컨의 부품을 새것으로 갈아 끼울 수는 없을까.
XellSmart가 시작한 30명 대상의 새로운 실험
세포 치료제를 만드는 회사인 XellSmart(젤스마트)가 최근 XS411(뇌 세포를 갈아 끼워 주는 치료제)이라는 새로운 약의 2상 임상 시험(약이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는 두 번째 단계의 실험)을 시작했다. 이번 실험에는 50세에서 75세 사이의 환자 30명이 참여한다. 이들은 병을 앓은 지 5년에서 15년 정도 된 사람들이다.
실험 방식은 조금 특별하다. 참여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쪽에는 XS411을 넣어주고, 다른 쪽에는 기존에 쓰던 일반 약을 처방한다. 그리고 1년에서 2년 동안 이들의 상태가 어떻게 변하는지 꼼꼼하게 관찰한다. 어떤 그룹의 환자가 더 잘 움직이게 되는지를 확인해 이 치료제가 정말 효과가 있는지 증명하려는 것이다. 이번 실험은 중국의 여러 큰 병원들이 힘을 합쳐 진행한다.
망가진 뇌 세포를 새것으로 바꾸는 마법의 원리
기존의 파킨슨병 약들은 부족한 물질을 채워주는 방식이었다. 비유하자면 물이 새는 파이프가 있는데, 파이프를 고치는 대신 계속 바닥에 고인 물을 닦아내는 것과 비슷하다. 하지만 XS411은 아예 새 파이프를 설치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iPSC(어떤 세포로든 변할 수 있는 마법의 줄기세포)라는 기술을 사용한다.
쉽게 말하면 iPSC는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찰흙 같은 세포다. 과학자들이 이 찰흙 세포를 잘 빚어서 뇌에서 움직임을 조절하는 세포로 만든 뒤, 환자의 뇌에 직접 넣어주는 것이다. 특히 이 치료제는 미리 만들어 둔 제품을 바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환자 본인의 세포를 채취해 다시 만드는 복잡한 과정 없이, 기성복처럼 미리 만들어진 세포를 바로 사용할 수 있어 치료 시간이 훨씬 짧아진다.
1상 실험에서 확인한 긍정적인 신호와 기관 승인
이번 2상 실험에 들어가기 전, 이미 1상 임상 시험(약이 안전한지 먼저 확인하는 첫 번째 단계의 실험)을 통해 희망적인 결과가 나왔다. 치료를 받은 환자들의 몸 떨림이 줄어들고 일상생활이 훨씬 편해졌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또한 PET-CT(몸속을 촬영하는 특수 카메라)로 뇌를 찍어보니, 넣어준 새 세포들이 뇌 속에서 죽지 않고 잘 살아남아 제 역할을 하고 있었다.
이런 결과 덕분에 2025년에 NMPA(중국의 약 허가 기관)와 FDA(미국의 약 허가 기관)로부터 실험을 계속해도 좋다는 허락을 받았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까다롭다고 알려진 기관들이 이 기술의 가능성을 인정한 셈이다. 이제 2상 실험을 통해 더 많은 증거를 모으면, 나중에 더 큰 규모의 3상 실험으로 나아가 실제 약으로 출시될 가능성이 커진다.
망가진 뇌 세포를 새것으로 교체하는 시대가 조금씩 다가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