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실의 28개월 된 늙은 쥐들이 트레드밀 위에서 이전보다 더 오래 버티기 시작했다. 근육의 크기는 그대로지만 움직임의 효율이 달라진 상태다. 노화로 인해 근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현상을 겪는 개체들에게서 나타난 변화다.

GHSR-1a 억제와 근육 기능의 상관관계

연구팀은 GHSR-1a(성장호르몬 분비 촉진 수용체-1a)의 활동을 억제하는 두 가지 경로를 실험했다. 하나는 유전자 제거(KO, 특정 유전자를 없애 기능을 상실시키는 기법) 방식이다. 다른 하나는 PF-5190457(수용체 활성을 기본 상태보다 낮추는 역작용제 소분자 화합물)이라는 약물을 사용하는 방식이다. 실험 대상은 6개월, 24개월, 28개월 된 수컷 쥐들이다.

GHSR-1a는 본래 식욕을 자극하고 급성 동화 작용(에너지를 저장하고 조직을 합성하는 과정)을 일으키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연구 결과 이 수용체의 활동을 줄였을 때 노화된 쥐의 근육 피로 저항력과 지구력, 근력이 모두 향상됐다. https://doi.org/10.1111/acel.70472에서 확인 가능한 데이터는 근육의 양이나 수명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음을 명시한다.

세부 지표에서는 미토콘드리아(세포의 에너지 발전소)의 변화가 뚜렷했다. PGC-1α(미토콘드리아 생성을 유도하는 표지자) 수치가 상승했다. PINK1/p62(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제거하는 자가포식 신호 전달 물질) 경로 역시 개선됐다. Proteomics(단백질체학, 세포 내 전체 단백질을 분석하는 기술) 분석 결과 미토콘드리아 구성 요소들이 근육 기능 유지의 핵심으로 작동했다.

근육량 유지와 기능 개선의 분리

기존의 근감소증(Sarcopenia, 노화로 인해 근육량과 근력이 감소하는 질환) 치료 접근법은 근육의 부피를 키우는 데 집중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근육의 양을 늘리지 않고도 기능적 성능을 끌어올릴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이는 근육량 증가가 반드시 기능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지점을 공략한 포석이다.

약물 투여군과 유전자 제거군의 결과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PF-5190457을 투여한 쥐들은 유전자 제거군과 마찬가지로 지구력이 향상되고 PGC-1α 및 LC3II, Bnip3(미토콘드리아 자가포식 관련 표지자) 수치가 증가했다. 여기에 추가로 체중 감소와 Adiposity(지방 축적도) 감소 효과가 함께 관찰됐다.

현재 근감소증을 치료하기 위해 승인된 약물적 개입 방법은 전 세계적으로 전무한 상태다. 미충족 의료 수요(Unmet Medical Need, 치료제가 없어 환자가 고통받는 영역)가 매우 큰 시장이다. 이번 연구는 근육의 크기가 아니라 에너지 효율과 질적 개선이라는 새로운 경로를 제시했다. 약물 투여만으로 유전자 제거와 유사한 효과를 냈다는 점은 상업적 개발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근육의 양이 아니라 질적 효율에 집중하는 것이 노화 대응 전략의 새로운 포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