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에서 근육량을 유지하려 애쓰는 노년층이 많다. 하지만 근육의 크기가 유지된다고 해서 그 기능까지 보존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최근 연구진은 근육의 양과 질 사이의 상충 관계를 조절하는 특정 단백질의 움직임에 주목했다.

ATF5 결핍 모델의 근육량 보존과 기능 저하

연구팀은 ATF5(근육 단백질 조절 인자)의 역할을 분석하기 위해 4-6개월령의 청년 생쥐와 14-16개월령의 중년 생쥐를 대상으로 정밀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군은 ATF5 유전자를 완전히 제거한 KO(유전자 제거 모델)와 유전자 조작이 없는 WT(정상 대조군 모델) 수컷 생쥐로 구분하여 비교 분석했다. 데이터 분석 결과 ATF5가 없는 KO 생쥐는 노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근육량 감소 현상이 억제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는 근육 단백질의 분해를 촉진하는 주요 조절 인자들의 수치 상승이 억제되면서 단백질 회전율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반면 근육의 질적 지표는 정반대의 결과를 나타냈다. 중년의 ATF5 KO 생쥐는 WT 생쥐와 비교했을 때 근육의 피로도가 유의미하게 높게 측정되었다. 이와 동시에 세포 내에서 ROS(세포 손상을 유발하는 활성산소)의 생성이 가속화되는 현상이 뚜렷하게 관찰되었다. 또한 급격한 근육 수축 활동이 발생했을 때 ISR(세포의 통합 스트레스 반응)과 UPRmt(미토콘드리아 미접힘 단백질 반응)를 조절하는 핵심 전사 인자인 CHOP 및 ATF4의 발현이 억제되었다. 특히 ATF5의 부재는 LonP(미토콘드리아 내 단백질 분해 효소) 수치의 감소로 이어졌으며 이는 미토콘드리아 유래 단백질과 핵 유래 단백질 사이의 심각한 불균형을 초래했다.

근육량과 품질의 제로섬 게임

이번 데이터가 시사하는 핵심은 근육의 양과 질이 서로 상충하는 제로섬 관계에 있다는 점이다. 기존의 노화 연구와 치료 전략은 근육량 감소를 막는 것에만 집중해 왔다. 그러나 ATF5의 사례는 근육량을 강제로 유지하는 것이 오히려 근육의 기능적 품질을 파괴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ATF5는 MQC(미토콘드리아 품질 관리 프로세스)를 통해 근육의 지구력과 세포 내 에너지 효율을 유지하는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주목할 점은 ATF5가 근육량을 일부 희생시키는 대신 미토콘드리아의 건강을 보존하는 생물학적 선택을 한다는 사실이다. ATF5가 제거된 상태에서는 근육의 외형적 크기는 보존되지만 미토콘드리아의 단백질 균형이 무너지고 외부 스트레스에 대한 대응 능력이 상실된다. 결과적으로 근육의 부피는 유지되나 실제 힘을 쓰고 버티는 내구성은 급격히 떨어진다. 이는 Sarcopenia(노화로 인한 근육량 감소증) 치료를 위해 ATF5를 억제하여 근육량을 늘리려는 시도가 매우 위험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근육의 양을 확보하려다 근육의 질을 완전히 망가뜨리는 치명적인 부작용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근육량과 품질을 분리하여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언급했으나 이러한 생화학적 경로 분석에는 매우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근육의 양적 팽창보다 질적 유지라는 본질적 가치가 노화 방지의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