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몸을 최적화하는 바이오해킹(몸의 기능을 인위적으로 조절해 성능을 높이는 것)이 유행이다. 운동으로 근육을 조금 찢어 더 튼튼하게 만들 듯, 우리 몸속 세포도 살짝 괴롭히면 더 젊어질 수 있을까?

770개 약물 스크리닝과 두 가지 후보 약물

해외 매체와 연구진이 FDA(미국에서 약이 안전한지 검사하고 허가해 주는 곳)가 승인한 약 770개를 샅샅이 뒤졌다. 그 결과 Terbinafine(원래 무좀 같은 곰팡이균을 없앨 때 쓰는 약)과 Miglustat(원래 특정 희귀병을 치료하는 약)이라는 두 가지 약이 발견되었다. 이 약들을 C. elegans(연구에 많이 쓰이는 아주 작은 투명 벌레)에게 투여하자 수명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세포 속 미토콘드리아(세포 속 작은 발전소)에 가벼운 자극을 줬더니 벌레들이 더 건강하게 오래 산 것이다. 적절한 약물 자극이 세포의 생존 시간을 늘렸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적당한 스트레스가 만드는 세포 청소 효과

핵심은 적당한 고통이 주는 이득이다. 너무 강한 충격은 세포를 파괴하지만, 아주 약한 스트레스는 세포의 생존 본능을 깨운다. 미토콘드리아(세포 속 작은 발전소)가 살짝 오작동하면, 세포는 MSR(세포가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스스로를 고치는 반응)이라는 방어 체계를 가동한다. 이때 UPRmt(발전소 안의 고장 난 단백질을 치우는 청소 시스템)가 작동해 낡은 찌꺼기를 치우고 효율을 높인다. 기존에는 Doxycycline(세균을 죽이는 항생제 약)을 썼지만, 이는 몸속 유익균까지 죽여 부작용이 컸다. 이번에 찾은 약들은 세균은 건드리지 않고 오직 세포의 청소 스위치만 정밀하게 누른다. 결국 적절한 자극이 세포의 자정 능력을 높여 노화 속도를 늦춘다는 원리다.

사람 세포에서도 확인된 노화 방지 가능성

이 결과는 사람의 세포 실험에서도 그대로 재현되었다. 미토콘드리아(세포 속 작은 발전소)가 만드는 ATP(세포가 움직일 때 쓰는 에너지 알갱이)가 조금 줄어들면, 세포는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더 강한 항산화 물질을 만들어낸다. 이는 나이가 들며 생기는 세포 기능 저하를 약물로 보완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단순한 수명 연장을 넘어 건강하게 늙는 방법의 실마리를 찾은 셈이다. 약 하나로 세포의 청소 기능을 강제로 켤 수 있다는 가능성이 열렸다.

세포를 살짝 자극해 스스로 청소하게 만드는 전략이 노화 방지의 새로운 길이 될 수 있다. 실제 사람에게 적용될 때 어떤 변화가 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