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게릭병(근위축성 측삭 경화증) 진단을 받은 환자와 가족들은 매일 근육이 굳어가는 속도와 싸우며 시간을 보낸다. 현대 의학은 이 질환에 대해 완치보다는 증상 완화와 생명 연장에 주력하고 있으나, 최근 발표된 연구 데이터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의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마시티닙 투약 환자 5년 생존율 42.3% 기록
AB Science는 최근 의학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인 medRxiv를 통해 마시티닙(Masitinib, 세포 내 신호 전달을 차단해 염증과 세포 사멸을 억제하는 티로신 키나아제 억제제)을 투여한 루게릭병 환자들의 장기 생존 데이터를 공개했다. 이번 분석은 과거 진행된 2b/3상 임상 시험인 AB10015 연구에 참여한 환자 130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마시티닙을 1일 4.5mg/kg 용량으로 투여받은 환자들의 발병 후 5년 생존율은 42.3%로 나타났다. 특히 질병으로 인한 기능 상실이 완전히 진행되지 않았던 환자군에서는 이 수치가 52.9%까지 상승했다. 이는 회사가 제시한 역사적 대조군(기존 치료 환경에서의 통계적 생존율)인 23.5%와 비교했을 때 매우 유의미한 차이다.
기존 예측 모델 대비 생존 기간 79개월 연장
벤치마크 숫자보다 실제 환자들의 생존 데이터에서 갈리는 지점이 있다. ENCALS(유럽 루게릭병 컨소시엄의 생존 예측 모델)가 예측한 중앙 생존 기간은 42개월이었으나, 실제 마시티닙 투약 환자들의 중앙 생존 기간은 121개월로 확인되었다. 약물 투여를 통해 약 79개월의 생존 기간을 추가로 확보한 셈이다. 단순한 생명 연장을 넘어, 장기 생존자의 49%는 기계적인 호흡 보조 장치 없이도 만족스러운 삶의 질을 유지하고 있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지점이다.
이번 결과는 AB Science가 현재 40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후속 확증 임상 시험인 AB23005를 준비하는 동력이 되었다. 이 시험은 기존 표준 치료제인 릴루졸(Riluzole, 루게릭병 환자의 생존 기간을 연장하는 약물)에 마시티닙을 병용 투여하는 그룹과, 릴루졸에 위약을 투여하는 그룹을 무작위로 나누어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데이터는 마시티닙이 미세아교세포와 비만세포의 비정상적인 활동을 억제함으로써 질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된다.
환자들은 이제 질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것을 넘어 일상을 지켜내는 치료를 기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