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실의 쥐들에게 노화 방지를 목적으로 투여한 약물이 오히려 뇌 조직에 다발성 경화증과 유사한 손상을 입히는 현상이 관찰되었다. 다사티닙(Dasatinib, 항암제 성분)과 퀘르세틴(Quercetin, 항산화제 성분)을 결합한 D+Q는 노화 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세놀리틱(Senolytic, 노화 세포 사멸 유도제) 요법의 표준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연구는 이 조합이 뇌의 특정 영역인 뇌량(Corpus Callosum, 좌우 대뇌 반구를 연결하는 신경 섬유 다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D+Q 투여와 뇌량의 수초 감소 현상
연구팀은 노령 쥐를 대상으로 D+Q를 3주간 격주로 경구 투여했다. 투여 한 달 후, 뇌의 좌우 전두엽을 연결하는 뇌량 부위를 투과 전자 현미경(TEM, 전자빔을 이용해 미세 구조를 관찰하는 장비)으로 분석한 결과, 신경세포를 감싸 보호하는 수초(Myelin, 신경세포의 축삭을 둘러싼 절연체)의 밀도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이러한 현상은 어린 쥐에게서도 동일하게 나타나, 약물의 부작용이 연령과 무관하게 발생함을 확인했다. 연구진이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약물 투여 후 20분 이내에 희소돌기아교세포(Oligodendrocytes, 중추신경계에서 수초를 형성하는 세포)의 형태가 단순해지고 돌기가 수축하는 변화가 시작되었다.
세포 내 소포체 스트레스와 기능 저하
예전에는 D+Q가 노화 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하여 건강한 세포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간주되었다. 그러나 이번 분석 결과는 해당 약물이 희소돌기아교세포를 사멸시키지는 않으나, 세포 내 소포체 스트레스(Endoplasmic Reticulum stress, 단백질이 제대로 접히지 않아 세포 기능이 저하되는 상태)를 유발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로 인해 세포는 수초를 생성하는 기제는 유지하지만, 이를 신경세포에 정확히 전달하고 배치하는 능력을 상실한다. 결과적으로 신경세포는 보호막을 잃고 노출되어 다발성 경화증(Multiple Sclerosis, 면역 체계가 신경세포의 수초를 공격하는 뇌 질환) 환자에게서 관찰되는 병리적 상태와 유사한 환경에 놓이게 된다.
임상적 시사점과 향후 연구 방향
개발자가 체감하는 이번 연구의 핵심은 기존 노화 치료제의 선택성에 대한 재검토다. D+Q는 폐, 신장, 당뇨 등 다양한 노화 관련 질환 임상에서 유망한 결과를 보여왔으나, 뇌와 같은 민감한 기관에서는 의도치 않은 표적 외 효과(Off-target effects, 약물이 원래 목표 외의 분자나 경로에 작용하는 현상)가 발생할 위험이 크다. 반면,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다발성 경화증 연구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D+Q가 세포를 사멸시키지 않고 기능만 일시적으로 저하시킨다는 점은, 해당 손상이 가역적일 가능성을 시사하며 이를 모델링하여 치료법을 연구할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범용적인 노화 치료제 개발은 뇌와 같은 복잡한 신경계에 미칠 잠재적 위험을 고려한 더 정밀한 선택적 접근이 필수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