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한 채 스마트폰 화면을 무의미하게 넘기는 이른바 둠스크롤링(부정적인 뉴스나 콘텐츠를 끝없이 소비하는 행위)에 지친 사용자들이 늘고 있다. 최근 개발자 커뮤니티에서는 기존 소셜 미디어의 중독적인 피드 구조를 정면으로 비판하며, 오히려 사용자를 화면 밖 현실 세계로 끌어내겠다는 목표를 가진 새로운 플랫폼이 화제다. 이번 주 정식 출시된 Bond(사용자의 일상 기록을 AI가 분석해 오프라인 활동을 제안하는 소셜 미디어)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Bond의 작동 방식과 데이터 활용
Bond는 지난 화요일 공식 출시되었으며,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Dino Becirovic이 이끌고 있다. 이 플랫폼은 사용자가 사진, 영상, 오디오 파일 등을 통해 자신의 일상을 메모리(기록) 형태로 업로드하면, AI 시스템이 이를 학습하여 개인화된 오프라인 이벤트나 활동을 추천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특정 음식을 좋아한다고 자주 언급하면 근처의 맛집을 추천하거나, 좋아하는 밴드의 공연 일정을 알려주는 식이다. 인터페이스는 인스타그램과 유사하지만, 끝없이 이어지는 피드 대신 사용자 프로필을 클러스터 형태로 배치했다. 사용자가 올린 스토리는 24시간 뒤 공개 프로필에서 사라지며, 이후 개인 아카이브에 저장되어 언제든 검색할 수 있다. 개발팀에는 틱톡, 트위터, 페이스북 등 주요 소셜 미디어 앱을 구축했던 인력들이 포함되어 있으며, 구글의 Gemini(구글이 개발한 대규모 언어 모델)에서 사용자 신호 통합을 이끌었던 Arthur Bražinskas가 창립 연구원으로 합류했다.
기존 소셜 미디어와의 차별점
예전에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이 광고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사용자를 최대한 오래 앱에 머물게 하는 설계에 집중했다. 하지만 Bond는 정반대의 전략을 취한다. 광고를 아예 배제하고, 사용자가 앱을 사용하는 시간을 줄여 현실 세계에서 더 많은 경험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존 플랫폼이 무한 스크롤을 통해 도파민을 자극했다면, Bond는 사용자의 데이터를 분석해 오프라인 활동을 제안하는 아이디어 생성기 역할을 자처한다. 또한, 데이터 관리 측면에서도 차별화를 시도한다. 사용자는 메모리 탭이나 자연어 채팅을 통해 언제든 자신의 기록을 삭제할 수 있으며, 향후 종단간 암호화(E2EE, 송신자와 수신자 외에는 내용을 알 수 없도록 하는 보안 기술) 도입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
개발자가 체감할 수익 모델의 변화
개발자가 주목하는 지점은 이 서비스가 광고 없이 어떻게 수익을 창출할 것인가에 대한 비즈니스 모델이다. Dino Becirovic은 사용자가 자신의 데이터를 AI 학습용으로 기업에 라이선스하고, 플랫폼이 그 수익의 일부를 수수료로 취하는 방식을 구상하고 있다. 이는 사용자가 자신의 기억을 직접 수익화하는 구조로, 향후 GPT-6나 GPT-7과 같은 차세대 모델을 학습시키려는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데이터 공급처가 되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커머스 사이트와 연동하여 제품 추천 도구로 활용함으로써 거래 과정에서 가치를 창출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현재는 수익화보다 사용자가 자신의 기록을 통해 더 많은 가치를 얻을 수 있도록 앱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결국 소셜 미디어의 미래는 사용자를 가두는 광고판이 아니라, 사용자의 현실 경험을 데이터로 변환해 수익을 돌려주는 개인화된 데이터 플랫폼으로 향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