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의 한 직원이 마우스를 움직여 드롭다운 메뉴를 선택하고 키보드로 보고서를 작성한다. 화면 너머에서는 이 모든 움직임이 실시간으로 기록된다. 인사팀의 성과 측정용 감시가 아니다. AI가 인간의 컴퓨터 사용 방식을 배우기 위한 데이터 수집이다.

Meta의 내부 데이터 수집 체계

Meta(소셜 미디어 및 AI 개발 기업)는 자사 직원들의 마우스 움직임과 키보드 입력값을 수집하는 내부 도구를 도입했다. 로이터(, 영국 통신사)가 먼저 보도한 내용이다. 수집 대상은 특정 애플리케이션 내에서의 클릭, 버튼 조작, 메뉴 탐색 과정이다. 메타 대변인은 이를 통해 컴퓨터를 이용한 일상 업무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사용자를 대신해 작업을 수행하는 인공지능)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민감한 콘텐츠를 보호하기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했으며 수집된 데이터는 학습 외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텍스트를 넘어 행동 데이터로의 지형 변화

지금까지의 AI 학습은 인터넷상의 텍스트와 이미지라는 정적 데이터에 의존했다. 하지만 AI 에이전트가 실제 업무를 수행하려면 인간이 소프트웨어를 다루는 동적 행동 데이터가 필요하다. 메타는 외부에서 구할 수 없는 고품질의 작업 프로세스 데이터를 내부 인력으로부터 직접 추출하는 포석을 뒀다. 이는 데이터 고갈 문제에 직면한 빅테크 기업들이 선택한 극단적인 생존 전략이다.

데이터의 성격이 무엇을 말하는가에서 어떻게 행동하는가로 이동하고 있다. 기존의 LLM(거대 언어 모델, 방대한 텍스트를 학습한 AI)이 지식의 조합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LAM(거대 행동 모델, 사용자의 조작 방식을 학습해 소프트웨어를 제어하는 모델)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메타의 이번 결정은 단순한 데이터 수집을 넘어 자사 인력을 살아있는 실험실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다.

이러한 흐름은 기업 내부의 데이터 지형을 근본적으로 바꾼다. 최근 해외 매체는 과거 스타트업들의 Slack(슬랙, 협업용 메시징 도구) 아카이브나 Jira(지라, 프로젝트 관리 도구) 티켓 같은 내부 소통 기록을 AI 학습 연료로 사용하는 경향을 보도했다. 과거에는 기업의 기밀이자 자산이었던 내부 커뮤니케이션과 업무 프로세스가 이제는 AI 모델의 성능을 결정짓는 핵심 공급망으로 편입되고 있다. 이는 데이터 확보를 위해서라면 프라이버시의 경계마저 허물 수 있다는 빅테크의 공격적인 태도를 보여준다.

이러한 데이터 확보 전쟁은 향후 M&A(기업 인수 합병)의 기준마저 바꿀 가능성이 크다. 과거에는 제품의 시장 점유율이나 기술 특허가 인수 핵심이었다면 앞으로는 해당 기업이 축적한 고품질의 내부 업무 데이터가 핵심 가치로 부상할 것이다. 특정 도메인의 숙련된 전문가들이 어떻게 협업하고 문제를 해결했는지 기록된 데이터셋 자체가 거대한 자산이 되기 때문이다.

빅테크는 공개된 웹 데이터를 모두 소진한 뒤 폐쇄적인 기업 내부 데이터라는 최후의 보루로 진입했다. AI 학습의 주도권이 데이터의 양에서 데이터의 희소성으로 옮겨갔음을 의미한다. 직원들의 키스트로크(Keystroke, 키보드 입력 기록) 하나하나가 모델의 추론 능력을 높이는 정밀한 튜닝 도구가 되는 셈이다.

이제 기업의 경쟁력은 보유한 인재의 능력이 아니라 그 인재의 행동을 얼마나 정교하게 데이터화했느냐에 따라 갈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