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매체에서 Apple의 차기 CEO로 지목된 존 터너스의 이름이 거론됨과 동시에, 그가 물려받을 380억 달러의 과징금 예고장과 AI 수장의 퇴사 통보서가 나란히 공개되었다. 4조 달러라는 경이로운 시가총액의 왕관 뒤에 숨겨진 지뢰밭의 실체가 드러난 장면이다.

4조 달러 시총과 380억 달러 과징금의 기록

팀 쿡은 15년의 재임 기간 동안 Apple의 시가총액을 약 11배 성장시켜 4조 달러 규모로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그의 순자산은 성과 기반 주식 보상을 통해 약 30억 달러로 추산된다. 그러나 그가 남긴 법적 분쟁의 기록은 매우 방대하다. 2016년 FBI(미 연방수사국)와의 암호화 해제 갈등을 시작으로, Epic Games(에픽게임즈, 게임 개발사)와의 앱스토어 결제 수수료 분쟁이 수년간 이어졌다. Apple은 외부 결제 시 27%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대응했으나, 법원은 이를 경시한 것으로 판단했다.

2024년 3월에는 미국 법무부(DOJ)로부터 스마트워치, 디지털 지갑, 메시징 서비스 등 제3자 개발자의 접근을 제한해 스마트폰 시장을 불법적으로 독점했다는 혐의로 제소되었다. 최근 인도 당국으로부터는 앱 시장에서의 지배적 지위 남용과 재무 데이터 제출 거부를 이유로 380억 달러의 과징금 가능성에 직면했다. 인도의 시장 점유율은 약 9% 수준이다. 중국 시장에서는 VPN(가상 사설망) 앱 삭제와 iCloud(아이클라우드, 클라우드 저장 서비스) 데이터의 현지 서버 저장을 수용하며 시장 지위를 유지했다. AI 분야에서는 존 지안드레아가 이번 달 퇴사하며, Apple Intelligence(애플 인텔리전스, Apple의 AI 시스템)의 일부 기능을 Google의 Gemini와 OpenAI의 ChatGPT에 의존하고 있다.

폐쇄적 생태계의 역설과 AI 주도권 상실

팀 쿡의 시대가 운영 효율성과 공급망 최적화의 정점이었다면, 존 터너스가 마주한 현실은 규제 리스크의 집합체다. 그렇다면 4조 달러의 기업 가치는 여전히 유효한가. 주목할 점은 Apple이 구축한 폐쇄적 생태계가 이제는 성장의 동력이 아닌 법적 약점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FBI(미 연방수사국)와의 갈등으로 세운 프라이버시 정체성은 역설적으로 정부의 데이터 요구와 충돌하는 지점이 되었고, 앱스토어의 고수수료 정책은 전 세계적인 반독점 소송의 도화선이 되었다.

반면 AI 전략은 더욱 심각하다. 자체 모델 개발 지연으로 인해 경쟁사인 Google과 OpenAI의 기술을 빌려 쓰는 구조는 Apple의 하드웨어 통제권이라는 핵심 경쟁력을 약화시킨다. 특히 비전 프로(Vision Pro, 공간 컴퓨터 헤드셋)의 시장 안착 실패는 하드웨어 혁신 동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신호로 읽힌다. 여기에 COO(최고 운영 책임자), 법무 책임자, UI(사용자 인터페이스) 디자인 책임자 등 핵심 경영진의 잇따른 교체는 터너스가 조직을 빠르게 재편해야 한다는 압박으로 작용한다. 결국 터너스는 팀 쿡이 쌓아 올린 성벽을 지키는 동시에, 수익 모델 자체를 재설계해야 하는 이중고에 놓였다.

이제 Apple은 운영의 효율성이 아니라, 생태계의 개방성과 자체 AI 기술력으로 생존을 증명해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