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금과 참여 투자자가 보여주는 신호
클라우드 AI 서비스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는 믿음은 보안과 비용이라는 현실적인 장벽 앞에서 흔들리고 있다. SambaNova Systems는 이러한 시장의 의구심을 정면으로 돌파하며 110억 달러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 회사는 최근 10억 달러 규모의 시리즈 F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General Atlantic이 주도한 이번 라운드는 1차 클로징 단계이며, 이후 추가 투자자들이 합류할 예정이다. 지난 2월 3억 5천만 달러를 모았던 시리즈 E 펀딩 이후 불과 5개월 만에 거둔 성과다.
SambaNova는 단순히 자금을 모으는 데 그치지 않고 Intel과의 강력한 동맹을 통해 기술적 실체를 증명하고 있다. 양사는 Intel의 Xeon(제온, 서버용 고성능 중앙처리장치) 칩을 기반으로 AI 추론(학습된 모델이 새로운 데이터를 판단하는 과정)을 최적화하는 다년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들은 제품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시장에 함께 진출하며 기술적 시너지를 내고 있다. Intel은 시리즈 C 단계부터 꾸준히 투자를 이어왔으며, 이번 시리즈 F 라운드에도 다시 한번 참여하며 기술적 신뢰를 확인했다.
수조 개의 파라미터를 가진 거대 모델을 단일 랙에서 빠르게
클라우드 AI를 쓸 때 내는 구독료는 사실 거대한 데이터 센터의 임대료를 나눠 내는 것과 같다. 사용량이 늘어날수록 지불해야 할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뛰고 내부 데이터가 외부 서버로 흘러 들어가는 보안 위험은 늘 따라다닌다. 삼바노바는 이런 비용과 보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프리미엄 추론 기술을 내세운다. 추론은 학습을 마친 AI가 사용자의 질문을 이해하고 답을 내놓는 실제 실행 단계를 말한다.
수조 개의 파라미터를 가진 최신 프런티어 모델을 단일 랙에 배치해 구동 속도를 최적화하는 것이 이 기술의 핵심이다. 프런티어 모델은 현재 기술 수준에서 가장 앞선 거대 AI 모델을 뜻하며, 파라미터는 AI가 학습한 지식의 최소 단위다. 보통은 모델 규모가 너무 커서 여러 랙(서버 장비들을 꽂아두는 표준 선반)에 나눠 담아야 하지만, 삼바노바는 이를 단일 랙에 모두 집어넣어 데이터가 오가는 물리적 거리를 줄였다. 결과적으로 거대 모델을 더 빠르게 돌릴 수 있는 전용 인프라를 구현한 셈이다.
차세대 칩 SN50은 2026년 2월에 처음 공개되었으며 2026년 하반기부터 고객사 배송을 시작할 예정이다. 소프트뱅크(SoftBank)가 첫 배포 파트너로 참여해 이 인프라를 실제 서비스에 적용하며 성능을 검증한다. 삼바노바는 이미 2023년 9월에 클라우드 버전의 SN40L을, 11월에는 온프레미스(기업 내부 서버에 직접 설치하는 방식) 버전의 SN40L을 출시하며 거대 모델을 효율적으로 구동하는 환경을 차근차근 구축해 왔다.
확인해야 할 핵심 지점
클라우드 AI에 민감한 데이터를 입력할 때마다 내 정보가 외부 서버 어디로 흘러가는지 알 수 없는 불안함이 남는다. JPMorganChase는 이런 보안 우려를 없애기 위해 SambaNova를 추론 인프라 파트너로 선정했다. SN40L과 SN50 시스템을 도입해 온프레미스 AI 추론을 구현한다. 온프레미스는 외부 클라우드가 아니라 기업 내부 전산실에 하드웨어를 직접 설치해 운영하는 방식이다. 추론은 이미 학습을 마친 AI가 사용자의 질문에 실제 답을 내놓는 실행 단계를 뜻한다. 금융권이 외부 서비스 의존도를 낮추고 다양한 제조사의 칩을 섞어 쓰는 이기종 인프라를 자체적으로 구축하려는 선택이다.
정부가 지역 파트너를 통해 구축하는 프라이빗 클라우드인 소버린 클라우드 시장이 SambaNova의 또 다른 핵심 타겟이다. 소버린 클라우드는 국가의 데이터 주권을 지키기 위해 데이터를 국경 내부에 저장하고 관리하는 체계다. 외국의 거대 기업에 데이터를 맡기지 않고 나라가 직접 통제권을 갖겠다는 뜻이다. 이와 함께 네오클라우드와 기업용 자체 구축 시장을 주요 고객군으로 설정하고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현재 Saudi Aramco와 Intel, 그리고 일본 기업들이 실제 고객사로 확보된 상태다. 보안이 생명인 정부 기관과 글로벌 기업들이 클라우드 밖의 대안을 찾으며 자체 인프라 구축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클라우드 AI의 구독료는 결국 남의 집 임대료를 내는 것과 같다. 110억 달러의 가치를 인정받은 삼바노바가 SN50으로 조 단위 파라미터 모델을 단일 랙에 구현한 것은 이제 기업이 AI라는 집을 직접 소유할 수 있는 시대가 왔음을 의미한다.
보안이 생명인 금융과 정부 기관은 이제 클라우드의 편의성과 온프레미스의 통제권 사이에서 실효성을 따져봐야 한다. AI 인프라의 주도권을 누가 쥐느냐가 곧 기업의 보안 경쟁력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