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의 인도 내 첫 AI 인프라 거점 확보

이번 협약으로 메타가 인도 구자라트주 잠나가르에 168MW 규모의 AI 전용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 파트너사는 인도의 거대 기업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Reliance Industries)다. 릴라이언스는 센터의 설계와 건설부터 재생 에너지 공급, 연결성 확보, 운영 전반을 책임지는 엔드투엔드(End-to-End) 서비스를 제공한다. 메타는 해당 시설의 용량을 임대해 사용하며, 운영에 필요한 에너지와 용수 비용 전액을 부담한다.

시설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구체적인 장치도 포함됐다. 데이터센터는 재생 에너지로 가동되며, 냉각 시스템에는 해수 담수화 기술이 도입된다. 메타는 잠나가르 시설 외에도 클린맥스(CleanMax) 및 포스 파트너 에너지(Fourth Partner Energy)와 계약을 맺고 인도 내에서 약 1GW의 새로운 재생 에너지 용량을 확보했다. 이 에너지는 잠나가르 시설의 전력 공급을 보완하는 용도로 쓰인다. 릴라이언스는 해당 시설이 2년 안에 준비될 예정이며, 향후 필요에 따라 규모를 확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세제 혜택과 수요가 끌어당기는 인도 AI 시장

인도는 최근 AI 모델 학습과 배포에 필요한 컴퓨팅 파워 수요가 급증하며 글로벌 데이터센터의 새로운 전략적 요충지로 부상하고 있다. 인도 정부의 데이터센터 용량은 2020년 약 375MW에서 2025년 약 1.5GW로 빠르게 성장했다. 업계에서는 클라우드 도입 확대와 AI 워크로드 증가에 힘입어 2030년까지 이 수치가 8GW 이상으로 5배 넘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성장의 배경에는 인도 정부의 정책적 유인책이 있다. 뉴델리 정부는 외국계 클라우드 제공업체가 인도 데이터센터에서 워크로드를 실행하고 해외에 서비스를 판매할 경우, 2047년까지 세금 감면 혜택을 주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 덕분에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OpenAI, 우버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잇달아 인도 내 AI 및 클라우드 인프라 투자를 발표했다.

민간 자본의 유입 규모도 가파르다. 블랙스톤(Blackstone)이 지원하는 에어트렁크(AirTrunk)는 2030년까지 인도에 5GW의 데이터센터 용량을 구축하기 위해 30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인도 현지 기업인 아다니(Adani)와 타타 컨설턴시 서비스(TCS) 역시 AI 워크로드를 지원하기 위한 대규모 데이터센터 확장 계획을 공개하며 경쟁에 가세한 상태다.

인프라 공급 방식의 변화와 파트너십의 진화

메타와 릴라이언스의 관계는 단순한 시설 임대를 넘어 전략적 협력 단계로 진화했다. 두 회사는 2020년 메타가 릴라이언스의 지오 플랫폼(Jio Platforms)에 57억 달러를 투자하며 관계를 맺었다. 이후 지난해에는 인도 및 해외 시장을 위한 기업용 AI 솔루션 개발을 위해 1억 달러 규모의 합작 법인을 설립했다. 이번 데이터센터 협약은 디지털 서비스와 소프트웨어 협력을 넘어, AI 시스템의 근간이 되는 물리적 인프라까지 협력 범위를 넓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릴라이언스가 설계부터 운영까지 모든 과정을 제공하는 '원스톱 숍(One-stop shop)'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는 글로벌 테크 기업들이 직접 인프라를 구축하는 리스크를 줄이는 대신, 현지 대기업의 인프라 역량을 활용해 빠르게 시장에 진입하는 채택 경로를 보여준다. 메타 역시 이번 시설을 통해 인도 시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AI 컴퓨팅 요구 사항을 지원함으로써, 인도를 자사 전 세계 AI 시설 네트워크의 핵심 연결 고리로 편입시키는 선택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