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셔먼 공장 확장과 5,000만 달러의 CHIPS법 지원
ChatGPT 같은 거대 AI를 구동하려면 수만 개의 GPU를 연결한 거대 데이터센터가 필요하다. Coherent는 이 칩들을 전력 손실 없이 빠르게 연결하기 위해 텍사스주 셔먼 제조 시설 확장에 착공했다. 이곳은 AI 시스템을 하나로 묶는 레이저와 광학 부품, 화합물 반도체를 생산하는 거점으로, 세계 최초의 6인치 인듐인화물(InP) 팹을 운영하며 생산 능력을 키우고 있다.
Coherent는 미국 정부의 반도체 지원법인 CHIPS법으로부터 5,000만 달러의 보조금을 확보했다. 여기에 텍사스 CHIPS 프로그램과 셔먼 경제개발공사로부터 약 1,700만 달러의 추가 지원을 받는다. 정부의 자본 지원은 고속 네트워킹에 필수적인 광학 부품의 국내 공급망을 복구하여 외부 의존도를 낮추는 동력이 된다.
민간 부문의 투자는 더 공격적인 규모로 진행된다. NVIDIA는 Coherent의 연구개발(R&D)과 미국 내 제조 역량 강화를 위해 20억 달러를 투자했다. 이는 NVIDIA가 추진하는 5,0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내 AI 인프라 구축 계획과 연동된 움직임이다. 단순한 부품 구매 계약을 넘어 다년간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칩 간 데이터 전송 효율인 연결성(Connectivity)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셔먼 공장이 풀 가동될 경우 550개 이상의 직접 고용이 창출되며, 간접 고용까지 포함하면 수천 명의 일자리가 생겨난다. 텍사스 셔먼은 이제 소프트웨어를 넘어 AI 시스템의 물리적 연결을 담당하는 하드웨어 제조의 중심지로 기능하며, AI 시스템의 규모와 성능을 결정짓는 핵심 제조 기지가 된다.
6인치 InP 웨이퍼와 실리콘 포토닉스의 물리적 이점
신호 전송 속도가 올라갈수록 금속 배선이 신호를 유지할 수 있는 거리는 급격히 짧아진다. 8개의 랙을 구리선으로 연결하면 신호를 다시 증폭하는 리타이머(신호 증폭기)와 신호 컨디셔닝 과정에서 막대한 전력이 소모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실리콘 칩 위에서 빛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실리콘 포토닉스 기술을 도입한다. 전기 신호를 빛으로 바꾸는 초기 전환 비용은 발생하지만, 일단 빛의 형태로 전송되면 거리로 인한 전력 손실이 거의 없어 대규모 GPU 도메인에서 전력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인듐인화물(InP)과 갈륨비소(GaAs) 같은 화합물 반도체가 고속 네트워킹과 광학 인터커넥트의 핵심 소재로 쓰인다. 일반적인 실리콘 팹은 12인치 웨이퍼를 표준으로 사용하지만, 인듐인화물 생산은 오랫동안 3~4인치 웨이퍼 수준에 머물러 수율이 낮고 생산량이 적었다. Coherent는 이를 6인치 웨이퍼로 전환했다. 6인치 웨이퍼는 3인치 대비 가용 면적이 약 4배 증가하여 칩당 생산 비용을 낮추고 AI 인프라에 필요한 광학 부품의 대량 공급을 가능하게 한다.
제조 공정은 리소그래피, 포토레지스트, 증착, 식각 등 실리콘 공정과 유사한 층 쌓기 단계를 거친다. 인듐인화물 기판 위에 특수 화합물 반도체 층을 성장시켜 정밀한 광학 특성을 튜닝하면 칩이 빛을 방출하고 변조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이렇게 구현된 인듐인화물 레이저는 USB 스틱 크기의 플러그형 광학 모듈 내부에 탑재되어 데이터센터 내 랙 사이에서 데이터를 전송하거나, 외부 레이저 모듈 형태로 공동 패키징 광학 스위치의 전면 플레이트에 장착되어 작동한다.
NVIDIA Vera Rubin Ultra NVL576의 연결 병목 해소
수백 개의 GPU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작동하는 초거대 클러스터 환경에서는 기존의 구리 기반 연결 방식이 병목 현상을 일으킨다. NVIDIA Vera Rubin Ultra NVL576은 72개의 Rubin Ultra GPU를 탑재한 랙 8개를 연결하여 총 576개의 GPU 도메인을 구성한다. 이처럼 방대한 프로세서 간 거리를 잇기 위해서는 전기 신호를 빛으로 변환하여 전송하는 광학 인터커넥트(Optical Interconnect) 기술이 필수적이다.
Coherent는 이러한 데이터센터 내 GPU 랙 간 연결을 위해 USB 스틱 크기의 플러그형 광학 모듈 및 트랜시버를 공급한다. 이를 통해 데이터센터 운영자는 전력 자원을 불필요한 신호 증폭이 아닌 연산 작업에 집중적으로 투입할 수 있다.
또한 Coherent는 NVIDIA Spectrum-X Photonics 및 Quantum-X Photonics 스위치의 공동 패키징 광학(Co-packaged Optics)을 위한 외부 레이저 모듈을 제공한다. 공동 패키징 광학은 스위치 칩과 광학 엔진을 동일한 패키지 내에 배치하여 전송 효율을 극대화하는 기술이다. Coherent의 외부 레이저 모듈은 스위치의 전면 플레이트에 장착되어 구리선이 도달할 수 없는 영역까지 초고속 데이터 전송을 가능하게 하며, 전체 인프라의 확장성을 결정짓는 변수로 작용한다.
화합물 반도체 공급망 확보를 통한 AI 인프라 확장
AI 산업의 투자가 GPU 같은 로직 칩에만 집중되었다면, 이제는 이들을 잇는 고속 네트워킹용 화합물 반도체로 자본의 흐름이 옮겨가고 있다. Coherent는 미국 내에 화합물 반도체 공급망을 재구축하여 부품 수급 리스크를 줄이고 제조 공정을 직접 관리한다. 이는 하드웨어 선정 기준이 단일 칩의 성능에서 전체 네트워크의 대역폭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고속 데이터 전송 소재의 수급 안정성은 대규모 GPU 클러스터의 가동 시점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된다.
미국 내 제조 역량 강화는 차세대 AI 클러스터의 구축 속도를 높이는 실질적인 동력이 된다. 특정 지역에 편중되었던 화합물 반도체 생산 거점이 다변화되면서 글로벌 AI 인프라의 안정성이 높아진다. 민간 기업의 투자가 정부의 보조금 정책과 결합하며 제조 시설의 확충 속도가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AI 시스템의 확장성(Scale)은 이제 연산 능력보다 프로세서 간 데이터를 주고받는 연결성(Connectivity)에 의해 결정된다. 연결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연산 능력 증가는 데이터 병목 현상만 심화시켜 자원 낭비를 초래한다. 결과적으로 화합물 반도체 공급망의 안정적 확보는 AI 모델의 크기를 키우고 학습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필수 전제 조건이 되며, 향후 데이터센터의 전력 효율과 운영 비용을 결정짓는 기준이 된다.
수만 개의 GPU를 묶어 하나의 거대한 연산 체계로 만드는 과정에서 병목은 칩의 속도가 아니라 신호를 전달하는 통로에서 발생한다. 구리선의 전력 손실을 빛으로 대체하는 실리콘 포토닉스의 실효성은 결국 6인치 InP 웨이퍼의 양산 규모가 뒷받침하느냐에 달려 있다.
데이터센터의 전력 효율과 운영 비용은 이제 개별 칩의 성능보다 광학 모듈의 공급 가능 규모라는 물리적 제약에 의해 결정된다. AI 인프라의 확장성을 판단하는 핵심 기준은 연산력의 총합이 아니라 연결의 효율성으로 옮겨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