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세라핌 'BOOMPALA' MV와 제미나이의 결합

노래 제목은 기억나지 않고 입가에 맴도는 가사 몇 마디만으로 원하는 곡을 바로 찾아낼 수 있을까? 르세라핌이 정규 2집 PUREFLOW pt.1의 수록곡 BOOMPALA 뮤직비디오와 캠페인 영상을 통해 그 답을 시각적으로 보여줬다. 이번 곡은 90년대 히트곡 마카레나를 샘플링한 신나는 무드의 댄스곡으로, 공개 직후 전 세계 팬들의 열광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글로벌 AI 플랫폼인 제미나이(Gemini, 구글의 생성형 AI 모델)와 안드로이드가 결합해 일상 속 AI 활용 시나리오를 구현했으며, K-POP 아티스트의 에너지를 빌려 AI가 단순한 도구를 넘어 일상의 영감을 현실로 만드는 과정을 구체적인 장면으로 담아냈다.

뮤직비디오 도입부에서 멤버 허윤진은 스마트폰 측면 버튼을 길게 눌러 제미나이를 호출한다. 사용자가 화면을 켜고 앱 목록에서 비서를 찾는 번거로움 없이, 물리 버튼 하나로 AI를 즉시 깨우는 진입 경로를 보여준다. 여기에 기분 좋아지는 노래를 틀어달라는 자연어 요청을 더하자 제미나이가 스포티파이(Spotify,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와 연동해 BOOMPALA의 도입부를 즉시 재생한다. 이는 AI가 사용자의 모호한 명령을 이해하고, 이를 수행하기 위해 외부 앱의 특정 기능을 직접 제어하는 통합 제어 흐름을 직관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뮤직비디오 마지막에는 안드로이드봇이 이스터에그처럼 등장하며 기술과 예술의 결합을 위트 있게 마무리한다.

구글플레이 공식 유튜브 채널과 안드로이드 공식 인스타그램에 공개된 캠페인 영상 시리즈에서도 이러한 AI 비서의 실무적 역할이 강조된다. 멤버들은 제미나이를 통해 원하는 음악을 빠르게 찾고, 화면 속 정보를 검색하며 일상을 특별한 무대로 바꾸는 모습을 연출한다. 단순히 질문에 답을 주는 챗봇의 수준을 넘어, 음악 재생이나 시각적 정보 식별 같은 실무적 UX(User Experience, 사용자 경험)를 하나로 묶어 제공하는 흐름에 집중했다. AI 비서가 사용자가 처한 상황을 인식하고 그에 맞는 최적의 도구를 연결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이 영상 전반에 배치되어 AI의 실용성을 강조한다.

모호한 가사 검색과 서클 투 서치의 작동 방식

검색창에 정확한 제목이나 가수를 넣어야만 원하는 결과가 나온다는 생각은 이제 옛날 얘기다. 캠페인 영상 속 사용자는 "‘붐 달라 달라’하는 노래 찾아줘"라고 아주 모호하게 말한다. 제미나이는 입력된 문장을 단순한 문자열로 보지 않고 소리의 패턴과 리듬, 그리고 현재 유행하는 음악적 맥락을 함께 계산한다. 정확한 가사가 아니더라도 사용자가 기억하는 파편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가장 확률이 높은 곡인 'BOOMPALA'를 추론해내는 방식이다. 이는 대규모 언어 모델이 단어 사이의 관계를 확률적으로 계산해 모호한 표현 속에서도 정답을 찾아내는 원리를 활용한 것이다. 키워드 중심의 검색에서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이해의 단계로 진화했다.

홍은채는 스마트폰 화면 속 모델이 입은 옷 위에 손가락으로 원을 그린다. 서클 투 서치(Circle to Search, 화면에 원을 그려 검색하는 기능)가 실행되면 AI는 사용자가 지정한 원 영역을 마스크로 설정해 그 내부의 픽셀 데이터만 집중적으로 캡처한다. 이후 이미지 속 의상의 색상, 옷감의 질감, 소매의 형태 같은 시각적 특징점들을 수치화하여 벡터 값으로 추출한다. 이렇게 추출된 특징값들을 구글의 방대한 이미지 데이터베이스와 실시간으로 대조해 가장 유사한 의상 정보를 단번에 찾아낸다. 텍스트로 설명하기 어려운 복잡한 디자인을 시각적 데이터 그대로 검색어로 치환해 처리하는 원리다. 사용자는 별도의 앱 전환 없이 화면 위에서 즉시 정보를 얻는다.

사용자는 가사라는 텍스트로 노래를 찾고, 그 노래의 뮤직비디오에서 본 의상이라는 이미지로 검색을 이어간다. 텍스트와 음악, 이미지가 하나의 유기적인 흐름으로 연결되는 교차 검색 흐름이 나타나는 지점이다. 제미나이는 서로 다른 형태의 데이터인 텍스트와 이미지를 동시에 처리하는 멀티모달(Multimodal, 여러 종류의 입력을 동시에 이해하는 기술) 능력을 통해 이를 구현한다. 음악을 감상하는 청각적 경험이 의상을 찾는 시각적 행동으로 자연스럽게 전환되며 정보 탐색에 필요한 단계와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인다. AI 비서가 단순한 대화 상대를 넘어 시각과 청각 정보를 통합해 실제 행동으로 연결하는 실무적 UX 흐름을 완성하고 있다. 이는 검색 결과가 단순한 정보 제공에 그치지 않고 사용자의 실제 구매나 재현이라는 행동으로 이어지게 만든다.

챗봇'에서 '액션 에이전트'로의 UX 전환

AI가 알려준 노래 제목을 다시 복사해서 음악 앱에 붙여넣고 계신가요? 이번 캠페인에서 제미나이는 정보를 알려주는 단계를 건너뛰고 스포티파이(Spotify,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앱을 직접 제어해 노래를 재생한다. 사용자가 모호한 가사로 노래를 찾아달라고 하면, AI가 곡을 특정하는 동시에 재생 버튼까지 대신 누르는 식이다. 사용자가 여러 앱을 오가며 수행하던 복잡한 단계를 AI가 중간에서 하나로 묶어 처리하는 워크플로우를 보여준다. 이는 AI가 단순한 대화 상대를 넘어 스마트폰의 운영체제 수준에서 앱의 기능을 직접 호출하는 단계에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답을 주는 챗봇을 넘어 사용자의 명령을 실제 동작으로 옮기는 액션 에이전트의 모습이다.

화면 속 옷이 예뻐 보일 때 검색창에 특징을 일일이 입력하던 번거로움도 사라진다. 홍은채가 화면 위 의상에 원을 그려 정보를 찾는 서클 투 서치(Circle to Search, 화면에 원을 그려 검색하는 기능)를 사용하자, AI는 즉시 해당 의상 정보를 찾아낸다. 여기서 끝내지 않고 실제 의상을 입고 마트 컨베이어 벨트에서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과정으로 이어진다. 검색 결과가 단순한 웹페이지 링크나 텍스트 정보에 머물지 않고 의상 재현이라는 실제 행동으로 연결되는 지점이다. 이미지로 인식한 정보를 실제 구매나 착용이라는 물리적 결과물로 빠르게 전환하는 흐름이다. 정보 탐색과 실행 사이의 간극을 AI가 완전히 메워 사용자의 행동 반경을 넓혔다.

AI가 사용자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어떤 상황인지 이해하는 맥락 인식 능력도 두드러진다. 차 안에서 이동 중일 때나 정적인 스파 공간, 혹은 물건을 구매하는 마트 등 장소에 따라 제미나이는 그 상황에 맞는 최적의 도구를 추천하고 실행한다. 사용자가 "분위기를 바꿔줘"라고 말하면 스파라는 공간 특성을 고려해 그에 맞는 음악을 스포티파이로 연결하는 식이다. 사용자가 일일이 설정을 바꾸거나 앱을 찾지 않아도 AI가 주변 환경을 읽고 적절한 기능을 먼저 제안한다.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을 넘어, 그 의도가 발현되는 물리적 환경까지 계산에 넣는 방식이다. 도구가 사람의 상황에 맞추는 실무적인 UX(사용자 경험)가 구현된 결과다.

구글코리아가 K-POP IP를 선택한 전략적 의미

새로운 앱을 설치하고 매뉴얼부터 읽어야 하는 상황은 누구에게나 부담스럽다. 구글코리아는 이런 심리적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르세라핌이라는 강력한 문화 아이콘을 전면에 세웠다. K-POP 아티스트로는 처음으로 안드로이드와 협업해 뮤직비디오를 제작하고 대규모 디지털 캠페인을 진행한 사례다. 기술 설명서 대신 화려한 영상 속 멤버들의 행동을 통해 AI가 일상에 스며드는 방식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이는 복잡한 기능을 학습시키는 과정이 아니라 하나의 세련된 라이프스타일로 제안하는 시각적 스토리텔링 전략이다. 단순한 광고를 넘어 기술의 사용법을 문화적 코드로 치환한 시도다.

신경자 구글코리아 마케팅 총괄은 르세라핌의 에너제틱한 이미지와 제미나이의 스마트한 경험을 연결해 안드로이드만의 차별화된 경험을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단순히 연산 속도가 빠르거나 데이터가 많다는 기술적 주장보다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실제 생활에서 도구를 사용하는 모습이 더 강력한 설득력을 갖는다. 전 세계 팬덤에게 AI는 이제 어려운 공부를 돕는 챗봇이 아니라 자신의 음악적 취향을 찾고 일상을 풍성하게 만드는 창의적인 도구로 포지셔닝된다. 기술의 가치를 기능적 편의라는 딱딱한 영역에서 정서적 만족이라는 유연한 영역으로 옮겨 팬들이 직접 기술을 체험하고 싶게 만드는 장치를 심었다.

실무적인 관점에서 AI 기능의 확산은 알고리즘의 고도화보다 사용자가 언제 이 기능을 꺼내 써야 할지 알게 하는 트리거 설계에 달려 있다. 이번 캠페인은 차 안이나 스파 같은 구체적인 상황에서 AI를 호출하는 장면을 반복적으로 노출하며 사용법을 무의식적으로 체득하게 한다. 사용자가 겪는 막연한 답답함을 AI가 어떻게 해결하는지 구체적인 행동 양식으로 제시한 셈이다. 기술적 우위를 강조하는 대신 실무적 UX 흐름을 문화적 맥락에 태워 전달함으로써 AI를 단순한 소프트웨어가 아닌 일상의 비서로 인식하게 만든다. 결국 기술의 대중화는 기능의 나열이 아니라 사용자의 삶 속에서 어떤 순간에 이 도구가 필요한지를 명확하게 정의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노래 제목은 기억나지 않고 '붐 달라 달라' 같은 가사만 입가에 맴돌 때의 답답함은 누구나 겪는 일이다. 르세라핌의 'BOOMPALA' 캠페인은 측면 버튼으로 호출하는 제미나이와 화면에 원을 그려 찾는 서클 투 서치 기능을 통해 이 간극을 메운다.

이제 AI 비서의 핵심은 정교한 답변이 아니라 앱 제어와 시각적 검색을 하나로 묶는 실무적인 흐름에 있다. 사용자가 의도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아도 AI가 상황을 읽고 즉각적인 행동으로 연결하는 유연한 경험이 곧 경쟁력이 된다.